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전쟁' 뒤쫓는 SK, 앞서는 삼성…위협하는 中
SK하이닉스 도시바 인수전 참여…中 칭화유니, 실탄 24조 확보
여용준
saintdracula@naver.com | 2017-03-30 13:59:53
[토요경제=여용준 기자] ‘슈퍼사이클’이 도래하며 호황기에 접어든 반도체 업계가 도시바 인수전으로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 특히 메모리 반도체 부문 2위인 SK하이닉스와 중국 칭화유니가 도시바 인수전에 뛰어들면서 경쟁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 업계 1위인 삼성전자는 5세대 V낸드 개발에 나서는 한편 14나노 제품의 다변화로 방어한다는 계획이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일본의 재무적 투자자(FI)들과 손잡고 마감되는 예비 입찰에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도시바는 지난 2월 메모리 반도체 사업 부문의 매각 대상 지분을 19.9%로 제한해 입찰에 부쳤다가 흥행에 실패하자 이번에 매각 지분을 50% 이상, 최대 100%까지로 확대했다.
1차 입찰 때 2조∼3조 원을 써냈던 SK하이닉스는 과반의 지분 인수를 조건으로 경영권 프리미엄 비용을 보태 10조 원 이상을 인수가로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도시바는 이번에 메모리 사업부문의 지분 50∼100%를 최대 2조엔 안팎(20조 원)에 매각한다는 계획이다.
도시바는 30일 임시주주총회를 열어 메모리 사업부문의 분사를 결의하고 오는 6월께 우선협상 대상자를 선정할 방침이다.
SK하이닉스는 이번에 도시바 메모리의 예비 입찰을 통과해 본입찰에 들어가면 실사를 통해 면밀히 사업성 등을 따져본 뒤 최종 인수 여부를 결정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SK하이닉스는 D램에선 업계 2위의 위상을 갖고 있지만 낸드 부문에선 취약한 게 사실이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낸드 시장에서 도시바는 세계 2위(점유율 18.3%), SK하이닉스는 5위(9.6%)이었다. 삼성전자는 압도적인 점유율(37.1%)로 1위를 지키고 있다.
SK하이닉스가 도시바를 품에 안는다면, 낸드 부문에서 단숨에 업계 2위로 뛰어오르게 된다.낸드 플래시는 전원이 꺼져도 데이터가 저장되는 메모리 반도체로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의 저장장치에 주로 쓰인다.
일본 언론들은 이번 도시바 인수전에 한국과 일본, 미국, 대만, 중국 등 10여개 기업이 참여했다고 보도했다.
이 중 중국의 대형 반도체 제조업체인 칭화유니그룹의 경우 정부를 등에 업고 ‘반도체굴기’에 쓸 실탄 24조원을 확보한 만큼 이번 입찰에도 참여했을 것으로 보인다.
칭화유니그룹은 그동안 공격적인 인수·합병(M&A)을 추진해 왔다.
2013년에는 자국의 스프레드트럼을, 2014년엔 RDA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를 각각 인수해 설계능력을 강화했다. 2015년엔 웨스턴디지털 지분투자를 통한 샌디스크 우회 인수를 시도했으나 미국 정부의 반대로 무산됐다.
이러한 M&A 작업들은 해외기술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기술을 국산화시키겠다는 중국 정부의 정책 기조에 따라 진행됐다.
중국 정부는 2025년까지 1500억달러를 투자해 자국에서 소비하는 반도체의 70%를 국산화하겠다는 방침이다.
반도체 부문 1위를 달리고 있는 삼성전자도 중국의 이같은 공격적인 투자를 견제하는 분위기다.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 24일 제48기 정기주주총회에서 “중국에서 반도체 관련해서 많은 투자와 회사를 설립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반도체가 단기간에 실적을 내는 분야는 아니지만 (중국의) 투자규모가 200조원이 넘는다”고 전했다.
이어 “단기적으로 시간이 걸리겠지만 장기적으로 굉장히 위협적이며 기술개발을 가속화하고 기술유출이나 인재유출하지 않도록 주의하고 있다”며 “장기적으로는 상당히 위협적인 요소라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오는 6월 V낸드 전용 생산시설인 평택 공장이 완공되면 본격적으로 64단 제품에 탑재된 SSD제품 등을 선보일 예정이다.
또 연내에는 평택 공장을 기반으로 다음 세대인 96단 V낸드 개발에 대한 청사진을 제시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밖에 삼성전자는 10나노 공정 제품 양산을 본격화하는 가운데 14나노 제품기반의 오토모티브·웨어러블·IoT 등 제품 다변화와 이미지센서·DDI(디스플레이구동칩) 등의 제품 공급 확대를 통해 실적 성장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한편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가 반도체 부문의 장기 호황에 힘입어 1분기 영업이익이 1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9조60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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