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가 주유소, 그곳에 없는 것은?
"최저가, 최고의 서비스" 불필요한 서비스 없애
토요경제
webmaster | 2008-04-21 09:19:31
최고-최저 가격차 ℓ당 270원 "싼 주유소 찾아갈 것"
최근 치솟는 기름 값에 정부가 주유소 가격 공개 사이트 ‘오피넷’을 개설함에 따라 주유소별로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지난 15일 오전 9시부터 시행된 오피넷(www.opinet.co.kr)은 전국 주요소의 휘발유 및 경유 가격을 알려주는 주유소 종합정보 제공 시스템으로 저렴한 요금으로 주유를 하려는 사람들에게 폭발적인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에 따라 기름값이 비싸기로 소문난 주유소는 손님들의 발길이 뚝 끊기는 추세인 반면 기름값이 싸다고 확인된 곳은 줄을 서서 기름을 넣는 진풍경이 벌어지고 있다.
평균 ℓ당 100원 이상 싸게 판다는 강남구 논현동의 성원주유소는 "원래부터 강남에서 싼 주유소로 유명했지만 가격 공개 이후 더 많은 손님이 몰려들고 있다"고 전했다.
이들 저렴한 기름값을 자랑하는 주유소들은 손님들에게 공짜로 나눠주는 서비스 등을 없애 최저 가격을 유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정유사를 통해 제일 싼 가격일 때 기름을 구입하는 방법도 이용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주유소별로 가격 천차만별
서울 강남구 도곡동에서 광화문으로 출근하는 직장인 이모씨는 그동안 출퇴근길에 집 근처 한티역 근처 주유소에서 주유를 했다. 이 주유소의 휘발유 가격은 ℓ당 1847원.
그러나 오피넷으로 집 근처 주유소를 검색해 본 다음부턴 논현동에 있는 주유소로 바꿨다. ℓ당 1679원에 판매하는 것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출퇴근 길목에 있는 주유소라 굳이 돌아갈 필요도 없었다.
이씨는 "출퇴근길에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면 싼 주유소를 찾는 것은 당연한 것 아니냐"며 "앞으로 단골 주유소를 바꿔야겠다"고 말했다.
지난 15일 11시 기준으로 등재된 주유소 가운데 가장 비싼 곳과 싼 곳의 가격차는 ℓ당 270원에 이르렀다. 전국에서 가장 비싼 곳은 경기도 광주시 삼거주유소로 휘발유 가격이 ℓ당 1870원이었다. 가장 싼 곳은 경남 창녕의 흥국주유소 등 31개소로 ℓ당 1600원이었다.
주유소 가격 공개의 반응은 즉각적으로 나타났다. 소비자들이 ℓ당 5~10원 차이에도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에서 최저가 주유소로 알려진 대림동 GS계열 신일주유소에는 16일에도 손님이 문전성시를 이뤘다.
정유사별로도 기름값 차이가 분명하게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다른 기름값 공개사이트에 따르면 SK계열 주유소의 평균 휘발유 가격은 에쓰오일이나 GS계열 주유소보다 ℓ당 3원 안팎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평균 휘발유값이 ℓ당 1801원으로 서울시에서 가장 높은 강남구에서도 브랜드별로 가격 차이가 났다. SK계열 주유소의 평균 휘발유 가격은 ℓ당 1815원으로 GS계열 주유소보다 31원이나 비싸게 나타났다. 또한 서울 시내에서 가장 비싼 주요수 1~4위도 모두 SK계열 주유소가 차지했다. (16일 오후 2시 기준)
기름값이 비싼 축에 속한 한 주유소는 "가격 공개 후 손님이 평소보다 떨어졌다"며 "정유사에서 공급받는 가격이 떨어지지 않는 이상 무작정 가격을 낮을 수 없다"고 밝혔다.
최저가가 최상의 서비스
지난 16일 가격 공개된 뒤 손님들이 몰려든 대림동 신일주유소의 휘발유 가격은 ℓ당 1619원. 1700~1800원대를 기록 중인 다른 주유소들보다 200원 정도 싸게 팔고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이처럼 싸게 판매할 수 있을까? 답은 바로 불필요한 서비스를 없애는 것.
다른 주유소들이 각종 경품행사 등 서비스에 신경을 쓰는 것과는 달리 일체의 이벤트를 없애 가격 인상 요인을 최소화했다.
신일주유소 관계자는 "고유가 시대의 최상의 서비스는 바로 가격"이라며 "실질적으로 가격을 낮출 수 있는 방안을 궁리한 끝에 이 같은 전략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신일주유소의 최저가 정책은 인근 지역 주유소들에게 경쟁을 유발했다.
100미터나 떨어진 한 주유소도 같은 날 1619원이라는 가격을 내걸었다. 신일주유소의 최저가 정책에 가격 경쟁에서 밀리기 때문이다.
이 주유소도 신일주유소처럼 경품행사나 다른 부대 서비스를 크게 줄였다. 주유소 관계자는 "가격은 어쩔 수 없이 따라갔지만 위치가 나빠 여직원을 통한 친절서비스 등에 더 신경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오피넷에 가격 공지되기 전부터 싼 주유소라고 입소문이 난 곳도 있다.
영등포구 도림동의 한 주유소의 가격은 1609원. 오피넷에 가격이 공개된 최저가 주유소보다도 10원이 싸다. 이미 '서울에서 가장 싼 가격의 주유소'라고 소문난 상태다.
이곳의 특징은 할인 카드 적립이 되지 않는다는 점. 적립금만큼의 가격을 뺌으로써 고객들이 직접적인 혜택을 받도록 하고 있다.
주유소 관계자는 "손님들이 유일한 서비스인 100원짜리 휴지도 좋아하지 않는다"며 "단골 손님들에게 중요한 것은 가격과 품질"이라고 설명했다.
이 주유소의 또 다른 비결은 그때 그때 싼 가격을 제공하는 딜러들에게서 가장 저렴한 가격에 석유를 구입하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 오피넷의 가격 조정은 정오와 자정, 하루에 두 차례씩 이뤄지며 약 3~4시간 정도의 시차를 두고 조정 가격이 고시된다. 원하는 지역을 선택하면 해당 지역 주유소의 판매가를 모두 보여주며 주유소 이름으로 검색할 수도 있다. 또한 주유소의 위치를 지도로 표시해주고 가는 길도 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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