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롬 뜨고 익스플로러 진다
대책없는 MS, 경쟁 환영하는 모질라
전성운
zeztto@sateconomy.co.kr | 2011-12-19 15:00:13
구글(Google)이 만든 웹브라우저 크롬(Chrome)의 상승세가 무섭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모질라의 파이어폭스에도 밀려 점유율 3위에 머무르던 크롬이 현재 일부지역에선 1등을 차지하고 있다. 물론 여전히 마이크로소프트(MS)의 인터넷 익스플로러(IE)가 대다수 지역에서 점유율 1위를 차지고 있다.
그러나 크롬이 무섭게 치고 올라오고 있어 MS와 모질라 모두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 여기에 최근 맥북과 아이폰·아이패드의 판매로 인해 은근슬쩍 점유율이 상승중인 애플의 사파리까지, 현재 웹브라우저 시장은 그 어느 때보다도 경쟁이 치열하다.
하지만 아쉽게도 한국은 아직까지는 IE의 점유율이 압도적이다. 그러나 최근 금융권을 중심으로 여러 웹 브라우저를 지원하는 ‘오픈웹’ 경향이 나타나고 있어 국내시장에서도 점점 경쟁이 격화 될 것으로 보인다.
아일랜드의 시장 분석 업체 스탯카운터(StatCounter)는 지난달 21일부터 3주 동안 구글(Google)이 만든 웹브라우저 크롬 15(Chrome 15)가 마이크로소프트(MS)의 인터넷 익스플로러 8(Internet Explorer 8)을 앞질렀다고 발표했다.
스탯카운터는 “이는 2010년 초 IE8이 IE7을 밀어내고 1위 자리를 차지한 이후 처음이며, (우리의 조사 중에서) MSt사 제품 외의 웹 브라우저가 1위를 차지한 것도 이번이 처음”이라고 밝혔다.
스탯카운터는 “조사한 3주 동안 크롬 15는 전세계 브라우저 사용의 24%를 차지해 22.9%르 차지한 IE8을 앞질렀다”며 “파이어폭스 8(FireFox 8)은 14%를 차지해 3위를 기록했으며, 마이크로소프트의 최신 브라우저인 IE9는 10.4%로 4위를 차지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IE의 전체 점유율은 39.5%로 26.5%를 기록한 구글이나 25.3%를 기록한 모질라를 여전히 앞질렀다. 더구나 미국에서는 IE8이 27%의 점유율을 1위 자리를 지켰으며, 크롬은 18.1%에 그쳤다.
미국의 시장조사업체 넷애플리케이션즈의 조사는 스탯카운터의 조사와 다소 차이가 있다. 넷애플리케이션즈의 “지난 달 조사에서 크롬 15는 14.6%를 기록했고 IE8은 28.2%로 확고한 1위를 기록했다”며 “IE9는 10.3%, 파이어폭스 8은 7.3%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두 업체가 어느 나라에 기반을 두고있느냐 여부에 따라 이런 차이가 난 것으로 분석된다.
◇ 크롬의 탄생…3강 구도 형성 성공
그러나 현재 추세로 보아 크롬이 상승세에 있는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사실상 웹브라우저는 그동안 MS가 윈도우즈(Windows)로 개인용컴퓨터 운영체제(OS)시장을 독점해온 덕분에 ‘끼워팔기’해온 IE의 독점이나 다름없었다.
수십년전의 ‘넷스케이프(Netscape)'와의 경쟁에서 끼워팔기로 승리한 이후 IE의 경쟁자는 더 이상 나타나지 않을 것만 같았다. 그러나 여기에 반기를 들고 일어난 것이 바로 넷스케이프의 후손인 모질라의 '파이어 폭스(FireFox)'다.
파이어폭스는 탭브라우징을 포함한 매우 편리한 기능들과 IE에 비해 엄청나게 빠른 속도를 내세우며 점유율을 확보해 나갔고 IE의 독점체제는 서서히 깨지기 시작했다. 그러나 파이어폭스는 자유소프트웨어(Free Software)라는 한계를 가지고 있었고 웹브라우저 시장에서 어느정도의 점유율을 얻는것에 만족해야 했다.
이때 등장한것이 구글의 크롬이었다. 당시 검색엔진으로 전세계를 지배하다시피 해온 구글이 웹브라우저 개발에 나선 것은 어떻게 보면 당연한 수순이었다. 구글은 궁극적으로 모든 것이 구글로 통하는 생태계를 만들기를 원했기 때문이다.
크롬은 나오기 전부터 “구글이 만든다”라는 이슈 때문에 많은 관심을 받았다. 크롬은 애플의 오픈소스 엔진인 웹킷(Webkit)과 모질라의 파이어폭스 엔진을 결합하고 여기에 구글의 기술을 추가해 만들어졌다. 구글은 IE를 노리고 만들어졌다고는 보기 힘들다. 한 IT 전문가는 “크롬은 많은면에서 파이어폭스를 따라한 경향이 크다”며 “크롬의 많은 장점은 파이어폭스의 장점과 공유 된다”고 설명했다.
크롬 또한 탭브라우징과 빠른속도, 거기에 구글이 가진 생태계를 장점으로 내세워 빠른 성장을 거듭했다. 한 네티즌은 “느려터진 IE, 뭔가 밋밋한 파이어폭스보다 깔끔하고 시원시원한 것이 크롬의 장점”이라며 “최근 주변인들에게도 크롬으로 바꿀 것을 권하고 있다”고 말했다.
◇ 3+1의 경쟁구도 속 MS의 어두운 미래.
크롬의 약진에 가장 긴장하고 있는 것은 역시 MS가 틀림없다. MS는 십수년간 웹브라우저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해왔는데 점점 그 위치를 위협받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MS는 ‘과거버전의 IE 자동 업그레이드’라는 대책을 내놓았다.
아직도 전 세계적으로 십수년된 IE6이 널리 쓰이고 있다. IE의 최신 정식버전이 9인것을 감안하면 참으로 질긴 생명력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IE6은 나온지 워낙 오래된 탓에 웹표준 준수와 보안측면에서 너무 많은 문제를 안고 있다.
MS는 IE의 인기감소의 원인이 여기에 있다고 보는듯하다. 얼마전 MS는 “윈도우 XP 상의 IE6과 IE7은 IE8로, 윈도우 비스타와 윈도우 7 상의 IE7과 IE8은 IE9로 자동으로 업그레이드할 것”이라며 “더 현대적인 브라우저를 사용자에게 제공해 웹을 전반적으로 더 좋고 안전한 곳으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MS는 이것으로 2009년 중반부터 자신들이 공격적으로 진행해 온 ‘IE6 사용 중단 계획’이 성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 듯하다. 그러나 MS가 하고 있는 것은 ‘착각’이다.
사용자들은 IE6에서 크롬이나 파이어폭스로 갈아타지 않았다. 크롬이나 파이어폭스 사용자는 대부분 컴퓨터를 ‘어느 정도 다루는’ 부류이기 때문에 이들은 IE의 최신버전과 비교해 크롬과 파이어폭스를 선택한 것이다. 때문에 이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닌 셈이다.
파이어폭스가 크롬과의 경쟁을 반갑게 여기며 동반 성장한 것과 상당히 대조적이다. 파이어폭스는 크롬이 성장하자 크롬과의 경쟁을 환영하며 크롬의 업그레이드에 대응해 만만치 않은 발전속도를 보여 왔다.
사용자들은 두 브라우저의 경쟁에 환호하며 둘의 손을 모두 들어줬다. 덕분에 둘은 고르게 IE의 점유율을 잡아먹으며 성장 중에 있고 앞으로 계속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맥북(Macbook)과 아이폰(iPhone), 아이패드(iPad)의 성장을 바탕으로 한 애플(Apple)의 웹브라우저 ‘사파리(Safari)’도 주목해야 한다. 노트북시장의 성장이 둔화세에 있지만 애플은 맥북 에어(Macbook Air)를 내세워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 그리고 모든 애플 제품에는 사파리가 기본탑재 되어있다. 이를 바탕으로 사파리도 점점 점유율을 높여가는 추세다.
전문가들은 “현재 크롬, 파이어폭스, IE와 사파리의 3+1의 경쟁구도가 이뤄졌다”며 “다음 전쟁은 모바일에서 벌어질 것”이라고 말한다. 스마트폰과 같은 모바일기기가 다음 브라우저 경쟁을 좌우하게 된다는 설명이다.
한 전문가는 “모든 브라우저들이 ‘동기화’와 클라우드를 내새우기 시작했다”며 “이는 모바일과 데스크탑의 웹브라우징 환경을 묶으려는 시도”라고 분석했다. 그는 “조만간 ‘사용하는 모바일 브라우저’에 따라 데스크탑 브라우저를 선택하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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