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핀테크 전성시대 <하> <br> 핀테크 기업 맞손…新기술 선점 경쟁
김재화
arjjang21@naver.com | 2016-06-08 13:49:17
우수기술 보유 기업 발굴·육성…가능성 위주 선정
지주 내 계열사와 동반성장…새로운 투자자 매칭
오정근 건대 교수 “인터넷은행장 IT기업서 나와야”
최근 은행권에서 주목받고 있는 비대면 인증과 로보어드바이저 등의 새로운 기술은 은행과 핀테크 기업 공동의 결과물이다.
기존 단순한 업무 제휴를 뛰어 넘어 처음부터 함께 기술을 만들어낸 것이다.
은행권이 잇따라 핀테크 기술을 은행 업무에 도입하는 것은 고객과의 접점이 창구에서 모바일과 인터넷으로 이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은행들은 금융지주 내 계열사와 핀테크 기업 육성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우수한 핀테크 기술을 보유한 기업을 선점해 고객에게 더 나은 IT환경을 제공하기 위한 전략이다.
◇핀테크 기업 육성 프로그램 가동
금융지주별로 신한금융의 ‘신한 퓨처스 랩’과 하나금융의 ‘하나 1Q랩’, KB금융의 ‘KB 스타터스 밸리’ 등이 운영되고 있다.
신한금융은 신한 퓨처스 랩을 통해 핀테크 기업 멘토링에 주력하고 있다. 핀테크 기업의 입장에서 설계된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사무공간과 테스트지원, IT협업을 위한 각종 데이터와 기기를 제공하고 있다.
하나금융은 핀테크 벤처기업에 직접투자 자금을 지원한다. 간접투자 방식이 아닌 직접투자 방식은 금융권 최초다.
KB금융은 ‘KB 스타터스 밸리’를 통해 핀테크 기업들을 지원하고 계열사들의 핀테크 역량을 확대하는 데 중점을 뒀다.
이밖에 NH농협금융지주는 핀테크 기업이 농협의 금융API를 활용해 자체 서비스를 고객에게 공급하는 ‘금융오픈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다.
IBK기업은행은 ‘IBK금융그룹 핀테크 드림 랩’을 통해 핀테크 기업 육성과 지원, 지원센터 입주 우대 등의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금융지주들은 육성 프로그램에 참여할 기업을 선정하는 데 있어서 기업의 ‘성장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핀테크 기업은 스타트업의 성격이 강해 성장 가능성이 큰 기업이 위주로 선정되고 있다”며 “금융회사 입장에서 최대한 위험부담을 줄여야 한다”고 설명했다.
핀테크 기업들은 금융지주가 제공하는 연구 공간에 일정 기간 입주해 기술 상용화와 제휴 사업 추진에 역량을 집중하게 된다.
금융지주는 이 기간 동안 법률과 특허, 경영컨설팅 등의 외부 전문인력을 제공한다. 일정 기간의 육성 과정을 통해 성과가 우수한 기업을 최종 선정하면 사업 노하우를 제공하고 글로벌 시장 진출에 대한 논의도 이뤄진다.
각 금융지주별로 성과가 우수한 기업의 기술을 시연하기 위한 ‘신한 퓨처스랩 데모데이’와 ‘하나 핀테크 데모데이’, ‘KB핀테크데이’도 개최하고 있다.
금융지주들은 기술 시연회를 통해 핀테크 기업과 새로운 투자자를 연결해주기도 하고 지주 내 계열사와 손을 잡아 동반성장을 꾀하기도 한다.
금융·감독당국도 핀테크 지원센터와 감독법규·기준 개선, 디지털리스크 감독역량을 강화를 통해 금융권과 핀테크 기업간 동반성장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지난 3월 31일 경기도 판교에서 열린 ‘핀테크 지원센터’ 개소 1주년 기념행사에서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지난 1년간 핀테크 육성의 핵심 키워드는 로보어드바이저와 빅데이터, 글로벌 진출이었다”라며 “올 한해 새로운 제도와 서비스가 안정적으로 정착되고 활성화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핀테크 급성장의 역효과
반면 우리은행과 핀테크 기업 ‘비이소프트’는 기술 소유권 문제로 갈등을 빚고 있다.
검찰은 지난달 11일 표세진 비이소프트 대표를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및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표씨는 지난해 6∼11월에 우리은행이 비이소프트의 기술을 도용했다며 언론사와 국회의원 홈페이지 등에 제보해 총 6차례 기사가 보도되거나 자료를 배포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러나 표 대표는 “우리은행이 기술을 도용했으나 검찰 수사에서 비이소프트 측 변리사의 의견서가 반영되지 않았다”며 “검찰의 왜곡 수사를 재판에서 밝히겠다”고 주장하며 맞서고 있다.
금융권과 핀테크 기업간 협업이 증가하는 가운데 핀테크 급성장의 단면이 드러난 것이다.
오정근 건국대학교 금융IT학과 교수는 토요경제와의 전화통화에서 “최근 모바일로 은행 업무가 집중되며 핀테크가 성장하고 있지만 금융권에 IT전문가 없기 때문에 이러한 일이 발생하는 것”이라며 “금융권과 IT업계의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오 교수는 “올해 출범하게 될 인터넷전문은행 두 곳 중 한 곳에서라도 IT기업에서 은행장이 나와야 은행산업이 바뀌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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