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결혼했어요' 4쌍, 드라마에 다 있다
토요경제
webmaster | 2008-05-06 09:41:11
그러나 이웃집 신혼부부의 생활을 살짝 들여다보는 것 같은 은밀한 쾌감과 솔직하게 자신을 드러내고 있는 출연자들 덕에 보는 즐거움가 여간 쏠쏠한 게 아니다. 여기에 더해 각양각색 개성 만점의 네 커플들의 조합 역시 재미를 더한다.
보수적인 정형돈과 사오리, 티격태격 바람 잘 날 없는 크라운제이와 서인영, 핑크빛 무드의 알렉스와 신애, 톡톡 튀는 앤디와 솔비까지, 각 커플은 각기 다른 부부상을 대변한다. 가만 보면 이들 커플의 드라마같은 조합이 드라마 속에서도 발견된다. 이름하여 '우리 결혼했어요' 커플들, 드라마에 다 있다!
정형돈과 사오리 커플은 전통적인 가부장적 가족상을 대변한다. 집에 돌아와선 손 하나 까딱하길 싫어하는 '우리 결혼했어요'의 정형돈은 무뚝뚝하고 집안일엔 관심없는 구식 남자의 표본. 덕분에 방송이 나간 뒤 정형돈은 '너무한다'는 악플에 시달리기도 했다.
'사랑이 뭐길래'의 대발이 가족은 이같은 구식 가족의 표본이다. 당시 대발이 아빠 이순재와 대발이 최민수는 '남자는 하늘, 여자는 땅'을 부르짖는 코믹 캐릭터로 선풍적 인기를 누렸다. '사랑이 뭐길래'에서 보듯 구시대적, 전근대적이란 비판 때문에 희화화되기가 일쑤. KBS 2TV '개그콘서트'의 '대화가 필요해' 코너는 가부장적 아버지와 무뚝뚝한 경상도 남자를 등장시켜 코미디의 소재로 삼았다.
KBS 일일극 '미우나 고우나'의 단풍·선재네 가족은 이런 막무가내 아버지를 꼬장꼬장한 공무원으로 슬적 변모시켰다. 역시 이 범주에 있다. 아버지 강인덕의 한마디에 어머니 김혜옥은 찍 소리 하지 못하고 고개를 수그리곤 한다.
'주얼리'의 섹시녀 서인영과 랩퍼 크라운제이 커플에서 주도권을 쥔 건 늘 서인영 쪽이다. 크라운제이에게 떼쓰기를 밥먹듯하고 '신상(품)'을 입에 달고 다니는 그녀의 모습은 한동안 화제가 됐던 '된장녀'의 이미지에 가깝다. 그러나 서인영의 넘치는 애교, 삐치고 토라졌다가도 이내 그 애교에 넘어가버리는 크라운제이의 모습은 불협화음 속에서도 묘한 매력을 발산한다.
도도한 성품, 못말리는 고집을 자랑하는 드라마 속 커플 여주인공의 대표격은 종영한 KBS 1TV '미우나 고우나'의 유인영이다. 준재벌가의 외동딸로 고이 자라 화려한 옷차림과 화끈한 놀이문화에 익숙한 그녀는 당돌하기 그지없는 며느리이자 아내다. 그러나 미소와 함께 날리는 그녀의 애교에는 당할 자가 없다.
그러나 조동혁은 다소 보수적인 가정에서 자라난 캐릭터. 극중 두 사람은 다툼 끝에 이혼 위기를 맡는 등 '우리 결혼했어요'의 서인영-크라운제이 커플보다 보다 극단적인 대립 양상을 보인다.
귀여운 남자 앤디와 통통 튀는 여자 솔비의 조합은 '우리 결혼했어요'의 가장 흥미로운 대목 중 하나다. 서로를 배려하면서 마음에 들기 위해 노력하기를 마다않는 두 사람은 다소 삐걱거렸던 처음보다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로맨틱한 분위기를 더해가는 중이다. 발랄한 솔비, 장난기 많은 앤디를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즐거워 '차라리 둘이 사귀어라'라고 시청자들이 종용할 정도.
종영한 '미우나 고우나'의 주인공 강백호 나단풍 커플은 앤디-솔비 커플과 가장 비견될 만 하다. 김지석이 연기하는 허점투성이 강백호가 한지혜가 맡은 깍쟁이 상사 나단풍을 만나 티격태격해가며 사랑과 정을 쌓아가는 과정이 드라마를 통해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로맨틱하지만 느끼하고 엄숙하기보다는 가볍고 발랄한 분위기를 유지한다.
알렉스와 신애는 '우리 결혼했어요'의 네 커플들 가운데 가장 완벽한 궁합을 자랑한다. 파트너를 이벤트를 준비하는 다정다감한 알렉스와 그에 행복해하는 신애는 실제 신혼부부를 보는 듯 매회 달콤한 장면을 연출하면서 시청자들의 부러움을 자아내고 있다.
MBC '아현동 마님'의 시향-길라 커플은 대표적인 드라마 속 닭살커플. 왕희지와 김민성, 때동갑 연상 연하 커플의 알콩달콩 사는 이야기는 임성한 작가의 디테일한 묘사 속에 시청자들의 부러움과 원성을 동시에 받는다. KBS '엄마 셋 아빠 하나'의 유진 윤상현 부부, KBS 2TV '못말리는 결혼'의 서도영 박채경 커플 역시 막상막하의 닭살 커플들이다. 코미디에선 SBS '웃찾사'의 황영진과 김승혜 '지독한 사랑'이 돋보인다.
이들의 환상적인 궁합이 여러 시청자들의 시기심까지 자극한 탓일까? 알렉스와 신애 커플은 도중 하차가 결정돼 시청자들의 아쉬움을 자아내고 있다. 바통을 잇는 꽃미남 김현중, 터프걸 황보 커플은 어떤 모습을 보일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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