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게임업계 잇따른 '변화의 바람'…수장 교체 이어져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 19년만에 등기이사 물러나…글로벌 사업 집중<br>넷마블·카카오, 2인 대표이사 체제…'같은 듯 다른' 경영체계 마련
여용준
dd0930@sateconomy.co.kr | 2018-04-04 09:39:19
[토요경제=여용준 기자] 인터넷·게임업계 최고 경영자에 대표이사가 바뀌거나 창업자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는 등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시장 환경이 급박하게 변하면서 이에 대한 선제적 대응을 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와 넷마블 등 인터넷·게임기업들이 대표이사를 교체하고 업무를 세분화하는 등 조직을 개편하고 있다. 네이버는 창업자인 이해진 글로벌최고투자책임자(GIO)가 이사회 의장에 이어 등기이사에서도 물러났다.
네이버는 지난 26일 이사회를 열고 이해진 GIO가 사내이사 임기가 끝나는 다음달 19일 이후에 연임을 하지 않는 것으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1999년 네이버를 설립한 후 19년동안 등기이사 자리를 지키다 물러나는 것이다.
이에 따라 이 GIO는 사내 GIO 직함과 개인 최대 주주 지위만 남게 됐다. 이 GIO의 지분은 지난해 9월 기준 4.31%에 이른다.
네이버 측은 “산업의 패러다임이 빠르게 전환되고 있는 글로벌 시장 상황에서 GIO로서의 직무에 더욱 전념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업계에서는 지난해 공정거래위원회의 총수 지정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GIO는 지난해 공정위의 총수 지정을 앞두고 자신이 회사를 지배하지 않음을 여러 차례 강조했지만 총수로 지정된 바 있다. 공정위가 이 GIO의 실질적인 지배력이 인정된다고 본 만큼 일자리 몰아주기 규제를 받는 등 법적 책무가 더 무거워진다.
이에 따라 올 9월에 다시 이뤄질 네이버 총수 결정에서 이번 등기이사 사퇴 결정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카카오와 넷마블게임즈는 각각 공동대표와 각자대표 체제로 전환한다. 카카오는 임지훈 대표가 다음 달 임기만료 후 물러나고 여민수 광고사업총괄 부사장과 조수용 공동브랜드센터장이 공동대표를 맡는다. 임 대표는 앞으로 카카오의 미래전략 자문역을 맡을 예정이다.
여민수 내정자는 2016년 8월 광고사업부문 총괄 부사장으로 카카오에 합류했다. 데이터 분석 등 기술로 맞춤형 광고를 표출하는 새 광고 플랫폼(기반 서비스)을 선보여 시장의 호평을 받았다.
조수용 내정자는 2016년 12월 브랜드 디자인 총괄 부사장으로 카카오에 입사해 카카오뱅크, 카카오T, 카카오미니 등 새 브랜드를 출시해 주목을 받았다.
카카오 관계자는 “안정적 수익 기반을 확보하고 카카오모빌리티, 카카오페이 등 주요 사업 부문이 분사하는 등 회사에 많은 변화가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더 큰 성장을 위해 새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임 대표의 판단에 따라 새 공동 대표 내정이 결정됐다”고 설명했다.
넷마블은 지난 26일 박성훈 전 카카오 최고전략책임자를 신임대표로 내정했다. 이에 따라 기존의 권영식 단독 대표 체제에서 권영식·박성훈 각자대표 체제로 전환한다. 권 대표는 기존의 게임사업을 책임지고 박 대표 내정자는 전략과 투자를 전담할 예정이다.
넷마블은 사세 확대에 따른 경영진 보강 차원에서 박 내정자를 영입해 글로벌 사업과 신사업 전략을 강화하고 투자를 적극적으로 진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내정자는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후 베인앤컴퍼니, 보스턴컨설팅그룹을 거쳐 2013년 CJ 미래전략실 부사장을 지냈고 2016년부터는 카카오에서 최고전략책임자(CSO)와 로엔엔터테인먼트 대표를 지냈다.
앞서 넥슨은 지난달 24일 이정헌 사업총괄 부사장을 신임 대표이사로 승진 선임했다. 이정헌 대표는 2003년 넥슨에 입사해 2010년 네오플 조종실 실장, 2012년 피파실 실장, 2014년 사업본부 본부장을 역임했다. 이후 2015년 사업총괄 부사장을 맡은 뒤 입사 15년만에 대표이사로 승진했다.
박지원 전 넥슨 대표는 넥슨 컴퍼니의 글로벌 최고운영책임자(COO)를 맡아 해외 사업에 집중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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