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비정규직 노조 90억대 배상 판결
노조 상대 최고 배상액…노동계 즉각 반발
최병춘
obaite@naver.com | 2013-12-23 09:54:43
이번 배상판결은 현대차가 비정규직 노조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소송 중 단일 사건으로는 가장 큰 금액이다.
19일 울산지법 제5민사부(재판장 김원수)는 전 비정규직 울산지회장 이모(41)씨 등 현대차 울산공장 비정규직 노조원 27명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판결을 내렸다.
법원은 피고들에게 범행 가담 정도에 따라 현대차가 청구한 90억원을 연대해 배상할 것을 명령했다.
하지만 일부 노조원들에 대해서는 형사상 판결이 없어 입증할 증거가 없다며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다.
이날 재판부는 “생산시설을 불법 점거해 회사측에 막대한 피해를 준 사실이 인정된다”며 “피고들은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시했다.
비정규직 노조는 2010년 11월 사내 하도급업체에서 일한 최병승씨를 정규직으로 간주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 이후 비정규직 전원 정규직화를 요구하며 현대차 울산1공장에 진입해 CTS(자동차 문짝 탈부착 생산라인)를 점거했다.
당시 비정규직 노조의 불법 공장 점거 과정에서 노사가 충돌해 폭력사태가 빚어지기도 했다.
이에 현대차는 불법 점거로 총 2만7149대 2517억원의 생산차질을 빚었다며 비정규직 노조원에 대해 업무방해 혐의 등으로 고소했다.
당시 법원은 이들에 대해 약식기소 및 재판을 통해 불범 점거에 가담한 총 227명에게 유죄 선고를 내린 바 있다.
또 현대차는 비정규직 노조원 400여 명을 상대로 151억원의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해 지난 10월 20억원 배상 판결을 받아냈으며 이와 관련해 현재 소송이 진행 중이다.
현대차가 비정규직 노조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청구소송은 16건에 총 234억 규모다.
이 중 2010년 11월 공장 점거와 관련된 소송은 총 7건으로 5건에 대해 배상판결이 내렸다. 총 배상액은 115억원에이른다.
하지만 비정규직 노조가 배상해야 될 금액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아직 70억원대의 손해배상청구소송이 진행 중에 있는 등 2건의 배상판결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법원의 이같은 판결에 현대차 비정규직 노조 측은 “대법원 판결에도 불구하고 법원이 불법을 저지른 사측에 대해서는 처벌하지 않고 노동자들만 죽이는 판결을 내렸다”며 “즉각 항소할 방침”이라고 크게 반발했다.
또 현대자동차 비정규직 노조에 사상 최대의 손해배상 판결을 내리자 지역 노동계의 반발도 만만치 않다.
민주노총 울산본부는 판결에 앞선 지난 17일 기자회견을 통해 “울산지법은 10년간 불법파견 노동자 사용으로 파업 원인을 제공한 현대차는 두둔하고, 법 이행을 주장한 비정규직 노동자의 불법성을 강조하는 편파적 판결로 일관하면서 현대차 억지주장에 날개를 달아주고 있다”라고 비난했다.
이어 “10년간 불법을 자행한 현대차에 대한 수사를 울산지검이 3년 넘게 직무를 유기하고 있음에도 형평성을 고려하지 않고, 비정규직 노동자에 대해서는 신속한 재판을 통해 22명에게 체포영장을 발부하고, 그중 8명을 구속했다”고 거듭 불만을 나타냈다.
민주노총 울산본부는 “한진중공업 최강서 열사 죽음에서 확인되듯 자본의 무분별한 손해배상 청구는 노동자를 죽음으로 몰아갈 수 있다”며 “울산지법이 보이는 편파성은 또 다른 사법살인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반발했다.
현대차 비정규직지회는 “침묵하지 않을 것”이라며 항소에 이은 투쟁을 예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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