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갑질’ 해명…결백 or 오리발?
김소희
shk@sateconomy.co.kr | 2018-05-11 09:27:55
[토요경제=김소희 기자] 한진그룹은 9일 이명희 일우재단 이사장과 관련된 각종 '갑질' 의혹 등에 대한 해명자료를 발표했다.
해명자료는 "최근 이 이사장과 관련된 일련의 보도 관련, 일부 폭행 내용에 대해서는 그 사실을 인정하고 뉘우치며 피해자를 비롯한 모든 분들께 사죄드린다"고 시작했다.
그러나 "일부는 사실과 다른 내용으로 보도되고 있어 해명하고자 한다"며 18개 항목의 의혹을 나열하며 반박했다.
해명자료는 한진그룹이 각종 논란에 대한 이 이사장의 입장을 확인하고, 관련 당사자 진술 등을 거쳐 작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해명자료는 이 이사장이 그랜드 하얏트 인천 관련 직책이 없음에도 호텔 업무에 관여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조양호 회장 지시에 따라 컨설턴트 자격으로 호텔 정원 관련 사항을 점검한 바 있다"고 해명했다.
호텔 정원에서 '할머니'라고 부른 직원을 해고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당시 이런 상황이 있었던 것은 인정했지만, "해고는 사실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해명자료는 "2000년도 초반 호텔에서 모자를 쓰고 정원 일을 직접 한 바 있고, 당시 직원이 '아주머니 준비해야 하니 나가세요'해 웃으면서 방으로 돌아간 적이 있다"고 했다.
호텔 식당에서 설렁탕이 싱겁다고 폭언하고, 크루아상 크기까지 관여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손님으로서 설렁탕이 싱겁다고 이야기한 적은 있고, 이는 고객으로서 당연히 제기할 수 있는 사안"이라면서 "폭언을 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고 말했다.
"뷔페 크루아상 크기가 너무 커 투숙객들이 많이 남기는 것을 보고, 크루아상 크기가 조금 더 작으면 더 낫지 않겠느냐는 제언은 한 바 있다"고 덧붙였다.
호텔 등 직원에게 폭행을 일삼고 일부를 해고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호텔 지배인을 무릎 꿇렸다거나 정강이를 걷어찬 적은 없다"고 해명했다.
집 안 청소 순서가 틀리면 폭언했다는 보도도 "청소의 기본 상식은 창문을 열고 시작하는 것인데 그것을 안 지켜서 지적한 경우"라고 반박했다.
가정부가 폭언 등으로 일주일을 버티지 못하고 그만뒀다는 의혹과 관련해서는 "일주일 만에 그만둔 가정부가 있었으나, 자택에 키우는 강아지 네 마리를 함께 돌보기 힘들다는 이유였다"고 주장했다.
해외 지점장을 통해 회사 돈으로 물품을 구매하거나 억대 명품을 밀수했다는 의혹에는 "비서실을 통해 과일과 일부 생활필수품 등 구매를 해달라는 요청을 몇 번 한 바는 있다"고 일부 인정했다.
그러면서도 "모든 구매 금액은 직접 결제했으며, 해외에서 지점장이 개인적으로 구매했을 경우에는 반드시 비서실을 통해 사후 정산했다"고 밝혔다.
올해 초 항공기에서 커튼 때문에 승무원을 추궁했다는 의혹은 일부 인정하면서도 폭언이 아니라 '제언'을 했다고 주장했다.
제주도 제동목장에 백조(울음고니)를 밀수해 놓고, 관리 부실로 직원들을 윽박질렀다는 의혹과 제주도 올레 6코스를 자의적으로 막았다는 의혹도 부인했다.
대한항공 직원들은 "한마디로 어이가 없다"며 해명을 이해하기 어렵다고 입을 모았다.
직원들은 "이 지경이 되어도 사과 한마디 없이 변명만 일삼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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