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동남아 시장 공략 강화…총수 재판 변수
中 사드 보복 딛고 글로벌 사업 확대…신동빈 회장 '진두지휘'<br>檢, 경영비리 징역 10년 구형…징역형 선고시 해외사업 '비상'
여용준
dd0930@sateconomy.co.kr | 2017-11-29 12:39:00
[토요경제=여용준 기자] 롯데가 중국의 사드 보복을 딛고 동남아 시장에서 활로를 찾으며 살 길을 모색하고 있다. 하지만 신동빈 롯데 회장의 재판이라는 변수가 여전히 남아있다.
신 회장은 지난 28일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에서 한-아세안센터의 초청으로 방한중인 밤방 브로조네고로 인도네시아 국가개발기획부 장관을 만나 한국과 인도네시아 간 사업 현안 및 투자 증진 문제를 논의했다.
한-인도네시아동반자협의회의 경제계 의장이기도 한 신 회장은 “최근 한국의 문재인 대통령이 발표한 ‘신남방정책’으로 많은 한국 기업들이 아세안으로 주요 투자처를 옮길 생각을 하고 있다”며 “아세안 국가 중 가장 큰 시장과 발전 가능성을 가진 나라는 인도네시아”라고 말했다.
롯데는 신 회장이 인도네시아의 높은 인구와 성장 잠재력에 주목하고 다양한 사업부문의 진출을 추진해왔다고 전했다. 지난 7일에는 2박3일 일정으로 인도네시아를 방문해 사업장을 둘러본 뒤 앤써니 살림 살림그룹 회장을 만나 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롯데는 지금까지 인도네시아에 총 12억 달러의 투자를 통해 유통, 화학, 관광 등 12개 사를 운영하며 8000여 명의 고용을 창출해왔다.
지난달에는 현지 최대 그룹인 살림 그룹과 합작으로 전자상거래 시장에도 진출했으며 롯데자산개발이 지난 2일 인도네시아 부동산 개발사업 시장에 진출했다. 롯데케미칼은 인도네시아 반텐주 찔레곤에 NCC(납사분해시설)를 포함한 4조원 규모의 화학단지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신 회장은 지난 2013년부터 ‘한-인도네시아 동반자 협의회’의 경제계 의장을 맡은 뒤 지난해 방한한 조코 위도도 인니 대통령을 접견하고 현지 투자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인도네시아 뿐 아니라 베트남에서도 마트와 백화점, 극장이 진출해 기반을 다지고 있다. 지난 1일에는 베트남 다낭에 1091m² 규모의 롯데면세점 다낭 공항점을 열었다.
중국의 사드 보복이라는 악재에서 벗어나 동남아 시장에서 활로를 모색하고 있지만 검찰이 경영 비리와 관련해 신 회장에게 징역 10년을 구형하면서 변수로 작용하게 됐다.
검찰은 지난달 30일 신 회장에 대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과 배임 등 혐의로 징역 10년과 벌금 1000억원이라는 중형을 구형했다. 1심 선고 공판은 다음달 22일 열릴 예정이다.
신 회장 측 변호인단은 당시 재판에서 “당시 부친인 신격호 총괄회장이 결정권을 갖고 있었고 신 회장은 이를 거역하지 못해 소극적으로 이행했을 뿐”이라며 집행유예가 적당하다는 논리를 폈으나 예상 밖의 중형이 구형되면서 망연자실한 분위기다.
신 회장은 경영비리 재판 외에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와 관련해 최씨 측에게 체육시설 건립 목적으로 70억원의 뇌물을 건넨 혐의로 기소돼 재판이 진행 중이다. 이 재판은 다음달 7일과 8일에 검찰과 변호인 측의 공방기일이 열리고 14일에 변론을 종결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1심 선고는 내년 1월 중 나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동안 동남아 사업을 진두지휘하던 신 회장이 실형을 선고 받을 경우 롯데의 해외 사업 전체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 롯데는 현재 중국과 동남아 뿐 아니라 중앙아시아와 미국, 유럽 등 글로벌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신 회장은 지주회사 출범 후 황각규 사장과 공동 대표이사 체제를 구축한 뒤 해외 사업에 치중하고 있다. 현재 롯데가 동남아와 인도, 유럽, 미국 등지에서 투자했거나 투자할 예정인 해외사업의 규모만 100억 달러(약 10조8000억원)에 달한다.
러시아에서는 지난 2015년 한국 기업 중 최대 규모의 투자를 진행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으로부터 러시아 우호훈장을 받았다.
재계 관계자는 “그동안 신 회장은 지속성장을 위해 글로벌 경영이 필수적이라고 보고 이를 적극적으로 추진했지만 그 원동력을 상실할 위기에 처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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