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업계 사행성 논란 끊이지 않는 이유
정동진
jdj@sateconomy.co.kr | 2018-05-18 13:13:34
[토요경제=정동진 기자] 과거 모바일 게임 전성시대는 가볍게 즐길 수 있는 퍼즐이나 SNG였다. 최근에는 흥행 코드로 RPG가 두드러지면서 확률형 아이템, 일명 뽑기 아이템이 사행성 논란 때문에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뽑기는 곧 도박이라는 사회적 인식까지 더해지면서 모바일 게임 서비스 업체들은 진퇴양난에 빠졌다. 자율규제라는 명목으로 뽑기 확률을 공개했지만, 환호보다 질타가 많다.
그 이유는 두 자릿수 퍼센트 수준이 아닌 로또 1등 확률과 비교될 정도로 소수점 네 자리 확률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오히려 모르고 뽑았던 시절이 좋았다고 말하는 유저들이 많을 정도로 RPG의 뽑기 아이템은 경마와 카지노 적중 확률과 함께 언급된다.
그러나 이면에는 각종 이해관계가 얽혀 있다. 일반적인 앱 생태계라고 불리는 국내 양대 오픈마켓(애플 앱스토어, 구글플레이)을 주축으로 형성된 유통구조에서 오는 구조적 문제에서 비롯된다.
현재 애플 앱스토어와 구글플레이는 마켓 수수료가 30%다. 나머지 70%는 게임 서비스 업체에 돌아간다.
문제는 수수료를 제외한 70%로 또다시 계약 관계에 따라 배분이 달라진다는 점이다.
게임을 개발한 회사와 이를 서비스하는 업체가 체결하는 퍼블리싱 계약은 수익 배분 비율이 천차만별이다. 과거 '개발 4 : 서비스 6'에서 조건에 따라 3:7이나 5:5로 조정될 수 있지만, 개발과 서비스를 자체적으로 하지 않는 한 중소 개발회사는 이러한 구조를 벗어날 수 없다.
여기에 for Kakao라는 타이틀로 카카오 게임으로 출시되면, 카카오는 21%의 입점 수수료를 받는다. 단 매출 3000만 원 이하는 수수료가 0%다.
예를 들어, A라는 개발회사가 B라는 회사와 퍼블리싱 계약(3:7 조건) 후 for Kakao로 구글 플레이에 출시했을 때 1000원짜리 아이템을 판매할 경우, 개발회사의 매출 비중은 다음과 같다.
개발회사 14.7%, 카카오게임 21%, 구글플레이 30%, 서비스 업체 34.3%로 개발회사는 147원이다. 이 금액도 바로 입금되는 것이 아니라 서비스 업체와 정산을 거치게 되면 100원 미만이다.
일반 버전으로 출시한다면 구글플레이 30%, 서비스 업체 49%, 개발회사 21%로 개발회사는 210원이다.
그래서 서비스 업체들이 회사 내 개발 스튜디오가 있다면 자체 서비스를 진행하하면서 for Kakao를 꺼렸다. 게임빌과 컴투스가 하이브라는 플랫폼에 자사의 게임을 서비스하는 이유도 비슷한 맥락이다.
계약보다 자체 개발 인력으로 게임을 개발하고, 이를 서비스해서 자사의 플랫폼과 연동해 오픈마켓에 등록한다면 70%는 보장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개발부터 서비스까지 한 번에 진행할 수 있는 게임업체가 소수에 불과, 나머지는 구조적 문제를 안고 있는 현실이다. 그 결과 사행성 논란으로 비난의 대상이 되더라도 매출을 위해 확률형 아이템을 선보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게임업체 관계자는 "대형 업체는 별다른 상관이 없지만, 중소 업체는 어쩔 수 없다. 욕만 먹고 돈도 벌지 못할 바에 욕먹고 돈까지 버는 회사가 낫다. 잘나가는 게임이라도 있어야 다음을 기약할 수 있고, 회사가 살아야 차기작도 개발할 여력이 생긴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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