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물단지' 전락한 ATM, 편의점이 대신한다

은행들, 편의점서 서비스 제공 '고객접점 확대'<br>"1대당 166만원 적자"…은행 기기감축 일석이조

유승열

ysy@sateconomy.co.kr | 2017-11-29 15:45:56

<사진=연합뉴스>

[토요경제=유승열 기자] 은행들이 편의점에서도 다양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전국 어디에나 위치해 있는 편의점을 통해 고객접점을 확대하는 동시에 '애물단지'로 전락해버린 현금자동 입출금기(ATM), 현급지급기(CD) 등 자동화기기 수를 감소해 비용을 절감하기 위함이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12월 중 전국 GS25 편의점에 있는 1만여대의 CD·ATM 이용 수수료를 신한은행 CD·ATM과 동일한 조건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진행한다. 이를 통해 편의점에서 은행 영업시간 중 출금하는 신한은행 고객은 출금수수료를 전부 면제받는다. 영업외 시간에도 고객등급과 부가서비스 기준에 따라 수수료 없이 출금 거래가 가능하다.


또 신한은행은 GS리테일의 온·오프라인 플랫폼을 활용해 편의점을 이용하면서 남은 거스름돈이나 소액을 저축할 수 있는 새로운 개념의 모바일 저금통 서비스를 출시할 계획이다. GS25 냉장고 앱을 통해 클릭 한번으로 간편하게 가입할 수 있으며 가입시 부여받은 QR코드를 활용해 편의점에서 남은 거스름돈이나 소액을 저축하고 높은 금리의 이자도 받을 수 있다. 적립된 금액은 현재 개발중인 신한은행 슈퍼플랫폼과 연계해 신한은행 적금으로 이체하거나 현금으로 인출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우리은행은 28일부터 GS25 편의점에서 '우리은행 ATM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GS25에서 노틸러스효성 ATM를 이용해 현금 인출과 이체를 할 경우 우리은행지점에 설치된 ATM과 동일한 이용수수료가 적용된다. GS25에서 은행 영업시간 중 인출시 현재 1000~1100원인 수수료가 전액 면제되며, 영업시간 외 1200~1300원인 수수료가 250~500원으로 적용된다. 또 다른 금융기관으로 이체할 경우 현재 900~1600원에서 500~1000원으로 인하되며, 우리은행간 이체는 은행과 동일하게 면제된다.


우리은행은 2019년도까지 이용가능 편의점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위비꿀머니지급, 바이오인증 출금서비스 등 가능 업무도 확대할 계획이다.


수협은행은 편의점에서 물품을 구매하면서 동시에 현금인출이 가능한 '현금카드 결제·인출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 현금인출 기능이 삽입된 현금카드나 체크카드, 신용카드를 이용해 편의점에서 물건을 사고 결제를 할 때 필요한 현금까지 함께 인출할 수 있는 서비스로, 한 계좌에서 하루 최대 10만원까지 인출 가능하며 반드시 구매거래를 동반하는 경우에만 서비스 이용이 가능하다.


현재 수협은행은 이마트24 수도권지역 11개 점포와 CU 제주지역 80여개 점포에서 운영중이며 향후 전국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앞서 제주은행은 올초 제주도 내 120여개 편의점에 설치된 ATM를 통해 제주은행과 동일한 금융 서비스를 제공했다. 도내 '세븐일레븐' 100여곳 및 '롯데시네마 제주', '홈플러스 서귀포' 내에 설치된 롯데 ATM 이용시 제주은행 ATM 이용과 동일한 수수료로 이용할 수 있다.


이처럼 은행들이 편의점과 손잡고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이용자 수 감소로 애물단지가 된 자동화기기를 줄여 비용을 감축하기 위해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자동화기기의 업무처리비중은 2015년 9월 39.6%에서 지속하락해 지난 9월중에는 36.4%까지 감소됐다. 조회서비스도 같은 기간 3.9%에서 3.2%로 줄어들었다.


반면 스마트폰을 포함한 인터넷뱅킹의 업무비중은 급증하고 있다.


<자료=한국은행>

인터넷뱅킹이 활성화되기 전 이용빈도가 높았지만, 고객들이 언제 어디서나 휴대폰을 통해 다양한 은행업무를 처리할 수 있게 되면서 비용만 먹는 애물단지로 전락한 것이다.


자동화기기 연간 운영손실은 1대당 약 166만원으로 추산된다. 주요 6개 은행들에서만 자동화기기에서 매년 600억원이 넘는 적자를 보고 있는 것이다.

이에 은행들은 자동화기기를 줄이고 있다. 자동화기기 수는 ▲2012년 6월 5만6720개에 달했지만 ▲2012년 말 5만5948개 ▲2013년 말 5만5513개 ▲2014년 말 5만3562개 ▲2015년 말 5만1115개 ▲작년 말 4만8474개 ▲지난 6월말 4만6731개까지 줄어들었다.


이로 인해 지점이 멀거나 인터넷뱅킹을 이용하지 못해 발생하는 금융소외계층에게 이전보다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편의점과 손잡고 있다는 것이다.


은행 관계자는 "편의점과의 제휴는 영업점이 없거나 ATM이 없는 금융소외지역 고객들이 인출과 이체 서비스 이용에 불편함이 없도록 하기 위함"이라며 "서비스가 전국으로 확대되면 많은 고객들이 보다 편하게 금융생활을 할 수 있으며 고객의 생활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서비스를 제공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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