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 고속도로’ 어디 갔나?

이정선

jslee@sateconomy.co.kr | 2018-05-24 05:42:46

지난 2009년 1월 6일, 정부가 새해 벽두부터 ‘일자리 창출 방안’을 내놓았다. ‘일자리 창출을 위한 녹색 뉴딜 사업 추진방안’이었다.

이명박 정부는 4대 강 살리기, 녹색 교통망 구축, 에너지 절약형 그린 홈 건설 등 36개 사업을 통해 일자리를 자그마치 96만 개나 만들겠다고 발표하고 있었다. 9개 ‘핵심사업’으로 일자리 69만 개를, 27개 ‘연계사업’으로 27만 개를 각각 창출하겠다고 했었다.

​이명박 정부는 이 방안을 그 해부터 4년 동안 추진해 2012년까지 끝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무려 50조 원을 투입하겠다고 했다.

​ 당시 방안이 성공적으로 시행되었더라면, 대한민국은 아마도 ‘완전고용’이 이루어질 수 있었다. 일찌감치 ‘일자리 천국’이 되고도 남았다.

그러나, 일자리는 늘어나지 않았다. 지금 문재인 정부가 일자리 대책을 또 내놓고 있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대통령 직속 일자리위원회는 지난주 ‘민간 분야 일자리 창출 대책’을 발표했다. ▲소셜벤처 활성화를 통한 일자리 창출 방안 ▲일자리 창출을 위한 혁신창업 붐 조성 방안 ▲국토·교통 일자리 로드맵 ▲뿌리산업 일자리 생태계 조성 방안 등 4가지라고 했다.

일자리위원회는 이 대책을 통해 문재인 정부의 임기가 끝나는 오는 2022년까지 ‘11만 개 이상’의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히고 있었다.

‘약 30만 개’의 일자리 창출 계획도 발표되고 있었다. 김동연 경제부총리가 서울 마곡 연구개발단지에서 열린 ‘2018년 대한민국 혁신성장 보고대회’에서 보고한 계획이다.

2022년까지 ▲스마트공장 2만 개 보급으로 일자리 7만5000개 ▲에너지신산업 분야 15만 개 ▲드론 연관 분야 신산업 4만4000개 ▲미래자동차 1만8000개 ▲스마트시티 3000개 ▲​스마트팜 4000개 등이라고 했다.

하지만 두 발표를 합쳐도 창출하겠다는 일자리는 40만 개 남짓이었다. 이명박 정부가 창출하겠다던 96만 개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었다. 공무원을 대폭 확충하겠다는 공공 분야가 아니라 ‘민간 분야’의 일자리 창출 대책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면서도 ‘닮은꼴’이 있었다. ‘임기 마지막 해’까지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닮은꼴이다. 이명박 정부는 임기 마지막 해인 2012년, 문재인 정부 역시 임기 마지막 해인 2022년까지 창출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1호 업무지시’를 통해 대통령 직속으로 일자리위원회를 만들었다. 집무실에 ‘일자리 상황판’도 설치했다.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을 만났을 때는 “기업이 일자리를 많이 만들면 업어드리겠다”고 의욕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고도 더 있었다. 이용섭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은 ‘일자리 고속도로’를 강조하기도 했다. “도로교통에 비유하면 정부는 지금 일자리 고속도로 건설에 주력하고 있다”면서 “일자리 차량이 빠른 속도로 달리게 되면 국민도 일자리의 양과 질이 크게 좋아졌음을 몸으로 느끼게 될 것”이라고 한 것이다.

그 ‘일자리 고속도로’를 작년에 완성하겠다고 했었다. 따라서 올해부터는 ‘일자리 차량’이 빠른 속도로 달릴 수 있을 만했다.

그런데 상황은 거꾸로다.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취업자 증가 폭이 3개월째 10만 명대다. 10년만의 최악의 고용 상황이다. 국민은 일자리의 양과 질을 몸으로 느끼지 못하고 있다. ‘일자리 고속도로’는 없었다. 또는 아직도 ‘공사 중’이었다. 반장식 청와대 일자리수석은 ‘인구구조 탓’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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