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수난시대…‘더 이상 어쩌라고’

금융당국 압박에 2년만 대출 감소…직능단체 등도 수수료율 인하요구

장우진

mavise17@hotmail.com | 2011-11-11 11:06:42

[토요경제 = 장우진 기자] 카드사들이 외부의 압박수위에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최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카드사들의 카드대출(카드론+현금서비스) 잔액이 2년만에 첫 감소세로 돌아섰다. 이는 금융당국이 가계부채 증가억제 정책추진으로 카드사에 대해 고강도 규제를 가한 것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설상가상으로 중소가맹주들의 수수료 인하요구에 수수료율 인하까지 했다. 여기에 직능경제인단체총연합회(이하 직능단체),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 한국관광호텔업협회까지 수수료율 1.5% 일괄인하를 주장하고 나서 카드사들은 골머리를 앓고 있다. 수익률 감소에 카드 부가서비스를 일부 제한하고 나서자 이에 따른 비난의 화살도 맞고 있다.


카드사들 입장에서는 당국과 점주 양쪽에서의 맹공에 이어 고객들에게까지 비판을 받고 있다. 이에 카드사들은 답답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그동안 카드 수수료와 대출이자 등으로 인한 예대마진 수익률을 감안했을 때 수수료율 인하는 당연한 것 아니냐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카드대출 잔액, 2년만 감소


금감원에 다르면 카드사들의 카드대출 잔액은 지난 2분기에 비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09년 3분기 이후 2년만에 첫 감소한 것이다.


삼성카드는 지난 6월말 4조900억원이던 카드대출 잔액이 9월말 기준 3조9600억원으로 3.2%(1300만원) 감소했다.


롯데카드는 2조3200억원이던 카드대출 잔액이 9월말 2조3000억원으로 0.9%(200억원) 줄었다.


신한카드만이 6월말 6조1600억원이던 카드대출 잔액이 6조1900억원으로 0.5%(300억원) 소폭 상승세를 보였다.


이같이 카드사들의 실적이 부진한 이유는 금융당국이 카드사들을 대상으로 규제수위를 높였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당국은 가계부채 증가억제를 위해 은행들을 대상으로 먼저 대출규제 압박에 나섰으며 이에 따른 풍선효과를 차단하기 위해 2금융권과 카드사에 대해서도 규제수위를 강화했다.


당국은 지난 6월 △카드사 카드 발급 매수와 마케팅비용률 제한 △카드대출(카드론·현금서비스) 증가율 목표를 연 5%로 설정해 1주일 단위로 카드사 영업현황 점검 등 고강도 카드규제에 나섰다. 이에 7월 일일카드 대출액은 전달에 비해 2%가량 줄어드는 등 두달 연속 마이너스 증가율을 보인바 있다.


한편 카드사들은 대출잔액이 감소하는 반면 연체율은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분기 연체율은 삼성카드 2.70%, 신한카드 1.97%, KB국민카드는 1.69%로 전 분기에 비해 0.1~0.2% 상승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금감원 관계자는 “자산을 늘려 부실채권 비율을 메우지 못하게 되자 누적된 연체 요인이 드러나면서 연체율이 바닥을 찍고 오르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직능단체 등 전 업계 수수료 인하요구 나서


카드사들의 곤욕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최근 중소가맹점에 대한 범위 확대와 수수료율 1.8% 수준 인하방침에도 불구하고 수수료율 인하 요구가 전방위적으로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음식업종을 시작으로 주유업계가 바통을 이어받아 수수료 요구를 주장한데 이어 최근에는 직능단체, 의협, 호텔업까지 번졌다.


특히 이를 주도하고 있는 직능단체는 16개 분야별 직능단체를 아우르고 있는 단체로 포괄하고 있는 업종 종사자가 500여만명에 이른다. 직능단체는 오는 30일 서울 장충실내체육관에서 ‘전업종 수수료 1.5% 인하’를 주장하는 궐기대회를 갖고 5만명이 모여 집회를 열 예정이다.


▲ 지난달 18일 범외식업 10만인 결의대회가 열린 서울 잠실종합운동장에서 외식업중앙회 관계자들이 솥단지에 신용카드를 버리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의협은 의원급 의료기관에 대해 “1차적인 의료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국민건강에 기여하고 있는 공익적 성격을 고려해 현행 수수료율을 1.5% 이하로 인하할 필요성이 절실하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의원급 의료기관은 흔히 말하는 동네병원으로 이들의 어려운 경영환경과 1차 의료기관 지원 및 육성을 위해서라도 꼭 필요하다는 것이다.


한국관광호텔협회도 숙박업이 유흥사치업종으로 분류돼 카드 수수료율은 3.13%~3.50%에 달한다며, 외화가득률과 선진산업육성기여도를 감안해 수수료율을 1.50% 이하로 조정돼야한다고 주장했다.


◇카드사, 수수료 지키기 ‘외로운 싸움’


이 같은 가맹주들의 요구에 카드사들은 “추가인하는 불가하다”고 못박았다. 가맹점 수수료율을 원가 수준까지 내렸는데, 전업종에 대해 일률적으로 추가 인하할 여력이 없다는 이야기다.


카드사들은 중소가맹점 범위확대와 수수료율을 1.8%까지 인하하고, 대출규제로 인한 수익률 감소를 앉아서 당하지만은 않겠다는 입장이다.


롯데카드는 내년 5월부터 롯데월드 무료입장 서비스를 종료할 예정이다. 하나SK카드의 내달부터 빅팟 카드는 월 2회 외식 10% 할인서비스를 월 2회 최대 1만원으로, 커피 무제한 10% 할인서비스는 월 4회 최대 5000원으로 제한한다. 삼성카드도 내년 5월부터 삼성카앤모아카드 등 제휴카드 7종에 대해 기존 멤버스주유소에서 리터당 20∼40원 할인해주던 것을 중단할 예정이며, 신한카드는 내년 4월부터 신한 4050카드 사용시 제휴학원 10% 할인 서비스 조건을 기존 일시불·할부이용 금액 20만원에서 30만원으로 늘렸다. 부가서비스 제한으로 통해 수익률 손실을 메꾸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에 따른 후폭풍도 만만치 않다. 카드사와 가맹주들간 싸움에 소비자들만 피해를 보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또 카드사들의 가맹점수수료 수입도 4조957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18.6%나 증가한 것이 밝혀지면서 추가적인 수수료 인하가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이다.


지난 중소가맹점 수수료 인하 요구시 각종 여론은 물론 금융당국·정치권도 카드사보다는 가맹주들에 힘을 실어준 것을 감안했을때 카드사에 대한 압박여론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정부가 (수수료 인하를) 강제할 수 없다”라고 원칙을 다시 확인하면서도 “수수료 체계를 전반적으로 합리화 하는 방안을 고심해야 할 것”이라고 카드사들에게 책임을 돌렸다.


카드사들이 주변으로부터 힘을 받지 못하는 것은 수수료 수익 때문이다.


카드사들의 신용카드 수수료 원가 책정 방식은 ‘영업상 비밀’로 공개가 불가능하다. 그러나 올 상반기 4조원 이상의 수익을 올렸으며, 이중 상위 7개사의 현금서비스 수익은 6700억원으로 나타났다. 카드사들의 최대 수익원이 수수료임을 감안했을 때 수수료 수익은 1조원 이상으로 추산된다. 실제 업계에 따르면 카드사의 가맹점 수수료 수익비중은 총 카드수익 중상반기 기준 53% 정도에 달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가맹주들은 카드사들의 수수료 원가수준 인하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 같은 상황을 감안했을 때, 카드사들은 수수료 인하를 놓고 외로운 싸움을 지처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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