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신한지주, '내가 제일 잘나가'

KB, 어 회장 취임후 '승승장구'…신한, 카드 등 전 부문 안정권

장우진

mavise17@hotmail.com | 2011-12-12 12:03:49

[토요경제 = 장우진 기자] 하나금융지주가 외환은행 인수를 목전에 둔 상황에서 금융권은 이제 ‘4대 금융지주사’ 체제가 굳혀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 3분기 말 기준 4대 지주사의 총 자산규모는 우리금융지주 372조원, KB금융지주 363조원, 신한금융지주 337조원, 하나금융 224조원이다. 하나금융은 외환은행(107조원)을 인수하게 되면 총 자산이 331조원이 돼 타 지주사와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다.
이 중 전통의 라이벌을 꼽자면 당연 KB지주와 신한지주다. 우리지주는 기본자산 규모가 가장 크지만 현재 민영화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몇 차례 좌초되기도 했다.
KB지주는 은행 부문에서, 신한지주는 카드 부문에서 각각 우위를 점하고 있다. KB지주는 지난해 최악의 경영난에 허덕였으나 어윤대 회장 취임후 승승장구 하고 있다. 은행부문은 여전히 강력하며, 카드부문도 분사를 통해 단숨에 2위로 뛰어올랐다. 반면 신한은행은 카드부문 1위를 비롯, 은행·증권·보험 등 거의 모든 부문이 고르게 활약하고 있다. 특히 한동우 회장 취임 후 더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양 지주사의 현재를 살펴보고 내년 금융권의 판도를 알아본다.


◇KB지주, ‘은행의 힘’…눈에 띄는 상승세


KB지주와 신한지주의 총 자산을 비교해 보면 3분기 기준 KB지주는 363조원, 신한지주는 337조원으로 KB지주가 다소 앞서있다. KB지주는 지난해 사상최악의 실적으로 내홍을 겪었으나 지난해 7월 어윤대 회장 취임후 예전의 명성을 회복하고 있다.
KB지주는 어 회장의 취임 후 지난해말 3200여명의 희망퇴직으로 구조조정을 단행했고, 이후에도 성과향상추진본부 신설 등 체질개선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노조와 마찰을 겪으며 ‘낙하신 인사’·‘독선경영’이라는 비판도 있었으나 KB지주의 실적이 크게 향상돼 ‘역시 어윤대’라는 찬사를 받기도 했다.
실제 KB지주는 올 1분기 7575억원의 당기순이익으로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을 기록한 것을 시작, 2분기 8174억원, 3분기 579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해 3분기 누적 2조1539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지난해(1분기 5727억원, 2분기 -3350억원, 3분기 813억원)에 비해 눈에 띄게 증가한 것이다. 2008년 리먼사태 이후 금융권이 전체적으로 침체기였음을 감안해도 타 지주사에 비해 눈에 띄는 하락세를 보였다.
이 같은 KB지주의 올 상승세를 이끈 것은 바로 은행부분이다. KB국민은행은 2분기 당기순이익 8600억원, 3분기 5790억원을 기록했다. 또 3분기 BIS(국제결제은행) 자기자본비율을 살펴보면 2분기 13.33%에서 3분기 14.57%로 상승했다. 그 외 시중은행들은 글로벌 경제위기에 모두 하락세를 보였다.
국민은행은 고객수 2700만, 점포수 1200여개로 압도적 1위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고객수 부문은 2위권을 형성하고 있는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에 약 1000만명 가까운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 같은 인프라를 통해 KB국민은행은 2분기 기준 총 자산 253조원으로 KB금융지주의 이끌고 있는 상황이다.


▲ 어윤대 KB금융지주 회장(과) 한동우 신한금융지주 회장

◇신한지주, 은행·카드 등 모든부문 고른 활약


그렇다고 신한지주가 이에 못미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앞선다고 봐도 무방하다. 은행부문은 KB국민은행에게 1위 자리를 내줬지만 크게 우려할 만한 수치는 아니다. 타 부문은 KB지주를 압도한다.
신한지주는 1분기 7790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한 것을 시작으로 2분기 9648억원, 3분기 7042억원을 기록했다. 금융업계 당기순이익 부문 10분기 연속 1위이다. 은행부문 1~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1조8906억원으로 국민은행(1조9166억원)에 미치지는 못하지만 타 부문은 KB지주 위에 있다. 3분기 기준 BIS 비율은 15.62%로 전 분기에 비해 소폭 하락했지만 KB국민은행보다 높은 수치를 보이며 시티은행·농협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 연체율(0.48%), 고정이하여신비율(1.31%)도 타 은행에 비해 가장 안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카드부문은 2위권과 격차를 벌리며 1위로 군림하고 있다. 올 상반기 기준 신한카드 사용 실적은 약 60조원에 육박해 전체 카드사 실적의 21%를 차지했다. 2분기 기준 총 자산도 21조8700억원으로 1위다.
KB카드의 추격도 만만치않다. 지난 2월 어 회장의 특단으로 분사를 한 KB카드는 단숨에 삼성·현대카드를 제치고 업계 2위로 치고 올라왔다. 아직 삼성·현대카드를 압도하고 있지는 못해 2위 자리를 놓고 엎치락 뒤치락 중이긴 하지만 분사 후 1년이 채 안된 시점을 감안하면 성장세가 눈에 띈다. 은행부문은 신한지주가 추격하는 입장이라면 카드부분은 추격을 받고 있는 모양새다.
그러나 신한지주의 힘은 카드사 뿐만 아니다. KB지주를 포함한 타 지주사들의 은행부문이 90%에 육박하는 반면 신한지주는 은행부문 70%, 비 은행부문 30%로 고른 활약을 보이고 있다.
신한금융투자는 3분기 22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특히 ELS(주가연계증권) 부문은 2009년 11위에서 2년만에 3위로 뛰어올랐다. 차별화된 파생상품 운용전략이 제대로 먹혀들었다는 분석이다.
이외 신한생명의 총 자산은 2분기 기준 13조원으로 업계 4위권을 형성하고 있다. 삼성생명이 독보적 1위임을 감안하면 대한·교보생명을 제치고 언제든지 2위로 치고 올라올 수도 있다. 한 회장은 신한생명 부회장 출신으로 지난 10월 한 회장도 보험을 비롯한 비 은행권에 집중할 뜻을 밝힌바 있다. KB생명의 자산은 약 4~5조원 수준이다.


◇KB, 은행에만 치우쳐…신한, 해외진출 다각화 모색


어 회장은 이명박 대통령의 고려대 2년 후배로 취임시부터 ‘낙하산 인사’에 휩싸였지만 강력한 카리스마를 바탕으로 이 같은 논란을 잠재웠다. 한 회장은 1982년 신한은행 창립멤버인 ‘신한맨’으로써 취임전 라응찬 전 회장·신상훈 전 사장·이백순 전 행장간 사태에도 불구하고 부드러운 리더십을 바탕으로 조직을 하나로 만들었다는 업계의 평이다.
어 회장은 은행부문 강력한 인프라는 바탕으로 조직개편 등을 통해 실적을 끌어올렸다. 어 회장은 지난 1월부터 대학교 내에 ‘락(樂)스타존’을 신설하고 ‘잠재고객 확보’에 나섰다. 락스타존은 내부를 카페처럼 꾸미고 예·적금 및 카드발급 등의 업무만 할 뿐 대출 등은 하지 않고 있다. 지난달 기준 락스타존 계좌는 20만좌를 돌파했으며 예치금액도 400억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대학생 고객이라는 측면에서 수익성 부문은 취약할 수 밖에 없다. 노조도 이같은 점을 우려한바 있다.
이에 KB국민은행 관계자는 “락스타존의 목표는 수익 창출보다는 대학생이라는 미래 잠재고객을 유치하는 것”이라며 “유지비용도 일반 영업점의 4분의 1수준으로 많이 들어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KB투자증권과 KB생명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특히 KB생명은 방카슈랑스 주력으로 이 조차도 은행의 의존도가 높다. KB지주의 은행부문은 확실히 우위에 있지만 타 부문이 상대적으로 취약해 이는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이다.
신한지주는 해외영업 확대에 주력할 예정이다.
한 회장은 지난 9월 “국내 경제 저성장과 고령화 추세를 감안하면 아시아 진출은 미래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일”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신한은행은 8월 말 기준 전 세계 14개국에 54개의 영업 네트워크를 확보하고 있다.
지난 2007년부터 글로벌 사업 확대에 나선 신한은행은 캄보디아에 신한크메르은행을 설립한 것을 시작으로 2008년에는 중국·카자흐스탄, 2009년 일본·베트남 등 해외진출에 주력하고 있다. 현재는 중국을 비롯해 인도네시아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양 사 모두에게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인수가 새로운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하나금융의 강점인 소매금융과 외환은행의 해외망이 내는 시너지 효과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비록 점포수와 고객수에서는 아직 이들에 미치지는 못하지만 현재 김승유 하나금융 회장은 동양생명 인수까지 추진하고 있어 KB지주와 신한지주는 방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특히 해외진출을 노리는 신한은행은 외환은행과의 경쟁의 예상된다.
이 밖에 4대 지주사 모두 저축은행을 인수하는 등 2금융권 경쟁도 본격 불붙을 것으로 보여 2012년도 4대 지주사간 경쟁은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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