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블랙홀 안철수, 대선으로 직행

'한나라당 부담?' 총선불출마 선언…총선 이후 본격 정치참여 시사

장우진

mavise17@hotmail.com | 2011-12-05 12:06:29

[토요경제 = 장우진 기자]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정치행보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최근 CBS보도를 통해 안 원장이 내년 4월 총선에서 강남지역 출마에 고심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정치권이 촉각이 곤두섰지만 이에 따른 파장이 커지자 안 원장은 직접 나서 총선 출마의사가 없음을 밝혔다.
그러나 정치권에서는 이를 두고 ‘대선 직행’을 염두해 둔 것이 아니냐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신당창설’과 ‘총선 불출마’에 대한 입장은 보였지만 ‘대선 불출마’에 대한 언급은 없었기 때문이다. 또 그 동안 안 원장이 보여온 행보와 주변인들의 이야기를 종합해봤을 때, 안 원장의 대선출마 가능성은 기정사실화 되는 분위기다.
일각에서는 총선출마를 고심했으나 이에 따른 후폭풍이 우려돼 본격 정치행보를 잠시 뒤로 미룬 것 아니냐는 의견도 나온다. 총선 패배시 자신뿐만 아니라 야권 전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신당창당·총선출마 안할 것…대선은 출마?


▲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
안 원장의 내년 총선에서 강남지역 출마설이 나온 것은 지난달 30일 CBS의 보도에서부터다. CBS에 따르면 안 원장과 가까운 한 전직 의원이 전화통화에서 “안 교수가 내년 총선과 관련해 주변의 얘기를 들으면서 정리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내년 출간예정인 안 원장의 에세이집 출판기념회를 1월초에 마무리 지으려는 것도 총선을 위한 포석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현행 선거법상 선거일 90일 이내에는 총선 후보의 출판기념회를 열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른 파장이 커지자 안 원장은 직접 나서 총선 출마 가능성을 공식부인, 사태진화에 나섰다.
안 원장은 지난 1일 기자회견에서 “신당 창당이나 강남 출마설 등 여러가지 설이 많은데 분명히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그럴 생각이 없고 조금도 그럴 가능성이 없다”고 밝혔다.
이어 “학교 일과 기부재단 설립 일만 해도 많다. 다른 일에 한눈팔 수 없다”고 말한 뒤 “정치 참여에 대해서는 더 이상 답하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다.
안 원장은 이날 그 동안 논란이 된 ‘신당창당’과 ‘총선 출마설’ 두 사안에 대해서만 입장을 표명했다. ‘대선 불출마’나 ‘정치참여 여부’ 등 여전히 세간의 관심인 부분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안 원장이 내년 12월에 실시되는 18대 대선 등 정치참여에 대한 여지를 남겨놓은 것이 아니냐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또 총선에서도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끼칠 수 밖에 없는 상황인만큼 총선 전후로 언제든지 정치판에 뛰어들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오히려 안 원장이 등판 시기를 연기했을 뿐 이미 정치 참여 의사를 밝힌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만약 정치권 진출 의사가 없다면 ‘정치를 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편 안 원장의 멘토로 알려진 윤여준 전 환경부장관은 지난 1일 불교방송 인터뷰에서 “(안 원장 강남 출마설과 관련해) 그것이 무슨 뜻인지, 근거가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면서도 “최근 안철수 신당 이야기가 나오는데 정치를 안한다는 말은 안하고 있다”고 말해 안 원장의 정치 참여 가능성을 점쳐 이목을 끌었다.

◇신당 창당은 안해·제3신당 출범시 참여여지 남겨둬


정치권에서는 안 원장의 신당창당설 일축·총선 불출마를 놓고 이에 대한 다양한 해석을 내놓고 있다. 공통적 입장은 총선 이후 본격적인 정치활동을 시작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우선 신당창당과 관련해서는, 안 원장 주도로 신당을 창당하지는 않겠다는 입장만을 표명한 것으로 제3신당 출범시 참여할 가능성이 남아 있다는 시각이다.
정치권에 대한 불신이 안 원장의 급부상을 불러온 만큼 자신에 대한 기대에 부응하려면 기존의 보수 진보 구도를 뛰어넘는 정치세력에 참여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안 원장이 서울시장 출마를 고려한 적은 있지만 창당은 장난이 아니라는 점도 알고 있다”며 “다만 4월 총선 결과에 따라 안 원장은 고민할 것”이라고 언급해 총선 이후 정치행보를 예상했다.
만약 박세일 한반도선진화재단 이사장,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 법륜스님 등 정치권 외곽 인사들이 ‘제3신당’ 창당에 뛰어들 경우 정치권은 ‘빅뱅’ 수준의 혼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안 원장이 향후 정치권 개편 과정을 지켜본 뒤 자신과 뜻이 맞는 정치 세력에 합류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한편 민주당과 ‘혁신과 통합’ 측은 야권 통합 신당에 안 원장이 합류할 가능성이 높아진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안 원장이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과정에서 이미 한나라당과는 함께 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고, 안 원장의 정치적 동반자가 돼버린 박원순 서울시장이 야권 통합에 참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강남 불출마, 한나라당 텃밭 부담…후폭풍 우려 분석


안 원장 멘토로 통하는 윤 전 장관, 김종인 전 청와대 경제수석 등이 인터뷰에서 ‘총선에 나와 정치현실을 부딪혀 보라’고 독려했음에도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것을 놓고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총선결과에 따른 후폭풍이 우려되는만큼 ‘무리수’를 던지지 않았다는 시각이다. 또 굳이 총선에 나오지 않더라도 직·간접적 영향을 끼치게 되는 상황이니만큼 총선을 건너뛰고 대선직행을 택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만약 안 원장이 강남지역 총선 출마 후 승리할 경우, 이 후 안 원장의 정치행보는 탄탄대로를 예상할 수 있다.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에도 보다 안정적인 우위를 점할 것으로 보여 대권에도 한발짝 다가가게 된다.
그러나 강남지역은 한나라당 텃밭인 만큼 승리를 장담할 수는 없는 지역이다. 한나라당은 강남지역에서 한 번도 의석을 뺏긴 적이 없다. 안 원장이 한나라당이라는 벽을 넘지 못할 경우 자신의 정치적 입지는 물론 야권 전체의 입지가 흔들릴 수 있다. 지난 4·27 분당을 보궐선거,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연이은 승리로 기세가 오를대로 오른 야권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이야기다.
실제 일부 정치관계자들은 안 원장이 내년 4월 총선 이후 대선 출마를 위해 본격적으로 정치활동을 벌일 것이란 관측이 내놓기도 했다.
시사평론가 유창선 박사는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안 원장은 내년 총선이 끝날 때까지 정치에 뛰어들지는 않을 것”이라며 “총선이 지난 뒤 대선 출마 여부에 대한 결심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사평론가 고성국 박사는 “안 원장이 만약 정치에 입문한다면 총선이 끝난 시점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으며,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도 “내년 7~8월 즈음에 대선 후보가 결정될텐데, 안 원장이 대선 출마를 한다면 그 즈음이 될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선 직행 가능성 높아져


최근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지난달 21일부터 25일까지 전국 19세 이상 유권자 375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대선 후보 지지율에서는 안 원장은 29.6%로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26.0%)를 따돌리고 1위를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상황에 안 원장은 현재 대권에 있어 ‘보증수표’ 격으로 여야를 막론하고 영입 1순위로 꼽히고 있다.
최근 문재인 ‘혁신과 통합’ 대표는 안 원장과 야권통합 신당 참여를 요청하기 위해 접촉했다는 설이 돌아 한바탕 곤욕을 치루기도 했다.
문 대표의 한 측근은 한 언론과의 통화에서 “지난달 6일 문 이사장이 청춘콘서트 게스트로 참석해 법륜스님을 만났던 것을 두고 나온 얘기인 것 같다”며 “청춘콘서트를 주관하는 분이 법륜스님이다 보니 자연스럽게 만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법륜스님과의 만남에서) 통합 신당 참여를 타진했다고 볼 만한 대화는 없었던 것으로 안다”며 “야권 통합이 진행되고 있으니 자연스럽게 진행 상황 등에 대해 얘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원희룡 한나라당 최고의원, 김문수 경기도 지사 역시 안 원장에 수차례 러브콜을 보낸 것은 익히 잘 알려진 사실이다.
원 최고의원은 서울시장 선거 이전부터 안 원장의 영입을 강력히 추진했으며, 심지어 최근에는 “안원장이 대통령을 못할 이유가 없다”는 발언이 논란이 돼 당내 갈등을 가져오기도 했다.
또 김 지사는 “안 원장 아버지 인터뷰 기사를 보니 아버지부터 부인까지 모두 한나라당 성향이더라”며 “안 원장은 나보다 더 한나라당에 적합한 사람”이라고 말해 안 원장 영입을 적극 주장하기도 했다.
현재로서는 안 원장이 총선을 건너뛰고 대선으로 직행할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이다.
야권 관계자는 “안 원장은 일찍 링 위에 올라올수록 손해”라며 “정치권의 공세에 노출되는 기간을 최소한으로 줄이고 대선으로 직행해야 이길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재산 사회 환원 등은 이미 정치적 행보로 해석할 수 있다는 게 중론이다. 안 원장은 이런 방식으로 앞으로도 정치권에 영향력을 행사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 일각에선 내년 총선에서 야권 통합 신당이나 제3신당이 안 원장과 가까운 인사들을 공천하고, 안 원장은 박원순 서울시장을 지지했던 방식으로 지원 유세를 하면서 총선에 대한 영향력을 행사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한편 한나라당은 안 원장에 대해 정치를 할지 말지 명확히 밝히라며 내심 불편한 심기를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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