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 노협, 지배구조 개선 요구…새 사외이사 하승수 추천
KB금융 "후보군 선정 작년부터 가동…문제 없다"
유승열
ysy@sateconomy.co.kr | 2017-09-05 17:06:37
[토요경제=유승열 기자] KB금융그룹 계열사 노동조합으로 구성된 KB 노동조합 협의회(이하 'KB 노협')가 5일 서울 여의도 소재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은 차기 회장 후보를 사퇴하라"고 요구했다.
이날 KB 노협은 "이전 윤 회장은 정하고 투명한 경영승계시스템, 사외이사 평가를 통해 매년 2인에 대한 연임을 배제하겠다는 지배구조 개선 방안도 발표했지만, 올해 주주총회가 지나서도 아직까지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며 "윤 회장에 의해 연임을 보장받은 사외이사들이 이제 차기 회장 선임을 준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KB금융이 지난 1일 확대지배구조위원회(이하 확대위)가 윤 회장을 포함한 총 23인의 Long List 를 보고받고, 8일 3인 내외 Short List 로 압축한 후 최종후보자에 대한 심층평가를 통해 이달 말까지 회장후보 선임을 완료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와 함께 지난 3년간 KB금융을 경영한 윤종규 후보에 대해서는 더 엄격하고 공정한 잣대로 평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KB 노협은 "실상은 오히려 그 반대임을 역설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KB 노협은 "이번 경영승계 절차가 지난 2016년에 제정된 'KB금융지주의 경영승계규정'에도 못 미치며 퇴보했다"며 "회장과 그 수하인 은행 부행장이 상시위원회에 참여해 경영승계규정이나 공모 절차도 없이, 헤드헌팅 회사에서 추천받은 사람을 대상으로 Long List 를 선정하는 것은 비상식적"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일방적으로 IR 뉴스를 통해 지주의 계획을 발표하는 행위는 마치 현 윤종규 회장 연임을 위한 요식행위"라며 "지난 2014년 회추위에 비해 이번 확대위는 최소한의 노력도 없어 보인다"고 강조했다.
KB 노협은 KB금융의 가장 큰 문제는 바로 '제왕적 CEO'라고 강조했다. 현재 KB 금융그룹은 여전히 은행장과 감사 자리가 공석이다. 여기에 경영진을 감시하고 견제의 역할을 맡은 사외이사가 회장 눈치만 보는 '거수기'로 전락했다는 평가도 있다는 게 KB 노협의 설명이다.
KB 노협은 "사람이 바뀐다고 해결되는 게 아니라 시스템 문제"라며 "현 선임 절차의 문제점은 KB금융 회장이 사외이사를 선임하는 데 참여하는 것도 모자라, 회장이 선임한 사외이사가 다시 회장을 선임하는 '회전문 인사'가 가능하다"고 비판했다.
이날 KB 노협은 KB금융의 낡은 지배구조를 바꾸기 위해 새 사외이사로 하승수 변호사를 추천하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하 변호사는 참여연대 출신으로 현대증권이 KB금융에 인수되기 전 노동조합 추천을 통해 현대증권 사외이사로 재직한 바 있다. KB국민은행 노조 관계자는 "기업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풍부한 활동은 물론, 그 누구보다도 독립적으로 경영진 이사의 직무집행에 대한 감시 및 감독 직무를 훌륭히 할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박홍배 국민은행 노조위원장은 "이번 임시 주주총회에서는 KB금융 주주로서 지주 정관, 이사회 관련 규정 개정도 추진할 계획"이라며 "이번 기회를 통해 KB금융의 지배구조가 한 단계 더 발전하는 결과를 가져오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KB금융은 이전부터 추진돼 온 것이라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KB금융은 경영승계 프로그램이 사실상 작년 12월부터 가동돼 왔다며 9월말까지 진행될 이번 확대위에서는 2017년 상반기에 확정한 23명의 후보자군 가운데서 회장 최종 후보를 선정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또 확대위 일정은 관련 규정과 이사회, 주주총회 등 실무 절차 진행을 위해 필요한 기간, 장기간의 추석 연휴 등을 고려해 그 시기를 정했으며, 올초에 개최된 타사의 최고경영자 추천 일정과 비교해도 큰 차이가 없다고 강조했다.
KB금융 관계자는 "2차 확대위에서 회장 요건에 대한 후보들의 평가와 논의를 실시하고, 투표를 통해 3인 내외를 최종 후보자군(Short List)으로 선정한다"며 "이 과정에서 윤종규 회장은 상기 평가 외에도 지난 3년간의 경영성과에 대한 평가를 별도로 받게 되어 한층 더 엄격한 절차를 거치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확대위는 현재 KB의 성장단계, 경영환경 등을 고려했을 때 내부 사정을 잘 아는 인사가 적절한지, 새로운 시각과 경험을 갖춘 외부 인사가 적절한지를 면밀히 따져보고 의사결정을 내리기로 의견을 모았다"며 "KB금융 회장 후보 추천 절차가 본격 궤도에 돌입함에 따라 KB의 지배구조 제도가 시스템에 따라 원활하게 작동하는지 여부를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잣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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