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부채 급증 '정부 고육지책, 헛물켰다'

2013년 가계부채 1000조원 전망…‘부채대란’ 우려

장우진

mavise17@hotmail.com | 2011-12-12 13:23:56

[토요경제 = 장우진 기자] 2013년 가계부채가 100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돼 우려를 낳고 있다.
그 동안 정부는 가계부채 억제를 위해 강력한 정책을 추진해왔으나 결국 눈덩이처럼 늘어나는 부채율을 막지는 못했다.
올해 가계부채 증가액은 60조원이 넘어설 것으로 보이다. 가계부채 연간 증가액이 60조원을 넘어선 것은 지난 2006년과 지난해 두 번 뿐이다. 문제는 과거에는 경제회복에 따른 기대심리에 의한 대출증가였으나 올해는 말 그대로 생계를 위한 대출이었다는 점이다. 이같은 상황에 ‘부채대란’도 우려된다. 이 같은 상황에 김석동 금융위원장은 ‘가계부채는 오랫동안 누적된 문제로 한꺼번에 해결하기는 어렵다’고 말한바 있어 그 심각성을 나타냈다.
그러나 정부가 카드사들을 대상으로 신용카드 사용을 자제토록 하고 건전성이 높은 체크카드 비율을 높이도록 한 방침이 효과를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차후 가계부채 해결에 기대감을 보였다.


◇가계부채 증가액, 올해 60조 넘어설 전망


최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9월말 가계부채는 892조5000억원으로 지난해 말에 비해 45조6000억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3분기 증가액은 약 16조2000억원에 달했다.
10월 들어 증가폭이 더 커진 점을 감안하면 4분기에도 15조원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게 되면 올해 가계부채 증가액은 60조원을 넘어서게 된다.
연간 가계부채 증가액이 60조원을 넘어선 것은 지난 2006년(62조3000억원)과 지난해(67조3000억원) 두 번 뿐이다. 2006년은 부동산 최대 호황기였다. 집값이 하늘 높은줄 모르고 오르게 되자 11월에는 ‘11·15 부동산대책’이 나오기도 했다. 당시 ‘강남불패’라는 말이 나돌 정도로 강남에 집을 사면 100% 오른다는 확신에 빚을 내어 집을 사는 일이 많았다.
이후 부동산 시장이 점차 침체기로 접어들었으나 지난해에는 2008년 리먼사태 이후 경기회복 조짐이 보이자 사람들의 기대심리가 또 한 번 높아졌다. 역시 사람들은 내 집 마련을 위해 은행대출을 받는 경우가 많았으며, 이에 연간 가계대출은 무려 67조원이 넘는 증가액을 보였다.
그러나 올해는 상황이 다르다. 글로벌 경제위기로 대내외 경기가 악화됐으며, 각종 소비자물가가 오름에 따라 말 그대로 생계를 위한 대출이 늘어났다는 분석이다.



◇정부 ‘고육지책’에도 효과 못봤다


이같이 상황에 정부는 6월 ‘가계부채 연착륙 종합대책’에 이어 지난 8월부터 가계부채 증가억제를 위해 말 그대로 ‘고육지책(苦肉之策)’을 내놓았다. 그러나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가계대출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금융당국은 8월 시중은행들을 대상으로 ‘가계대출 증가율을 전월의 0.6% 이내로 맞추라’는 지시를 내린바 있다. 이대로 가다가는 가계부채 규모가 감당할 수 없는 수준까지 이를 수 있다는 판단에서였다. 그러나 이에 은행들은 ‘대출 전면규제’ 등 강경한 입장을 보여 혼란을 겪었다.
당국은 풍선효과를 우려해 2금융권과 카드사를 대상으로도 대출압박 정책을 펼쳤다. 금융위는 새마을금고, 신용협동조합 등 2금융권에 대해서도 대출규제를 강화하기 위해 행정안전부테 감독을 강화하도록 요청하기도 했다. 새마을금고 등은 금융위가 아닌 행안부 관할에 있다.
또 당국은 이 같은 대출규제에 카드론으로 수요가 몰릴 가능성이 있는 만큼 카드사들에게도 압박조치를 취했다. 올해 상반기 카드사들의 카드실적은 지난 2003년 카드대란 이후 최고치를 기록해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됐다.
그러나 당국의 이같은 압박조치에 금융권에서는 지나친 규제라며 반발도 거셌다. 유예기간도 없이 규제만 강화한다고 해결될 일은 아니라는 것이다. 또 대출규제는 은행의 순기능을 역행하는 일이라는 지적도 있었다.
그러나 가계부채율을 억제하겠다는 당국의 고집에도 우려했던 풍선효과가 현실로 드러나 결국 서민들의 부담이 가중되는 결과를 초래했다.
은행 가계대출은 7월 2조2000억원, 8월 2조5000억원 증가에 비해 지난달 5000억 증가에 그치며 확연한 둔화세를 보였다. 언뜻 보면 당국의 가계대출 증가율 억제 정책이 효과를 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비은행권 가계대출 증가액은 7월 1조9000억원, 8월 3조4000억원, 지난달 2조8000억원을 기록해 은행권에 비해서 높은 증가액을 보였다.
3분기 가계대출 증가액은 총 8조2000억원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금융위 집계로 잡히지 않는 새마을금고의 가계대출 증가세까지 감안하면 전체 비은행권 가계대출은 10조원 가량으로 추산된다. 전년 같은 기간 가계대출 증가액 5조2000원에 비하면 무려 두 배의 증가폭을 기록한 수치다.


◇김석동 ‘해결 쉽지 않다’…체크카드 실적 늘어 ‘위안’


이 같은 가계대출 증가추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연간 가계대출 증가액은 2006년(62조)년부터 한번도 50조 밑으로 떨어진 적이 없다. 2007·2008년 59조, 2009년에는 54조원의 증가액을 보였다.
이 같은 추세를 감안했을때 가계부채율이 다소 줄어든다 해도 2013년 하반기에 이르면 가계부채가 100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같은 전망에 ‘부채대란’이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이에 김석동 금융위원장은 최근 간부회의에서 “가계부채 문제는 한꺼번에 고치기 어렵고 해결과정에서 부작용이 어느 정도 있을 수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이어 “이미 종합대책을 시행하고 있지만 가계부채 문제는 워낙 오랫동안 누적된 문제”라며 “가계부채 문제가 우리 경제의 가장 큰 뇌관이 될 수 있다는 점을 항상 염두에 두고, 간접적인 방법으로 하되, 시장상황에 따라 여러가지 제도보완을 통해 실질적인 대책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전업카드사의 순이익이 감소하고 체크카드 사용실적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나 가계부채 우려감을 조금은 씻어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KB카드를 제외한 6개사의 영업실적을 살펴보면 순이익은 1조185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3905억원)대비 26.7%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KB카드는 올 초 분사돼 이번 실적에서 제외됐다.
또 무실적 휴면카드(1년 이상 사용실적 없는 카드)를 포함한 총 신용카드 수는 1억2253만배로 지난 2분기 대비 0.2% 증가했다. 이는 취업에 따른 카드증가 등 자연증가분으로 분석된다.
반면 이 기간 체크카드 이용은 50조2000억원으로 전년 동기(36조3000억원)에 비해 38.1% 증가했다. 또 신용카드 이용실적 대비 체크카드 이용실적 비중도 전년동기(12%)보다 3.0% 포인트 상승한 15%로 체크카드 이용실적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위는 이에 그치지 않고 신용카드 사용을 자제토록 하기 위해 ‘신용카드 구조개선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이에 신용카드 발급을 까다롭게 하고 신용카드 중 약 27%에 해당하는 휴면카드 대부분이 해지될 전망이다. 또 고객의 카드해지 신청시, 카드사들은 포인트 등 각종 혜택으로 카드이용 권고를 못하도록 할 예정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가계부채 증가원인이 신용카드 사용이 과도했다고 판단했다”며 “무분별한 카드발급을 막아 신용카드로 인한 가계부채를 확실히 억제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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