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외국동전 환전 서비스 '극과 극'

우리·신한·외환銀 적극 환전 추진 농협·국민銀 "수익낮아 서비스 안해"

황지혜

gryffind44@hotmail.com | 2007-01-11 00:00:00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외국동전 환전 기피로 지적을 받은 국내 은행들이 인천공항지점을 중심으로 환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반면 농협과 국민은행, 한국씨티은행, SC제일은행 등은 여전히 동전을 환전해 주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은행업계에 따르면 은행연합회는 지난달부터 홈페이지(www.kfb.or.kr)내 금융자료실을 통해 은행별로 외국동전 환전이 가능한 지점을 소개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 국내은행들의 외국동전 환전 기피로 2천억원 규모의 외화가 방치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 데 따른 조치다.

또 우리, 신한, 외환은행 등 인천국제공항에 지점을 갖고 있는 시중은행들은 인천공항지점을 중심으로 외국동전을 적극 환전해 주기로 했다.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은 그동안 인천공항지점에서 일본엔화에 국한해 동전 환전을 해줬으나 지난달부터 미국달러와 유로, 영국파운드, 스위스프랑 등 대부분 외국동전을 환전해주고 있다.

시중은행 가운데 유일하게 모든 지점에서 주요국 동전의 환전이 가능한 외환은행은 지난해 국정감사 직후 인천공항지점에 동전 환전전담 창구를 개설하고 인원 부족 때문에 동전 환전 고객을 다른 지점에 소개하는 일이 없도록 했다.

이에 반해 지역조합을 포함해 지점수 5000개에 육박하는 농협과 1100개 점포를 가진 국민은행은 여전히 외국동전 환전을 해주지 않고 있다.지점수 200개 수준인 대구은행이 전 영업점에서 미 달러는 물론 스웨덴 크로나, 사우디아라비아의 리얄화 등 세계 각국의 동전을 환전해 주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한국씨티은행과 SC제일은행 등 주요 외국계은행 역시 국정감사 이후로도 외국동전 환전을 실시하지 않고 있다. 이처럼 환전 서비스가 실시되지 않는 데는 은행들이 국내에서 소진하지 못한 외국동전을 해당국가로 수출할 때 비용이 동전금액의 최대 70%에 달하기 때문이다.

또 외국동전 환전 때 수수료율이 30-50%에 달하지만 손이 많이 가기 때문에 환전을 기피한다는 것이 이유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수익 측면에서 손실을 입을 수 있기 때문에 외국동전 환전을 해주지 않고 있다"며 "고객 서비스 차원에서 해외 은행과 계약을 맺고 동전 환전 업무를 할 수도 있지만 아직 지점에서 문의가 많지 않은 편"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외화환전으로 막대한 수입을 올린 은행들이 수익성 높은 지폐만 취급하고, 외국동전을 외면하는 것은 고객 편의를 무시한 이중적 태도라는 지적이다.

열린우리당 김영주 의원에 따르면 2005년이후 지난해 8월까지 국내 17개 은행이 거둔 환전수입은 3984억원에 달하고 있으나 환전이 되지 않아 방치되고 있는 외국동전은 264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김 의원은 "시중은행들이 뒤늦게나마 인천공항지점에서 '외국동전을 환전할 수 없으니 주의 바랍니다'라는 전광판을 없앤 것은 다행이나 수수료 인하 등에도 적극 나서야 한다"며 "국내에 지점이 많은 은행들도 외국동전 환전에 동참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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