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노조, 현장 복귀…상처만 남은 파업의 악몽
협의권 넘어선 요구 논란•고질적 노사관계 재정립 필요
송현섭
21cshs00@sateconomy.co.kr | 2017-11-29 15:49:59
[토요경제=송현섭 기자] 현대자동차 노조가 29일 소형 SUV 코나 증산을 놓고 벌였던 돌발파업을 철회하고 이틀만에 현장에 복귀했다.
다만 현대차 노사는 앞서 난항을 겪었던 임금단체협상을 남겨놓고 있어 연말 갈등이 재연될 가능성이 여전히 높다는 것이 노동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현대차 노조는 지난 27일 오후부터 울산 1공장에서 파업에 돌입했다 비난여론이 빗발치고 조합원 참여율도 높지 않아 지속할 명분•동력을 잃었다고 판단한 듯 슬그머니 파업을 철회했다.
한 노동계 관계자는 “사측이 2번씩이나 추가 생산라인 투입을 시도하자 반발하면서 당초 계획에 없던 파업을 진행한 것으로 보인다”며 “대기업 노조의 특성상 노사간 적정수준에서 타협을 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사측이 향후 어떤 태도를 취할지 모르지만 이번 파업 철회로 인한 책임소재를 둘러산 논란은 있을 수 있다”면서도 “당장 노조 지도부에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대기업 노조의 경우 대부분 회사가 처한 상황에 맞춰 협상수위를 조절하는 자체적인 능력이 있기 때문에 현대차 노사는 당분간 냉각기를 가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그는 “일부 노조 간부가 협의권을 넘어선 요구를 했다는 주장도 있기 때문에 논란거리가 될 수 있다”며 “궁극적으론 매년 임단협에 즈음해 고질적인 노사 갈등과 파업으로 이어지는 노사관계를 재정립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현대차는 내달 코나 미국 수출을 앞두고 생산물량 확보차원에서 울산1공장 11라인뿐만 아니라 12라인에서도 코나를 생산하는 방안을 노조와 1개월여 협의한 바 있다.
그러나 노사합의가 불발되자 현대차는 12라인에 코나의 추가 투입을 2차례 시도했다가 강력 반발한 노조가 돌연 파업을 벌였고 회사측은 협상권 남용과 불법파업이라고 비난성명을 냈다.
당장 현대차는 이틀간 노조의 파업으로 차량 1,230여대, 총 174억6천만원 상당의 손실을 본 것으로 추산하고 있으며 이번 불법파업에 대해 엄정 대처한다는 방침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또 불법 행위자에 대해 사규와 법률에 따라 책임을 물을 것이며 이번 불법파업에 따라 생산이 중단된 전 부문에 대해서도 무노동 무임금의 원칙을 적용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일단락된 현대차 노사 갈등의 불씨는 여전해 임단협이 험로에 빠질 가능성이 높은데 지난 4월 20일 상견례 이후 전임 집행부가 28차까지, 현 집행부에선 32차까지 교섭을 벌였으나 양측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임단협의 핵심쟁점은 임금 인상폭으로 노조는 기본급 월 15만4,883원 인상, 전년도 순이익 30%의 성과금 지급 등을 요구하고 있지만, 회사는 정기2호봉에 별도 1호봉을 합한 기본급 4만2,879원 인상에 기본급과 통상수당 등을 포함시킨 250%+140만원 성과금 등을 제시하고 있다.
한편 노동계에선 현대차 노사가 오는 30일 본협상 재개를 앞두고 극단적인 대결구도로 나가지는 않겠지만 물리적으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아 임단협이 내년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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