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꼼수…‘고객보다 내가 우선’

내년부터 월 30만원 이하 사용시 혜택제공 안해

장우진

mavise17@hotmail.com | 2011-11-28 13:31:42

[토요경제 = 장우진 기자] 최근 중소가맹점에 대한 수수료 인하 때문일까. 카드사들이 카드혜택을 받기 위한 최소조건으로 전월사용 실적을 20만원에서 30만원으로 상향 조정한다.
즉 각종 부가서비스를 제공받기 위해서는 30만원 이상을 사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고객들은 최소실적이 상향조정된 부분도 문제지만 공과금 등 사용여부는 실적에서 제외된다는 것도 부담으로 작용하게 됐다.
카드사들은 지난달에도 각종 부가서비스를 제한하고 나서 고객들의 빈축을 산 바 있다. 결국 수수료 인하 후 계속되는 서비스 제한으로 피해를 보는 것은 금융소비자들이라는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부가서비스 제공 기준 상향


카드사들이 무료 부가서비스 제공을 위한 고객 사용 최소실적을 30만원으로 상향한다. 기존에는 대부분 20만원이었으나 30만원으로 조정돼 고객들은 부담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KB국민카드 역시 굿데이 카드의 주유·통신·대중교통 등 할인서비스 조건을 기존 전월 실적 20만원에서 30만원으로 올렸다.
롯데카드는 ‘벡스(VEEX) 카드’ 서비스 제공을 위한 전월 이용실적을 30만원으로 올린다. ‘DC슈프림 카드’와 ‘DC스마트 카드’는 전월 이용액이 30만원~50만원일 경우 5% 할인해줬으나 내년 1월부터는 60만원 이상 실적이 돼야 할인혜택을 제공한다.
신한카드는 내년 3월부터 모든 카드의 이용액이 30만원(종전 20만원) 이상이어야 놀이공원과 요식, 영화, 할인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또 내년 4월부터 ‘신한 4050카드’ 사용시 제휴학원 10% 할인 서비스 조건을 기존 일시불·할부이용 금액 20만원에서 30만원으로 늘리기로 했다.
삼성카드는 내년 5월부터 1회 승인금액이 100만원을 초과할 때만 스마트오토서비스 캐시백을 지급하기로 했다. 기존에는 금액 제한이 없었다.
하나SK카드의 ‘빗팟’, ‘오토카드’는 3개월간 국내와 해외 사용금액이 30만원 이상이면 외식과 커피를 10% 할인서비스를 제공했으나 내년 1월부터는 전월 기준으로 20만원 이상으로 조정했다.
카드사들은 혜택제공을 위한 최소실적 상향조정뿐만 아니라 공과금 등 일부 사용한 부분에 대해서는 실적에서 제외할 방침이다.
KB국민카드의 ‘굿데이 카드’는 전월 사용에서 현금서비스 이용액은 제외하기로 했다. 비씨카드의 ‘The fine 상록 TOP-Class 카드’는 내년부터 제세공과금과 아파트관리비를 전월 실적에서 제외시킬 예정이다.

◇지난달 부가서비스 제한…‘본색 드러내’


카드사들은 지난달 각종 부가서비스에 제한하고 나서 이미 고객들로부터 질타를 받은바 있다.
KB국민카드는 이달부터 메가박스와 제휴했던 ‘0.5% 스타샵 포인트리 적립 및 결제서비스’를 중단했다. 또 미니스톱 편의점에서 제공되던 포인트리 적립율을 기존 1.0%에서 0.3%로 축소했다.
롯데카드는 내년 5월부터 롯데월드 무료입장 서비스를 종료한다고 밝혔다. 현대카드 역시 내년 4월부터 현대오토인슈-현대카드에 제휴됐던 롯데월드 자유이용권 50% 할인서비스가 종료한다.
하나SK카드의 내달부터 빅팟 카드는 월 2회 외식 10% 할인서비스를 월 2회 최대 1만원으로, 커피 무제한 10% 할인서비스는 월 4회 최대 5000원으로 제한한다.
삼성카드는 내년 5월부터 삼성카앤모아카드 등 제휴카드 7종에 대해 기존 멤버스주유소에서 리터당 20∼40원 할인해주던 것을 중단키로 했다. 4월부터는 세이브서비스 이용 회원의 ‘인터파크도서 제품 구매금액 2% 특별적립 서비스’도 중단 예정이다. 신라호텔 제휴서비스 역시 내년 3월부터 종료된다.


◇가맹수수료 인하·대출잔액 감소 등 ‘어쩔 수 없는 선택?


카드사들이 이같이 혜택제공을 위해 최소실적을 조정한 이유는 최근 발생한 ‘중소가맹점 수수료 인하’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중소가맹점 범위를 기존 매출 1억2000만원 미만에서 2억원 미만으로 확대하고 카드 수수료율도 1.80%로 하향조정했기 때문에 이에 따른 손실을 메꾸기 위함이다.
또 올 3분기 카드대출 잔액이 2년만에 첫 감소세로 돌아선 것도 이 같은 특단의 한 이유로 보인다.
당국은 지난 6월 △카드사 카드 발급 매수와 마케팅비용률 제한 △카드대출(카드론·현금서비스) 증가율 목표를 연 5%로 설정해 1주일 단위로 카드사 영업현황 점검 등 고강도 카드규제에 나섰다. 이에 7월 일일카드 대출액은 전달에 비해 2%가량 줄어드는 등 두달 연속 마이너스 증가율을 보인바 있다.
3분기 대출잔액을 살펴보면 삼성카드는 지난 6월말 4조900억원이던 카드대출 잔액이 9월말 기준 3조9600억원으로 3.2%(1300만원) 감소했으며, 롯데카드도 2조3200억원이던 카드대출 잔액이 9월말 2조3000억원으로 0.9%(200억원)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카드사 입장에서는 이 같은 상황에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입을 모은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전월 실적이 30만원 정도 돼야 손해를 보지 않는 구조”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에 따른 후폭풍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올 상반기 카드사들의 가맹점 수수료 수입이 4조957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18.6%나 증가했기 때문이다.
또 올해 말까지 카드사들이 거둬들일 가맹점 수수료는 지난해보다 1조원 증가한 8조원 중반대에 이를 것으로 추산돼 수수료 인하 방침이 무색할 정도로 수익이 증가할 예정이다.
결국 중소가맹점 수수료 인하방침과 규제강화로 인해 수익성 악화로 인해 ‘서비스 제공 혜택 위한 최소실적 상향조정’·‘부가서비스 혜택 제한’ 등의 특단 조치는 합리화 될 수 없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한 금융관계자는 “중소가맹점 수수료 인하시 카드사 입장에서는 1.80% 수수료율 인하라는 나름 획기적 방침을 정했지만 이후 행보는 충분히 논란의 소지가 있다”며 “1차적으로 부가서비스 제한, 2차적으로 혜택제공 위한 최소실적 상향조정 등에 비춰봤을 때 차후 또 고객들로 하여금 어떤 제한을 가할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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