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기득권 노우, 물갈이 공천만이 살 길'

이회창 단수후보 교훈? ‘복수 대안 필요성’ 강조

토요경제

webmaster@sateconomy.co.kr | 2011-11-21 11:42:21

서울시장 보궐선거 참패로 청와대와 한나라당이 내홍에 휩싸인 가운데, 여권 내 ‘잠룡’으로 꼽히는 김문수 경기도지사(사진)가 최근 정치적 현안에 대해 목소리를 높이고 나서면서 다음 승부수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 지사는 당 쇄신과 공천과 관련해 수차례 강도 높은 지적을 했다.
‘박근혜 대세론’과 관련해 ‘이회창 총재’의 대선패배를 거론하며, 단수후보 체제로는 대선에서 승리할 수 없다며 복수대안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특히 ‘인기는 높지만 실력을 가늠할 길이 없다’는 등 발언수위를 높이기도 했다.
총선과 관련, 공천문제를 놓고는 박 전 대표가 기득권을 버려야 공천개혁이 이뤄질 수 있다며, 기득권을 버리지 않을시 필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도청 안팎에서는 대선출마를 위해 포석을 깔아놓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와 함께 ‘지사직 사퇴’ 등이 거론되고 있지만 김 지사 측은 ‘가능성은 제로(Zero)에 가깝다며 논란을 일축했다.


◇청와대부터 대쇄신 단행…민생안정 최우선으로


“모든 기득권을 버린다는 자세로 대대적인 물갈이 공천을 해야한다”
김 지사가 정치현안에 대해 작심하고 입을 연 것은 최근 서울 프레스센터에 열린 미래‘한국 국민연합 창립1주년 기념 지도자포럼’에 참석해서다.
김문수 경기도지사는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를 겨냥해 “대세론 운운하며 단수후보 체제를 오랫동안 유지하는 것은 변화무쌍한 현 정세에서 매우 위험하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이회창 단수후보로 안이하게 대처하다가 두 번이나 뜻하지 않는 패배를 한 적이 있다”며 “모든 가능성과 경우에 철저하게 대비해 항상 복수의 안전장치를 갖추고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울시장 보궐선거 결과를 디딤돌 삼아 박근혜 전 대표를 견제하고, 그 대안으로서 존재감 부각에 시동을 건 것이다.
김 지사는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패배와 관련, “청와대부터 국정 대쇄신을 단행해 민생을 최우선적으로 안정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한나라당은 20~40대로 부터 철저히 외면당했다”며 “이명박 대통령과 청와대의 최근 시국에 대한 인식이 안이하지 않은가 걱정이 된다”고 지적했다.
특히 “대통령이 보고서와 측근들에 너무 의존해서는 민심과 민생의 생생한 실태를 파악할 수 없다”며 “야당 국회의원들과 비판적인 언론인, 종교인, 젊은이들을 광범하고 빈번하게 만나 경청해야 한다”며 이명박 대통령을 겨냥한 발언도 했다.
김 지사는 한나라당의 쇄신과 관련해 “한나라당은 국회의원직을 포함한 모든 기득권을 버린다는 비상한 각오로 임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한나라당은 철저하게 반성하고 혁신해야 한다”며 “한나라당에서 국민의 염원과 시대적 요구, 국가적 과제를 실현하기 위한 자기희생과 헌신의 자세를 찾아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박근혜, 기득권 버려야 총·대선 승리


과감한 인재영입과 인적 쇄신과 관련해 “내년 총선에서는 절반 이상 대폭 물갈이를 해야할 것”이라며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첫 번째 쇄신은 인물쇄신과 공천 혁명”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나라당의 문호를 활짝 열고 과감하게 인재를 영입해야 한다”며 “전면적인 오픈 프라이머리는 어렵겠지만, 밀실공천의 어두운 그림자를 떨쳐내기 위해서 야당보다 더 과감하게 국민참여 공개경쟁 공천제도로 바꿔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지사는 안철수 서울대융합과학기술원장에 대해 “나보다 더 한나라당과 잘 맞는 인물”이라며 “한나라당이 마땅히 들어와야 할 사람을 영입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지사는 박근혜 전 대표를 향해 발언수위를 높이기도 했다.
김 지사는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박 전 대표를 향해 “인기는 높지만 실력을 가늠할 길이 없다”고 맹비난했다. 당에는 “모든 사람이 교주님 교시 해석하듯 하고 자꾸 신비주의에 빠진다”고도 했다.
이번 인터뷰는 김 지사가 직접 지시를 내렸다는 후문이다.
이와 관련 김용삼 도 대변인은 “쇄신보다는 정책이 우선이라는 박 전 대표에 대한 김 지사의 답변"이라며 "한나라당의 존립이 흔들리는 현 상황을 매우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를 겨냥 발언은 이 뿐만이 아니다.
최근 미국을 방문한 김지사는 워싱턴 주재 특파원들과의 간담회에서 “기득권을 포기하지 않고서는 총·대선 모두 어렵다”며 박 전 대표를 향해 기득권 포기를 요구했다.
그는 “다음 공천 때 친박·친이간 다툼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이는 결국 지분 나누기 밖에는 안되며, 결국 공천개혁이 있을 수 없다. 이는 곧 필패”라고 지적했다.
이어 “첫 째 기득권은 내년 총선 공천권이지만, 두 번째 기득권은 대선후보 자리”라며 “지금은 박 전 대표의 우위가 워낙 독보적이어서 외부인사가 여기에 나설 바보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회창 총재 때는 대선 마지막까지 필적할 만한 인물이 없었지만 지금은 안철수, 문재인 등 새로운 인물이 계속 나오고 있다”며 “우리(한나라당)는 홀로 독주상태로 이는 안정적으로 볼 수 없다”며 복수대안의 필요성을 재차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탈당, 신당, 지사직 사퇴…다음 승부수는?


서울시장 보궐선거 이후 김 지사가 연일 쏟아내자 지역 정치권에서는 그의 다음 행보에 대한 관심이 크다. 내년 대선을 염두에 둔 여러 승부수를 놓고 저울질에 들어갔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당장 그의 강도높은 발언 뒤 도청 안팎에서는 ‘사퇴’가 임박했다는 말이 돌았다. “호랑이 굴로 들어가 서울시장 선거 패배로 혼란스러운 당의 변화를 주도해야 승산이 있다”는 논리에서다.
측근들 내부에서도 “호기를 놓치면 영영 기회를 잡지 못할 것”이라는 분위기가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김 지사는 “모든 활동은 한나라당 당원으로서, 도지사로서 법적 테두리안에서 한다”고 선을 긋고 있다.
오세훈 전 시장의 사퇴로 야권에 서울시를 내준 상황도 그의 발목을 잡고 있다. 수도권 유일의 한나라당 소속 단체장인 김 지사가 사퇴하면 여당은 내년 총선을 백지상태에서 치러야 한다
그렇다고 탈당에 이은 보수신당 합류 가능성은 더욱 희박하다.
물론 낮은 지지율과 취약한 당내 기반 등 현재로선 박 전 대표를 넘어설 수 없는 한계점이 분명해 신당 합류설이 심심치 않게 거론되고는 있다.
김 지사 역시 “경선 들러리는 하지 않겠다”고 여러 차례 말해 왔고, 박세일 선진통일연합 상임의장과도 몇차례 만남을 가진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김 지사측은 “그 가능성은 ‘제로(ZERO)’에 가깝다”고 했다.
김용삼 도 대변인은 “조직과 자금 등이 열악한 신당이 현실적으로 자리잡기 힘들다는 것이 지사의 판단”이라며 “보수신당이 언급될 정도로 한나라당의 상황이 좋지 않다는 것을 역설적으로 표현한 것일 뿐”이라고 했다.
또 다른 측근은 “박 전 대표는 탈당 이력이 있지만 김 지사는 오로지 당을 위해 헌신해 온 분으로, 주인의식이 남다르다”며 “탈당과 신당을 거론하는 것은 김 지사를 시류에 편승해 철학을 바꾸는 정치인으로 폄훼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김 지사가 도지사 직을 수행하면서 연말 정치권의 정계개편과 총선 결과를 지켜본 뒤 대선 출마를 결정하는 것이 예측 가능한 시나리오다.
그의 출마 선언은 내년 총선이 분기점이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분석이다.
김 대변인은 “박 전 대표에 대해 쓴소리를 하고, 당에 쇄신을 촉구하는 등 발언 수위를 높이는 것은 일종의 명분쌓기”라며 “당이 큰 틀의 쇄신없이 내년 총선을 맞아 패한다면 김 지사의 존재감은 더욱 부각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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