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민주화 시위, 이집트서 재점화

‘권력 이양·군부 퇴진’ 등 민주화 요구

최양수

webmaster@sateconomy.co.kr | 2011-11-28 13:59:19

[토요경제=최양수 기자] 튀니지 재스민 혁명으로 시작된 민주화 시위 ‘아랍의 봄’이 번지면서 지난 2월 호스니 무바라크 전 대통령의 30년 장기 독재정권이 마감했다.

무바라크에 충성하던 군부가 그를 버리고 시민편에 서면서 무바라크 퇴진에 결정적 계기가 됐다.

이후 군부는 이집트 정권을 장악하고 민간 정부로의 권략 이양을 더디게 진행해왔다.

이에 분노한 이집트 국민들은 이집트 수도 카이로의 타흐리르 광장에서 권력 이양을 하지 않는 군부의 퇴진을 요구하는 대규모 시위가 발생했다.

이 시위는 카이로 외에 알렉산드리아와 수에즈 등 다른 도시에서도 확산되는 등 이집트의 민주화 요구에 대한 민심이 다시 불타오르고 있다.

하지만 이집트 시위가 확산되면서 전세계 경제에 돌발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시위가 심화될 경우 수에즈 운하가 봉쇄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수에즈 운하는 전세계 해상운송의 8%를 차지하고 있으며, 국제 원유 수송의 중요한 길목이다.

이에 따라 국내 경제에도 악재가 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수에즈 운하 봉쇄 땐 국내경제 빨간불
이집트의 민주화 성지로 불리는 수도 카이로의 타흐리르 광장에서 지난 19일부터 군부가 발표한 헌법 제정 시안에 반대해 빠른 시일 내에 민간정부에 권력을 이양할 것을 요구하는 시위가 발생했다.

시위는 보수단체인 ‘무슬림 형제단’이 주도했으며 알렉산드리아와 수에즈, 키나 등 이집트의 다른 주요 도시들에서도 동시에 벌어졌다.

다시 시작된 이집트 시위는 진압 경찰이 최루탄을 발사하며 시위대를 해산시켰으며 이 과정에서 다수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그리고 경찰은 광장에 모였던 소수의 시위대를 몰아냈다.

그러나 시위자들이 다시 광장으로 집결해 돌을 던지며 격렬히 저항했고 경찰은 최루탄과 고무탄 등의 진압도구를 이용해 강경하게 맞대응했다.

정부의 유혈 진압으로 인해 이집트에서는 사망자, 부상자의 수가 시간이 지날수록 늘어나고 있다.

22일 현재 사흘 동안 진행된 시위에서 최대 35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고 부상자의 수도 1700명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집트 시위가 다시 발생하면서 전세계적으로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현 상황보다 사태가 더욱 악화될 경우 국제 유가는 급등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에서도 경제에 미칠 영향에 대해 분석하고 있다.

국제전문가는 “우리나라 무역 수지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이집트의 시위가 악화로 인해 수에즈 운하가 봉쇄될 경우 원유 수급 불안 등으로 경제에 좋지 않은 영향이 미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아직까지는 수에즈 운하 봉쇄가 현실화될 가능성을 가늠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수에즈 운하는 세계 물류의 중심축으로 국제 석유시장이 해운을 통해 이동하기 때문에 이곳이 막히면 국제 경제가 요동을 필 수 있다.

전 세계 해상운송의 8%를 차지하고 있는 수에즈 운하는 아라비아만 홍해와 지중해를 연결하는 국제 원유 수송의 중요 요충지다.

수에즈 운하를 통해 이동하는 원유는 전체 운송량의 16%를 차지하고 있으며, 하루 원유 수송량은 200만배럴 정도 된다.

우리나라의 경우 연간 9억배럴의 원유가 들어온다.

그렇기 때문에 원유가격이 배럴당 10달러만 상승해도 경상수지 적자가 90억달러에 이르게 된다.

당연히 수에즈 운하가 봉쇄될 경우 물류비에서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또한 원유뿐만 아니라 수출입부문에서도 타격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수에즈 운하를 통해 유조선이 많이 이동하지만 실제 전체 운송량의 절반가량 화물 컨테이너선이 통과하고 있다.

한국선주협회는 “수에즈 운하가 봉쇄되면 전세계 대부분의 선박 통항이 중단된다”고 밝혔다.

더불어 “우리 해운업계도 피해가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현재 등록된 국적 선박 850척 가운데 210여척이 수에즈 운하를 이용해 물류를 이송하고 있다.

수에즈 운하가 막히게 돼 아프리카 남단 희망봉을 돌게 되면 약 35~40일 정도 걸리던 부산~로테르담 항로가 45~50일로 10일 이상 운송 기간이 늘어난다.

그리고 40피트 컨테이너 운임이 2500달러에서 3500달러로 상승할 것으로 분석했다.

해운업계는 “실제 운하의 봉쇄가 이루어진다면 기간이 짧을 경우 경제에 미칠 영향은 미비하지만 장기화되면 운임을 올릴 수밖에 없고, 이에 따라 수출업체들은 추가 운임만큼 제품 가격을 상승하게 된다”며 “제품 가격이 올라가게 되면 소비자 가격의 상승과 맞물려 소비자들의 소비 심리 위축으로 내수 소비나 경제 전반에 악영향을 미친다”고 밝혔다.

이집트와의 석유제품 수출입 역시 문제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SK는 연간 310만배럴의 경유(2억8000만달러)를 이집트에 수출하고 있다.

그리고 SK, GS, 삼성토탈, 여천 NCC는 이집트로부터 연간 630만배럴의 나프타(5억1000만달러)를 수입하고 있으다.

하지만 수에즈 운하가 봉쇄되면 수출입 길이 막히게 된다.

한국무역협회는 “이집트는 수에즈 운하를 통해 세계 물류의 이동 경로로 많이 활용돼 왔다”며 “북아프리카 관문으로 그동안 유럽과 아프리카로 가는 물품 환적기지로 이용된 만큼 이집트 사태가 길어지게 되면 수출 등으로 인해 경제에 차질이 생길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집트 과도 내각 총사퇴…시위 최대 분수령 전망
튀니지 재스민 혁명으로 시작돼 중동과 북아프리카로 번진 민주화 시위로 인해 이집트에서는 지난 2월 호스니 무바라크 전 대통령이 시민 봉기로 축출됐다.

이후 오는 28일 이집트에서 처음으로 총선이 치러질 예정이다.

이집트의 정치집단과 학생들은 군이 헌법 제정 시안에 따라 권력을 이양하지 않고 집권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경계심을 늦추지 않았다.

하지만 모하메드 헤가지 정부 대변인은 현지 관영뉴스통신사인 메나를 통해 “현 정부 내각은 시민들의 죽음과 부상에 책임을 사퇴하겠다”고 말했다.

에삼 샤리프 총리가 최고군사위원회에 사퇴하겠다는 뜻을 밝히며 이집트 과도 내각의 총사퇴 의사를 밝혔다.

헤가지 대변인은 “샤리프 총리는 또 차기 총리를 선출할 때까지 업무는 이어갈 것이며 공식적인 발표는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21일 내각에서 전원 사직서를 제출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타흐리르 광장의 군중들은 환호를 터트렸다.

시위자들은 지난 2월 무바라크 정권 축출 이후 나라를 통치하고 있는 군장성 평의회의 우두머리인 후세인 타나위 야전 원수를 지목, “국민은 야전 원수의 추방을 원한다”는 함성을 연호했다.

지난 22일 탄타위 원수는 텔레비전 연설을 통해 “군최고평의회가 대변하고 있는 군은 통치할 욕구가 없으며 국가의 이익을 최고 상위에 놓고 있다.

만약 국민이 원하고 그 필요성에 관한 공적 국민투표 절차를 거친다면 군은 즉각 책임을 넘기고 국가를 방위한다는 본래의 의무로 복귀할 태세가 되어 있다”고 말했다.

정국 혼란이 계속되면서 오는 28일로 예정된 하원 선거의 연기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예정대로 치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앞서 군부는 정파 지도자들과 5시간 동안 회동했다.

참석자들은 군부가 내년 7월 1일까지 민정이양하겠다는 말을 했다고 했으나 탄타위 연설에는 들어있지 않았다.

군부는 내각 사퇴 후 ‘구국 내각’으로 대체할 의도라고 참석자들은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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