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혜-철수, '오로지 대권'

與, 박근혜 조기 등판 유력…안철수, 대선직행 가능성 시사

전성훈

indijeon@naver.com | 2011-12-12 10:54:47

[토요경제 = 전성훈 기자] 유승민·원희룡·남경필 의원의 최고위원직 동반사퇴로 사실상 한나라당의 홍준표 대표 체제 가 붕괴되면서 하나라당 안팎의 눈길은 박근혜 전 대표에게 모아지고 있다.


4.27재보궐선거 패배로 안상수 대표가 물러난 뒤 등장한 홍준표 대표체제마저 10.26 서울시장 선거 패배로 위기에 빠지고 안철수 바람으로 박근혜 대세론이 깨지면서 소장쇄신파와 친박(박근혜계)내부에서도 박 전대표가 전면 등장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었다.


하지만 박 전대표가 조기에 무대에 오를 경우 집중공격 대상이 됨으로써 대선가도에 해가 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세를 얻지 못했었다.


박 전대표쪽은 내년 4월 총선에서 선거대책위원장 등의 직함으로 전면 등장하겠다는 생각이었다.온갖 갈등이 나타날 총선 공천 이후를 출격시점으로 잡은 것이었다.현.당헌.당규상 내년 대선에 출마하려는 인사는 대선 1년 6개월 전부터 대표 등 선출직 당직을 맡을 수 없게 돼 있다는 것도 장애요인이다.


박 전 대표 본인도 ‘지도부 사퇴’보다는 ‘민생예산 증액 등 정책쇄신이 우선“이라는 입장을 밝혔었다.


지난달 29일 의원총회에서 홍 대표가 “여러분 대다수의 뜻이 박근혜 전대표가 당대표에 복귀해서 쇄신과 총선을 지휘 한다는 쪽으로 결정되면 당권-대권 분리조항을 정지시키는 당헌 개정을 한 후 대표직에서 물러나겠다”고 ‘선방’을 날리고 결국은 재신임을 얻어낸 것도 이런 기류 때문이다.


그런데 ‘선관위 디도스 공격’ 사건 이후 분위기가 급변했다.‘대선작 차떼기’ 이상의 타격이 있을 수 있는 사건임에도 홍 대표가 “큰 집 살림을 하다 보니 바람 잘 날이 없네요” 라는 안일한 인식 아래 ‘의원실 차원의 사건’으로 대응 하면서 ‘홍준표 체제로는 안되겠다’는 인식이 확산됐고, 결국 최고위원 3명이 동반 사퇴 해버렸다.


박 전 대표쪽은 아직은 상황을 관망하고 있는 분위기다. ‘박 전 대표의 대변인’ 으로 통하는 이정현 의원은 ‘박 전 대표의 전면등장’ 여부를 묻는 질문에 “지금으로서는 할 말이 없다”며 지금으로서는 좀더 상황전개를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답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친박 중진 의원도 “‘홍준표 체제로는 더 못 간다’는 단계까지는 온 것 같은데 이후 비상대책위원회 같은 데서 논의가 모아지지 않겠느냐”며 신중한 태도를 보이면서도 :의원들과 당원들이 박 전 대표의 전면등장을 원하는 것은 분명해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유력 대선 후보가 당 쇄신작업에 직접 개입하는 것은 대선에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은 분명하지만 어쩔 수 없이 상황에 끌려가는 분위기” 라며 어떤 구도에서, 어떤 절차를 밟아나가야 할지 그리고 가장 중요한 건 본인의 의사인데 이런 점들이 분명해지려면 좀 더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홍준표 대표가 “사태 수습 후 사퇴 하겠다”며 즉각 사퇴를 거부함에 따라 박 전 대표로서는 조금은 시간여유가 생겼지만, 그 시간이 길지 않은 상황이다.


친박의 핵심으로 꼽히는 유승민 최고위원은 이날 사퇴기자회견에서 박 전 대표의 전면등장에 대해 “박 전 대표에게 말씀을 드려 본적은 없는데, 모든 당원들의 뜻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일반론‘ 으로 들리지만 위기상황에서의 조기등판이라는 점에서 ’당원들의 총의‘가 모아져야 하고, 이를 통해 ’대선 후보‘는 대선 1년 6개월 전부터 선출직 당직을 맡은 수 없다‘는 당헌 당규를 고쳐져야 한다는 뜻으로 해석 될 수 있다.


현재 한나라당 내에서는 △박 전 대표와 외부인사가 참여하는 비대위 또는 선거대책위 구성△전당대회 통해 새 지도부 선출 △재창당 주장 등이 엇갈리고 있다.


이들 중 원희룡 의원과 수도권 친이계를 중심으로 한 ‘재창당파’는 사실상 ‘박근혜 반대파’라는 점에서 박 전 대표가 전면에 나서여 할 경우 이들과 어떤 관계를 설정할지도 주목된다.


한편, 당의 쇄신에서 공감대를 형성했던 박근혜 전 대표 및 친박 진영과 소장 쇄신파가 일부 쟁점에서 이견을 노출하고 있다. 두 진영은 그동안 지도부 교체, 공천개혁 등의 정치쇄신보다는 복지 등 민생정책을 강화하는 정책쇄신으로 당 쇄신의 방향을 잡고 보조를 맞춰왔다. 특히 두 진영은 지난 5월 황우여 원내대표 선출 때부터 ‘연대전선’을 형성하고 당 쇄신을 견인해왔다. 최근에는 박 전 대표가 “지금은 정책쇄신에 집중할 때”라고 밝히자 쇄신파가 소장의원 모임인 민본21을 중심으로 민생예산 확보를 위해 소득세 최고구간 신설과 최고세율 40% 적용 등을 제안하는 등 호흡을 맞췄다.


그러나 대표적 당 쇄신안의 하나인 부자증세 문제에서 두 진영의 갈등은 불거지기 시작했다. 당 지도체제를 놓고서도 친박계에서는 현재의 홍준표 대표 체제가 유지돼야 한다는 견해가 다수인 반면 쇄신파에서는 대세가 형성되지 않은 채 의원별로 제각각의 입장을 개진했다. 쇄신파 일각에서는 ‘홍준표 체제’로는 내년 총선을 앞두고 의미있는 당의 변화를 이끌어낼 수 없다며 지도부를 교체하고 박 전 대표가 당의 전면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을 폈다.


그러나 박 전 대표는 현 시점에서 이 같은 자신의 ‘역할론’에 대해 부정적이다. 특히, 쇄신파 핵심인 정두언 의원이 박근혜 전 대표의 조기 등판론을 주장했고 이에 친박계가 적극 반박하면서부터 양측의 갈등은 정 의원이 “최경환 의원이 지난 9월 ‘10·26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배하면 홍 대표를 내려 앉히고 박 전 대표를 중심에 세우자’고 제안했다”고 주장하면서 더욱 증폭됐다.


결국 홍준표 대표의 재신임을 두고 쇄신파 일각에선 “10·26 서울시장 선거에서 심판받은 홍 대표 체제를 끌고 가겠다는 발상은 한나라당 특유의 무사안일의 발로”라고 꼬집었다. 수도권 한 의원도 “현 지도부 유지는 공천권을 쥐려는 홍 대표 욕심과 내년 총선 이후 전면에 나서야 유리하다는 친박근혜계의 착각이 만들어낸 산물”이라며 직격탄을 날렸다.


▲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좌)와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

◇안철수 내심은 출마, 이미 굳힌 듯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신당 창당설'을 부인하기 직전 박원순 서울시장을 만난 것으로 확인돼 향후 안 원장의 행보에 박 시장이 어떤 영향을 미칠 지에 정치권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박 시장은 지난달 27일 안 원장을 만나 '신당 창당 등은 바람직하지 않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고 한다. 이 날은 안 원장이 기자회견에서 '강남 출마설'과 '신당 창당설'을 부인하기 불과 나흘 전이다.


박 시장은 안 원장이 서울시장 선거에서 도움을 준데 대한 감사의 인사를 전하기 위한 자리였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하고 있다.


그러나 정치권에서 '제3신당론'이 연일 제기되던 시기에 회동 직후 안 원장이 신당 창당 가능성을 일축했다는 점은 눈여겨 볼 만한 대목이다.


그동안 안 원장의 멘토로 불리던 법륜 스님,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 등 정치권 외곽 인사들과 여야를 넘어선 제3세력 구축을 도모했지만 안 원장은 침묵으로 일관해 왔다.


결과적으로 안 원장이 이들의 요청을 외면하고 박 시장의 의견을 수용해 입장을 정리한 모양새가 됐다. 현재 안 원장의 가장 중요한 정치적 동반자가 박 시장임을 확인한 셈이다.


박 시장의 한 측근은 "안 원장과 박 시장은 이제 우호적으로 공존하는 사이가 됐다"며 "정치적으로 뜻을 함께 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안 원장의 성공은 박 시장에게 큰 정치적 자산이 됐다. 박 시장의 성공은 안 원장의 가능성을 평가하는 기준이 된다는 점에서 두 사람이 공동운명체로 연결돼 있다는 것이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안 원장이 신당 창당 가능성을 부인한 만큼 내년 총선 이후 박 시장이 참여하는 야권 통합 신당에 힘을 보탤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안 원장이 한나라당과는 분명한 대립각을 세웠고, 법륜 스님과 윤 전 장관은 신당 창당 움직임을 접었기 때문에 남아 있는 대안은 많지 않다는 것이다.


하지만 안 원장의 정치참여 여부는 아직도 불확실하다는 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박 시장 측근은 "야권 통합이 대통합이 아닌 중통합에 그치고 있는 만큼 안 원장이 지금은 지켜보겠다는 생각이 큰 것 같다"며 "박 시장도 같은 생각"이라고 말했다.


박 시장도 '혁신과통합'에 참여하고는 있지만 야권 통합이 '민주 통합'과 '진보 통합'의 양 갈래로 나뉜 상황에서 어느 한 쪽을 선택하는 것에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는 이날 박 시장이 이 자리에서 안 원장이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박 시장이 승리하는 데 결정적인 도움을 준 것에 대한 감사 인사를 했다고 밝혔다.


박 시장도 안 원장과의 만남 사실을 이날 진행된 시의회 도시관리위원회 의원들과의 오찬 간담회에서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류경기 서울시 대변인은 “박 시장이 선거를 치르면서 느꼈던 여러 소회와 덕담을 안 원장과 우호적으로 나눴다”고 당시 분위기를 전했다.


류 대변인은 그러나 “정치적 함의를 가진 자리가 아니라 보선에 대한 사의를 표명하는 자리였을 뿐”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하지만 류 대변인의 설명과는 달리 이 자리에서 박 시장이 안 원장에게 “신당 창당 등은 바람직하지 않을 수 있다”는 의견을 전달하는 등 본인의 ‘정치 경험담’을 전한 것으로 밝혀졌다.


안 원장이 박 시장과 만난 4일 뒤인 지난 1일 ‘신당 창당 없다. 총선 출마 안 한다’는 내용의 기자 회견을 연 것에 박 시장의 ‘정치 경험담’이 작용했을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안 원장이 향후 정치 행보에서 박 시장과 함께 할 것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가진다.


지금까지 안 원장의 ‘정치적 멘토’로 알려졌던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 법륜 스님 등의 안 원장과의 관계가 이전 같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안 원장과 박 시장의 ’밀월 관계‘에 정치권의 이목이 더욱 쏠리게 될 전망이다.


당시 만남은 박 시장의 요청에 따라 배석자 없이 극비리에 이뤄졌고 두 사람은 차 한 잔을 나누면서 대화를 이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안 원장은 박 시장에게 서울시장 후보 자리를 양보한 데 이어 지난 10월 24일 오후 박 시장 후보의 선거캠프를 전격 방문해 박 후보 지지를 공개 선언하며 ‘응원 편지’를 전달했다.


지난 5월 시작된 안 원장의 '청춘콘서트'를 기획한 법륜 스님은 그동안 정치권 외곽에서 신당 창당을 준비했던 것으로 알려져 왔다. 그러나 안 원장은 지난 1일 "조금도 그럴 가능성이 없다"고 했었다. 이에 대해 법륜 스님은 "국민운동에 대해 의논하다가 그것도 안된 상태인데…(무슨 신당이냐)"라고 말했다.


그는 강연에서 "꼭 새로운 정치 세력이 나와야 된다는 게 해법이 아니라 기존 정치 세력이 잘하게 되면 국민들의 (변화) 요구가 떨어질 것"이라며 "(선거에) 새로운 인물만 나온다고 새로운 게 아니고, 새 사람이 무조건 좋은 것도 아니다. 주장이 새로울 때 좋은 것"이라고 했다.


그는 안 원장이 총선에 나서야 한다는 정치권의 요구가 이어지고 있는 데 대해서도 "남보고 이래라저래라 하기보다 국민 여론을 수렴해서 각자 자기가 어떻게 할 건가 먼저 생각해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MB, 남은 1년 레임덕 최소화로 일관


이명박 대통령이 서있는 권력기반이 전방위로 요동치고 있다. 이 대통령을 지켜주던 한나라당 ‘홍준표 체제’는 ‘선관위 디도스 공격’ 으로 진퇴양난에 빠졌다.


여당내 쇄신그룹은 이 대통령을‘타깃’으로 삼아 중립내각 구성 등 국정쇄신을 촉구하고 있다. 친박(친박근혜)계는 조기에 당권을 접수하거나 독자세력화에 나설 태세다. 야당도 대통령과 대화를 거부하고 전면 투쟁일변도로 나서고 있다. 이 대통령의 레임덕(임기말 권력누수) 현상이 심화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이 대통령의 레임덕 현상은 여권의 권력지형 변화에 따라 그 가속화를 달리할 것으로 전망된다. 측근비리, 내곡동 사저 논란, 10·26 서울시장 재보선 패배 등과 맞물려 이미 레임덕은 시작됐다는 게 정치권의 지배적 시각이다. 다만 여당내 어떤 계파가 실권을 잡느냐에 따라 정도의 차이는 있을 것이란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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