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고강도 대책에 부동산 시장 ‘꽁꽁’

주택거래 절벽에 분양시장도 대규모 미달 ‘속출’
“경기침체, 대출·세금 규제…매수 회복 쉽지 않아”

김사선

kss@sateconomy.co.kr | 2019-03-28 14:05:19

[토요경제=김사선 기자] 정부의 고강도 부동산 대책의 후폭풍이 부동산 시장을 강타하고 있다. 아파트에 이어 상가·오피스텔 거래량도 곤두박질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에는 고분양가에 대출까지 막히면서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서도 미분양이 발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일반 아파트시장이 일정 부분 조정기에 들어간 상황에서 주택 거래절벽 현상이 실수요자 위주로 재편된 분양시장에까지 확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8일 건설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최근 신규 분양 아파트 단지들이 경기침체, 대출규제 강화, 고분양가 등으로 미분양단지가 늘어나면서 부동산시장 침체가 본격화되고 있다는 경고가 나오고 있다.


3월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발표한 바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지방 민간아파트의 초기분양률은 평균 61.4%에 그쳤다. 지방의 경우, 충북이 93.3%, 전북이 89.4%로 성공적인 분양을 한데 비해 충남이 52.7%, 경북이 56.1%에 그쳤으며, 강원은 41.5%, 경남은 33.3%로 아주 저조했다.


또 금융결제원 아파트투유에 따르면 올 들어 분양한 62개 단지 가운데 절반인 33개 단지만 전 주택형이 마감됐다. 나머지 절반에 가까운 29개 단지는 순위 내 마감에 실패하거나 대규모 미달 사태가 빚어졌다.


청약 불패 신화를 이어갔던 서울에서도 2년 만에 미분양 단지가 나왔다. ‘e편한세상 광진 그랜드파크’ 115㎡A~C형은 1순위에서 미달됐고, 115㎡D형은 끝내 완판을 하지 못했다.


청약경쟁률도 크게 낮아졌다. 올해 1~2월 평균 아파트 청약 경쟁률은 전국 12.2대 1, 수도권과 지방이 각각 2.8대 1, 23.4대 1을 기록했다. 수도권 청약경쟁률은 2015년 이래 가장 낮은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미분양 발생 원인으로 시세와 큰 차이가 없는 고분양가와 정부의 대출규제를 꼽았다.


건설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지나치게 오른 가격으로 불안한 상황에서 분양시장에서도 섣불리 매수에 나서기 부담스러운 상태”라며 “여기에 분양물량이 뜸해지고 이전 분양물량과의 시차가 1년 이상 벌어지면서 분양가 역시 높게 책정된 것도 미분양 발생의 원인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최근 서울에서 유일하게 미분양이 발생한 광진구의 ‘e편한세상 광진 그랜드파크’ 전용 115㎡는 분양가가 9억원이 넘어 중도금대출이 불가한 점과 3.3㎡당 3300만원을 넘는 고분양가가 완판에 실패한 요인으로 꼽혔다. 당시 분양가는 광진구 전체 평균 아파트 시세보다 3.3㎡당 700만원가량 비쌌다.


상가, 오피스텔 등 상업·업무용 부동산도 거래도 꽁꽁 얼어붙였다. 지난달 월별 거래량이 33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상가정보연구소가 지난 21일 국토교통부 통계를 분석한 결과 2월 상업·업무용 부동산 거래건수는 2만 1,079건으로 전월(2만 6,580건) 대비 20.7% 감소했고, 전년 동월(3만 1,566건) 대비 33.2% 줄었다. 이 같은 거래량은 지난 2016년 5월(2만 984건) 이후 최저치이며, 2월 거래량으로도 2016년 1만 6,726건 이래로 가장 낮은 수치다.


상업·업무용 부동산 거래량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오피스텔의 거래건수도 소폭의 하락세를 기록했다. 지난달 한달 간 1만730건이 거래돼 전월(1만 3,850건) 대비 22.5% 감소했고, 전년동월(1만6233건)보다 33.9% 줄었다.


이상혁 상가정보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주택시장을 비롯한 전반적인 부동산 시장 침체가 상업·업무용 부동산 시장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경기 침체와 대출 및 세금 규제 등 악재로 인해 당분간 매수심리 회복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부동산 시장 침체 우려에 대해 정부는 주택시장 안정화에 기여하고 있다고 반박하고 있다.


최정호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는 지난 25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현재 부동산 시장 상황에 대해 9.13 대책 등의 효과가 서서히 나타나면서 안정세에 접어들었다고 진단했다. 다만 "시장에 충분한 유동성이 여전히 풀려져 있어 시장 안정세가 아직 확고하지는 않다"고 분석했다.


그는 "부동산 급등 시기에 (집값이) 오른 것에 비하면 상당히 못 미치는 수준"이라고 강조했아. 이어 "집값 하락세가 충분치 않고 더 떨어져야 한다"면서 "종합부종산세나 주택대출 규제 완화를 검토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는 일각에서 부동산시장이 장기침체가 우려된다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제기되고 있는 부동산 규제 완화책을 정면 반박한 것으로 풀이된다.


부동산업계도 서울은 일부 미달 주택형이 나오고, 청약경쟁률이 낮아졌지만 여전히 신규 아파트 분양으로의 수요 유입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어 크게 미분양이 속출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수도권에서는 이전에 비해 낮아진 청약경쟁률과 미달가구 증가 등이 나타나고 있으나 본격적인 분양시장 침체기에 진입했다고 판단하기는 이르다”면서 “정책과 시장상황에 따라서 수도권도 분양수요가 크게 늘어날 가능성은 여전히 잠재돼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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