자문위-시민단체 생보사 상장안 '불협화음'
자문위 자산할당 '미실현 이익' 배제…배당자원 과소 평가
이호영
eesoar@dreamwiz.com | 2007-01-13 00:00:00
삼성·교보생명과 관련한 현재의 생보사 상장 문제는 지난 87년 두 생보사의 당기 순이익이 실현되는 등 경영수지가 개선되고 상장 요건을 갖추면서 거론되기 시작했다.
89년 이후 추진되다 무산되기를 몇 차례 반복한 상장 문제는 지난 7일 생보사 상장자문위원회(위원장 나동민)가 최종 상장 자문안의 증권선물거래소에 제출함에 따라 일단락됐다. 이제 상장 시기와 계약자 몫 처리는 '정부' 손에 달려 있다.
그러나 경실련 등 시민단체들은 이번 상장방안이 2000만명에 달하는 보험계약자 요구를 묵살하고 주주들이 상장 차익을 독식하게끔 편향됐다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이에 반해 생보업계는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대형화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며 향후 상장을 통해 해외 대형 보험사들과 당당히 경쟁하겠다고 환영하는 분위기다.
이처럼 시민단체와 생보업계가 서로 엇갈린 반응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향후 개최될 공청회에서 상장안의 객관성과 적정성 등을 놓고 적지 않은 논란이 불가피 할 전망이다.
특히 정청래 외 12명(이상민, 김영주, 김태년, 김태홍, 김현미, 박영선, 우윤근, 이목희, 이인영, 임종인, 천정배, 홍미영)의 열린우리당 의원들도 “생보사 상장차익은 재벌의 이익이 아닌 ‘계약자 중심’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며 입장을 표명해 정치권으로 논란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보험소비자연맹과 경제개혁연대·경실련·참여연대 등도 최종안이 제출된 다음날인 8일 공동 성명을 통해 업계 편향적 상장안의 폐기를 주장하고 나섰다.
자문위는 과거의 상장 관련 쟁점을 과학적으로 접근했다고 평가하고 있지만, 계약자 지위는 주주가 아닌 채권자여서 상장 차익을 받을 근거가 없다는 내용의 '생보사= 주식회사'라는 최종 결정과, 내부유보액이 계약자에 대해 부채적 성격을 지닌 계정이라는 결정은 호도된 것이라는 게 시민단체들이 이의를 제기하는 핵심이다.
지난 90년 자산재평가 당시 내부유보액은 그동안 자본금과 함께 부동산, 주식 등에 투자돼 왔는데, 조합 성격의 상호회사로서 운영된 만큼 자본금 투자에 따른 이익은 주주, 내부유보액 투자이익은 계약자 몫으로 돌려줘야 한다는 것. 두 생보사의 계약자는 주주이자 계약자 역할을 해 왔고 납입유보액중 자본으로 기여한 부분에 대해 주식을 배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주식회사' 성격에 대해 김상조 경제개혁연대 소장은 "법적 성격은 주식회사지만 그 동안 운영방식을 보면 상호회사적 성격이 더욱 강했다"며 투자이익에서 계약자 몫을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상호회사 성격을 인정했던 자문위가 손바닥 뒤집 듯 말을 바꿔 버렸다"며 상호회사 주장의 근거로 △유배당보험을 팔았고 △계약자에게 돌아갈 배당재원을 주주가 부당하게 누적결손에 썼으며 △과거 자본잠식에도 주주가 증자를 하지 않아 계약자가 경영위험을 공유했다는 점 등을 들었다.
자문위는 이에 대해 △주식회사도 유배당 보험을 팔았고 △유배당 보험이익으로 유배당 보험결손을 보전하는 게 특징이라는 점과 △자본이 잠식됐어도 계약자가 받은 보험금은 깎이지 않아서 경영위험 공유로 보기 어렵다고 봤다.
이에 대해 이상민 열린우리당 의원은 "주주 자신의 자본이나 외부자금 조달 등 금융계로 부터 대출받았다면 상관없겠지만, 논란이 되는 생보사들은 비상장된 상태로 자본금이 없는 상황에서 주주 돈이 아닌 계약자 보험금(납입금)을 갖고 출자해 지금껏 성장해 온 것"이라며 "형식은 주식회사이나 실제 운영은 조합 성격의 상호회사와 다를 바 없다"고 주장했다.
시민단체들은 삼성, 교보생명의 경우 계약자 기여분이 최소 1조원에 달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상민 우리당 의원은 "증권거래법 88조 상장기준이 너무 추상적이어서 증권선물거래소에게 거의 백지위임한 것과 다를 바 없는 상황에서 거래법의 모법 개정을 통해 계약자의 이익을 찾는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향후 공청회에서는 생보사의 계약자에 대한 상장차익 배분 문제를 핵심으로 얼마나 기여분을 되찾을 수 있느냐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덧붙였다.
배분의 적정성에 대해 김상조 경제개혁연대 소장은 "2000년 자산재평가 제도의 폐지 후 회계적으로 부동산 재평가 이익이나, 투자유가증권 이익도 계약자에게 배분할 방법이 없다"며 자문위가 밝힌 것은 “결국 삼성생명 등이 유배당 계약자들의 보험료를 받아 챙긴 사실을 그대로 인정하는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인터뷰> 권영준 경희대 교수
주제 : "법적으론 주식회사지만 경영형태는 상호회사"
부제 : 자본금 성격의 계약자 몫 '부채' 로 규정 잘못
- 생보사 성격에 대한 입장은?
법적으로 주식회사다. 이는 상장을 위한 조건이기도 하다. 문제는 내용도 주식회사로 운영했느냐 인데 자문위측은 '그렇다'고 말하고 있지만 그 모든 주장은 '거짓말'이다. 상장시 순수하게 주주의 것만을 가지고 상장해야 하고, 상장 차익에서 계약자의 것은 계약자에게 돌려줘야 한다.
실제 '경영'은 주식회사가 아니었다는 증거는 너무나 많다.
75년 삼성생명은 납입자본금이 2억원, 이익잉여금 4억1000만원, 자본합계 2억1000만원이다. 심각한 자본잠식 상태다. 이 상태를 감독당국은 방치하고 있었고, '물에 빠져 죽게 된' 삼성생명을 구한 이는 계약자들이었다. 그래서 경영상 상호회사적 성격이 혼재된 회사라고 말하는 것이다. 또한 82년도 납입자본금 10억원에서 1983년도 30억원으로 '증자'할 때도 20억원은 계약자의 돈을 통해서였다.
- 내부유보액을 부채로 규정한 것에 대한 견해는?
정부는 삼성생명이 83년과 90년 자산재평가 당시 30%는 주주의 몫, 70%는 계약자 몫으로 규정했다. 하지만 이때도 삼성생명은 40%만 계약자에게 나눠주고 30%에 해당하는 878억원은 아직도 자본잉여금에 남아 이제껏 지급여력비율로 포함돼 자본으로서 기능해 왔다.
때문에 이 부분에 해당하는 만큼 보상을 해야 한다. 그러나 이번 상장안은 자본적 성격을 완전히 부정하고 '부채'로 규정했음에도 원금만 돌려 주도록 하고 있다.
- 과거 배당의 적정성에 대한 입장은?
자문위가 과거 배당의 적정성 여부를 분석할 때 사용한 자료에는 틸링하스트 영국 계리법인이 지적했듯이 미실현 이익이 포함돼 있지 않다는 '단서' 조항을 밝히지 않고 호도한 것이다. 현재 자문위는 배당 가능 자원을 과소 평가했다.
나동민 위원장이 노벨 경제학상 운운하며 '학자적 양심에 의거해 후대에도 자랑할 수 있는 내용'이라고 한 것은 객관적 검증을 받도록 원 자료를 공개해 '전문가 대 전문가'로서의 검증을 받지 않는 이상 확언할 수 없다.
- 자문위가 제시한 사회공익기금 출연에 대한 견해는?
출연하게 되면 계약자의 돈으로 계약자가 보상받는 결과가 된다. 주주 돈으로 출연돼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구분 계리를 통해 계약자 몫을 되찾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
- 첨언할 말이 있다면?
책임은 감독당국이 크다. 주식회사에 합당하게 경영하도록 생보사에 대한 감독당국이 감시하지 않았다. 삼성생명의 경우 '경영권 방어'와 관련 말들을 많이 하는데, 이를 이해하고 양보한 결론은 '주식'으로 돌려주라는 것이다.
과거 6대 생보사들 가운데 자본잠식으로 망하거나 다른 회사로 경영권을 넘긴 사례가 있다. 투명 경영과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해 상장한다면 적정 배당과 구분 계리를 통해 주식회사로서 전제된 내실을 다진 후여야 한다. 삼성이나 교보에 대해 적용하고 있는 원칙은 다른 모든 생보사들의 상장시에도 동일하게 적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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