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 연한 늘린다고 강남 아파트 가격 떨어질까
정부, 단속과 세무조사 및 제도개선 등 총력전 불구 정책효과 미미할 듯
송현섭
21cshs00@sateconomy.co.kr | 2018-01-19 17:29:13
[토요경제=송현섭 기자] 정부가 서울 강남권 중심으로 급등하는 아파트 가격 안정화를 위해 재건축 허용연한을 늘릴 수 있다고 밝혀 주목된다.
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 김현미 장관은 주거복지협의체 회의를 마친 뒤 현행 30년으로 설정된 재건축 허용연한을 40년까지 늘리는 안을 검토 중이라며 “건축물의 구조적 안전성에 문제가 없는데도 사업이익을 얻기 위해 자원을 낭비한다는 지적이 있다”고 발언했다.
이는 정부가 주택담보대출 규제·세제개편을 통한 다주택자 압박에 이어 서울 아파트 가격 급등의 진원지인 강남 재건축 아파트 단지들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돼 논란을 야기할 전망이다.
우선 현행 도시및주거환경정비법에 따르면 재건축 허용연한은 30년으로 안전진단 등 절차를 거쳐 재건축 추진이 가능한데 올해를 기준으로 1988년이전 준공한 아파트부터 적용을 받는다.
통상 재건축·재개발 인허가와 착공시점간 시차는 아무리 빨라도 7~8년에서 조합원간 갈등 내지 분쟁이 있어 늦어질 경우 10년이 넘는 사례가 허다하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결국 연한을 10년 더 늘리면 준공이후 대략 50년이 지나야 재건축 가능해질 것으로 추산되는데 정부가 가격 급등을 막기 위해 급급해 제도를 변경할 경우, 현실적으로 아파트 노후화에 따른 각종 사회적 문제들을 도외시한다는 비난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다.
앞서 정부는 2014년 재건축 연한을 종전 40년에서 30년으로 단축하고 안전진단 심사기준도 완화해 구조적 안전성 문제보다 층간소음 갈등과 주차시설 부족, 낮은 에너지 효율성 등 당시 심각했던 사회적 문제 해결을 위해 재건축 활성화 필요성이 있다는 판단을 내린 바 있다.
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1980년대 지어진 아파트는 협소한 주차공간과 층간소음에 따른 주민들간 갈등과 분쟁이 심각해질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준공한지 20년만 지나도 낡은 배관 때문에 하수구에서 악취가 올라오는 등 생활여건이 나빠지는 것이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철근·콘크리트 구조의 안전성에 대해 기술적으로만 보면 100년까지 간다고 하지만 건축물은 새로 지은 뒤부터 바로 노후화가 시작되는 것”이라며 “1980년대말에서 2000년대까지 지어진 대부분 아파트들은 층간 바닥 콘크리트가 얇아 층간소음 문제가 크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김 장관의 발언은 불과 4년도 안된 시점에 완화했던 재건축 규제를 원점을 되돌려 강남 재건축 단지를 위주로 우려되는 투기수요를 차단한다는 의도가 확연히 드러나는 대목이다.
이와 함께 정부는 부동산 투기 단속과 국세청 세무조사를 연계해 최근 강남에 아파트를 매입한 수백명에 대한 자금출처 조사는 물론 세무조사를 병행해 가격 잡기만 골몰하는 양상이다.
다만 한국감정원이 최근 조사한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에서 서울 송파구가 지난주보다 1.39% 급등하고 양천구가 0.93%, 서초구 역시 0.81% 올라 시장개입에 따른 정책효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체면을 구긴 정부 입장에선 가능한 규제 강화 속도와 강도를 높일 태세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최근 아파트 가격 급등현상을 투기세력에 의한 것으로 몰고 있지만 실수요자들의 강남 선호도가 얼마나 높은지 아느냐”면서 “정부가 규제를 하면 할수록 수요보다 공급이 부족한 서울 강남 아파트 품귀현상이 나타나 가격은 더 올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강남 집값을 때려잡겠다고 일괄적으로 제도 전체를 바꾸면 재건축 시장이 크게 위축되고 경기가 악화되는 등 다른 문제만 일으키게 된다”며 “정작 재건축이 필요한 곳은 못한 채 성난 주택 소유자들이 비난의 화살을 정부로 돌리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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