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우드 제도 완화, "핀테크·영세금융사에 도움"

"금융당국 클라우드까지 규제 영역에 넣나…" 지적도

김자혜

kjh@sateconomy.co.kr | 2018-07-20 15:36:56

지난 18일 서울 청년창업재단(디캠프)에서 개인신용정보회사와 핀테크 업체, 신용정보원, 금융보안원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금융분야 마이데이터(MyData) 산업 도입방안을 발표하고 있다.<사진=연합>

[토요경제=김자혜 기자] 금융위원회는 개인신용정보 등 금융사가 보유한 사실상 모든 정보를 클라우드(Cloud) 내에서 활용할 수 있는 내용의 개선안을 추진한다. 일각에서 개인정보보호가 더 취약해지는 것은 아니냐는 의견도 나온다. 전문가는 금융당국 개선안 초안을 비춰볼 때 우려는 '시기상조'라는 견해를 냈다.


지난 15일 금융위원회는 금융 분야 클라우드 이용확대를 위한 제도개선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현행 제도는 금융회사나 전자금융업자가 클라우드를 이용하면 '전자금융거래에 미치는 영향이 낮은 정보'를 비중요정보처리 시스템으로 지정, 클라우드 내 활용이 가능했다. 개인정보와 같은 민감한 정보는 클라우드에 담을 수 없다.


계획대로 제도개선이 이뤄지면 내년부터 개인신용정보와 같은 중요정보도 클라우드에 저장할 수 있게 된다. 클라우드란 기업이 직접 서버나 플랫폼, 프로그램을 구축하지 않고 KT나 네이버, 구글, 아마존과 같은 대형 정보기술(IT) 업체가 제공하는 IT 인프라를 빌려 쓰는 것을 말한다.


금융회사가 직접 서버 또는 플랫폼을 구축해 개인신용정보, 전자금융 거래정보 등을 저장했다면 금융당국의 제도 완화 이후에는 외부 저장 공간을 이용하는 셈이 된다.


금융당국은 새 개선안을 앞두고 내용 보완을 위해 관계자들이 참여하는 태스크포스(TF)등을 꾸릴 예정이다. 또 금융보안원은 금융권 공동의 금융보안 레그테크(RegTech) 시스템을 구축한다고 밝혔다. 레그테크는 규제(Regulation)와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로 각종 규제와 법규에 효율적 대응을 위한 기술을 의미한다.


그러나 국내 금융사는 과거 수차례 외주업체나 내부자가 주도하는 개인정보 유출관련 사례가 발생한바 있어, 기술적 보완이 인(人)적 피해까지 막을 수 있을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2006년 국민은행은 우편물 발송과정에서 3만2000건의 개인정보가 유출됐다. 2013년에는 한국스탠다드차타드은행(SC은행) IT센터 외주업체 직원이 10만3000여건의 고객정보를 유출하고 같은해 한국씨티은행은 지점 대출담당직원이 은행 내부 전산망에 저장된 고객정보 3만4000여건을 대출모집인에 빼돌린 사례도 나왔다.


또 2014년에는 국내 주요카드사 KB카드, 롯데카드, NH카드 등 3곳에서 개인정보 대량 유출사건이 발생했다. 이 사건에서 중복건 제외 2000만 건의 개인정보가 빠져 나갔으며 정보를 유출한 신용평가사 직원과 정보를 구매한 대출광고업자 등은 검찰에 구속기소 되기도 했다.


이와 관련 전문가는 이번 금융당국의 클라우드 제도 완화가 금융업계 전반의 보안 취약성을 높이는 것은 아니라는 의견을 냈다.


김범수 바른ICT연구소장(연세대학교 정보대학원 교수)는 "금융사가 개인정보를 클라우드에 저장하는 데 따른 위험도는 전체가 아닌 개별사례로 구분해서 보는 것이 적합하다”며 “어떤 기업이 제공하고 어떤 업자가 관리하느냐에 따라 달라 일방적으로 보안이 취약해진다거나 좋아진다고 판단하기 어려운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제도 완화 이후 가장 먼저 클라우드를 사용할 금융권은 2 금융, 파생상품개발, 기업 간 대출을 주로 다루는 소규모 금융사가 될 것”이라며 “작은 영세 사업자는 IT 관리가 취약해 이들은 신뢰할 수 있는 클라우드 서비스를 사용하면 효과가 있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금융당국의 클라우드 제도 완화는 사실상 클라우드를 규제 영역 안으로 들이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지적도 나왔다.


김 소장은 "금융위원회나 금융감독원이 제도를 완화한다고 하지만 사실상 클라우드를 영역 안으로 넣고, 규제하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며 "이용서비스 수준을 개인정보보호와 같이 활용도가 높은 서비스는 열어주고 규제는 더 하겠다는 의도인데, 규제를 줄이자고 하다가 규제범위를 너무 넓히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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