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점유율 1위 골프존, 독점횡포 논란
점주에게 시설개선비 등 떠넘기기등 석연찮은 불공정 행위
홍성민
seongmin215@naver.com | 2013-08-26 16:14:30
골프존, 스크린골프 시장 91.4% 시장점유 갑의 위치
점주들, “골프존 부당하게 네트워크 이용료를 위·수탁”
공정위, 골프존 우월적 지위 횡포 여부 집중 조사계획
[토요경제=홍성민 기자] ‘갑의 횡포’가 골프업계까지 번졌다. 스크린골프 기기 제조·판매 시장점유율 1위 골프존(대표 김영찬)이 스크린골프장 점주들에게 불공정계약을 이행해온 것으로 알려지면서 독점적 지위를 내세워 ‘갑질’을 부리고 있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이에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 8일 골프존의 불공정계약 행위 여부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공정위 대전사무소는 골프존의 불공정 행위에 대한 신고가 접수됨에 따라 이날 대전시 유성구 소재 골프존 본사에 직원을 보내 현장조사를 실시했다.
골프존은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 비용이나 네트워크 이용료를 스크린골프장 점주들에게 떠넘기는 등 불공정 행위를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공정위는 이를 바탕으로 골프존이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점주들에게 부당한 이익을 저질렀는지의 여부를 집중 조사할 계획이다.
◇스크린골프장 점주들 “독점 지위 이용한 ‘갑의 횡포’”
스크린골프장 점주들은 골프존이 독점적인 지위를 이용해 ‘갑을 관계’를 형성하고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 과정에서 엄청난 폭리를 취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골프존은 국내 스크린골프 시장에서 91.4%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어 경쟁업체는 물론 점주들과의 관계에서도 우월적 위치에 있다.
점주들에 따르면 골프존은 정기적으로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를 실시하면서 개별 매장 점주들에게 폭리 수준의 업그레이드 비용을 요구했다. 업그레이드 비용을 합리적으로 책정하지 않고 높게 올려 ‘을’인 점주들에게 떠넘기는 ‘갑’의 횡포를 벌이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 2월 최신 모델 기계 ‘비전’이 출시된 후 골프존은 한 기기 당 2000만원이던 업그레이드 비용을 아무런 이유 없이 3500만원으로 인상했다. 1년 만에 75%나 오른 셈이다. 또한 ‘비전’의 전 단계 모델인 ‘리얼’ 역시 2년 만에 140만원에서 500만원으로 올랐다.
하지만 점주들은 이에 불만을 갖고 있어도 마음 놓고 반대할 수 없는 상황이다. 골프존은 기계가 아닌 골프 경기를 위한 소프트웨어와 데이터를 온라인 서비스로 제공하고 있기 때문에 점주들의 반대로 골프존이 온라인 서비스를 해지해버리며 스크린골프장을 제대로 운영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점주들은 “골프존이 경쟁업체가 거의 없는 독과점 형식이다 보니 일방적으로 온라인 서비스를 해지하면 점주들이 어렵게 마련해 산 기계가 무용지물이 되고 말 것”이라고 토로했다.
또한 점주들은 ‘상권보호’ 문제에 대해서도 울분을 토했다. 한 점주는 “최근 스크린골프장이 우후죽순 생기면서 경영여건이 상당히 악화됐다”고 시장 확대에 따른 피해를 하소연했다.
현재 국내에서 골프존 기계를 사용하는 스크린골프장은 5300여 곳이다. 수많은 가맹점을 거느린 편의점을 제외하면 그 다음으로 많은 수의 가맹점을 갖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한 건물에 두 개 이상의 스크린골프장이 들어서는 일이 허다하다보니 손실을 볼 수밖에 없다는 게 점주들의 주장이다.
골프존과 골프장스크린 점주들 간의 이 같은 갈등은 이번만이 아니다.
앞서 점주들은 지난 2011년 7월 공정위에 골프존과 맺은 이용약관에 대한 수정을 요청하는 약관심사를 제출한 바 있다. 점주들은 당시 이용약관에 부당한 업무행위나 신의성실 원칙에 반하는 내용이 담긴 조항이 있다며 28개 조항의 삭제 및 수정을 요청했었다. 공정위는 이를 받아들이고 조사를 실시해 올해 2월 약관심사를 발표했다. 공정위는 약관심사 대상 28개 조항 중 14개 조항에서 위법성을 인정했다.
하지만 ‘네트워크 이용료’에 대한 문제는 시정하지 않아 점주들의 불만을 샀다. 네크워크 이용료는 스크린골프장에서 서비스를 이용한 고객들이 골프존에 내는 금액이지만, 실제로는 점주들이 대신 골프존에 이용료를 납부하고 있는 상황이다. 점주들이 골프존에 선납으로 캐시를 구매하고 고객들로부터 이를 메우는 방식이다. 이 때문에 점주들은 고객들이 카드로 서비스 이용료를 지불할 때 생기는 수수료도 부담하게 된다. 이에 점주들은 공정위에 골프존이 부당한 방법으로 네트워크 이용료를 위·수탁하고 있으며, 위·수탁 계약 시 별도의 절차에 따라 시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을지로위원회 “골프존, 시장지배력 악용해 횡포 일삼아” 비판
골프존과 스크린골프장 점주들 사이의 ‘갑을’ 문제는 정치권에서도 제기된 바 있다.
민주당 ‘을지로(을 지키는 길)위원회’의 이상직 의원은 지난 6월17일 정무위원회에서 “골프존이 규제 사각지대를 악용해 스크린골프장 점주들에게 여러 불공정행위를 자행하고 있다”고 폭로했다. 이 의원은 “골프존이 점주들에게 업그레이드 비용 떠넘기기, 네트워크 이용료 선납 강요 등 ‘갑의 횡포’를 부리고 있다”며 “실제로는 프랜차이즈 영업을 하면서 스크린골프 장비 제조 판매 업체로 행세하며 법망을 피해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업그레이드 비용과 관련해 “골프존은 업그레이드를 하지 않으면 도태될 수밖에 없는 업계의 특성을 악용해 터무니없는 업그레이드를 강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네트워크 이용료 선납에 대해 “매장 업주들의 사업권을 침해하는 행위”라며 “골프존이 우월한 시장 지배적 지위를 이용해 횡포를 부리고 있음에도 공정위가 시정은 고사하고 수수방관하고 있는 셈”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번화가 일대에는 1.5km 내에 16개의 매장에 골프존 제품이 있거나 한 개동 30개 매장에 난립하는 등 골프존이 상권보호에 등한시하고 있다는 점도 꼬집었다. 이 의원은 “스크린골프장이 포화 상대에 이르러 일부 매장은 폐업 위기에 처해 있다”며 “골프존과 업주들 사이에 상생을 위한 해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골프존 “점주들의 일방적인 주장이다”
반면, 골프존 측은 이번 논란에 대해 점주들이 일방적인 주장을 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골프존 관계자는 업그레이드 비용 떠넘기기 의혹과 관련해 “이전에 제품가격에 대해 1년 동안 프로모션을 진행했는데, 당시 가격을 동일하게 2000만원에 했었다. 프로모션이 끝난 후에는 정상 가격을 연차에 따라 최소 100만원에서 최대 1000만원까지 올려 보상판매 하는 방식으로 가격을 받은 것일 뿐 비용을 떠넘긴 것은 아니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네트워크 이용료 선납 강요에 대해서는 “사실 네트워크 이용료를 이용자인 고객에게 부과를 하는 게 맞지만, 당시에는 점주들이 로그인하는 사람들도 많이 없었고 거의 50%가 로그인을 안 한 상황이랑 매장에서 불만이 많았었다”며 “지금은 오히려 VAN이라는 선납 업체랑 제휴를 맺어 미리 선포인트로 선납을 하면 선납급에 대한 8%의 페이백을 주고 있다. 우리가 페이백까지 주는 상황에서 어떻게 강요를 했겠나”고 설명했다.
이어 “점주들이 매번 선납 포인트를 체크를 해야 하니깐 번거로움을 덜어주기 위해 신한카드 등과 골프장 사업자 카드를 만드는 협약을 하기로 했다. 아직 출시는 안 됐지만 이런 노력까지 하고 있었는데...”라며 억울하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이 관계자는 또 을지로위원회가 상권보호에 등한시하고 있다는 주장에 대해 “직접 판매를 하는 경우 한 건물에 스크린골프장이 여러 개 있으면 절대로 기계를 팔지 않았다. 이는 영업하는 동안 한 번도 없었던 일이다”며 “이런 상황이 있다 해도 그건 다른 점주가 우리한테 샀다가 사업을 접고 다른 사람에게 되팔아 생긴 일일 것”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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