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멈춰버린 M&A 시계' 다시 돌아가나

국내 AI 스타트업 '플런티' 인수…오너 부재 후 첫 M&A<br>오너리스크 장기화 우려에 조직개편…활발한 M&A 기대

여용준

dd0930@sateconomy.co.kr | 2017-11-28 14:58:34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사옥. <사진=연합>

[토요경제=여용준 기자] 삼성전자가 이재용 부회장의 부재 후 첫 인수합병(M&A)을 성사시켰다. 비록 대형 M&A는 아니지만 오너리스크를 해소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국내 대화형 인공지능(AI) 스타트업인 플런티를 인수했다고 28일 밝혔다. 양사는 인수금액을 밝히지 않았다.


플런티는 2015년 설립한 스타트업으로 임직원 수는 약 10여명이다. 대화형 인공지능 챗봇을 누구나 쉽게 제작할 수 있는 챗봇 플랫폼 ‘플런티.ai’를 출시했고 ‘플런티’ 앱을 통해 메신저에서 머신러닝을 기반으로 답장을 추천하는 ‘스마트 리플라이’ 기능을 선보였다.


삼성전자는 플런티를 인수하면서 AI 사업에 더욱 힘을 실을 수 있게 됐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플런티 인수를 시작으로 국내 대기업이 스타트업과 함께 미래 먹거리를 찾아가는 선순환 체계가 생길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삼성전자의 이번 플런티 인수는 지난해 이재용 부회장의 구속수감 후 첫 M&A다. 비록 지난해 하만과 같은 대형 M&A는 아니지만 멈춰버린 M&A 시계를 가동하는 신호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은 지난해 11월 자동차 전장기업 하만을 9조원 규모에 인수한 바 있다. 활발하게 진행되던 M&A는 이 부회장이 국정농단 사건과 관련해 최순실씨에게 뇌물을 건넨 혐의로 구속되면서 멈춰버렸다. 구글과 애플, 페이스북 등 경쟁기업들이 미래 먹거리를 위해 공격적인 투자와 M&A를 이어간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그동안 삼성전자는 M&A나 대규모 투자의 경우 오너의 결정에 의존했으나 더 이상 이 부회장을 기다리기 어렵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지난 22일 조직개편을 통해 전략혁신센터(SSIC)를 이끌고 있는 손영권 사장에게 미래 먹거리 발굴(Business Development. BD) 역할을 강화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M&A에 있어 손 사장의 역할이 더욱 커지게 됐다.


벤처 투자 전문가 출신인 손 사장은 2012년 SSIC 설립과 함께 영입된 인사다. 이전에는 인텔 한국지사장과 애질런트 테크놀러지스 반도체부문 사장 등을 역임했다. 삼성전자에서는 하만 인수를 진두지휘 했으며 현재 하만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다.


손 사장은 그동안 DS(부품) 산하 조직으로 운영되면서 반도체나 디스플레이 등 부품 쪽에 주력했으나 앞으로 스마트폰이나 가전제품, TV 등 전방위로 신성장동력 확보에 나선다.


한편 삼성전자의 플런티 인수는 AI사업 강화를 위한 발판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지난 22일 조직개편에서 AI센터를 신설해 인공지능 관련 선행연구를 강화한다. AI센터장에는 이근배 전무가 임명됐다. 이 전무는 포스텍 교수 출신으로 AI 자문을 맡아오다 2015년 삼성전자로 영입됐다. 그동안 소프트웨어연구센터 산하에 AI 기술을 연구하는 인텔리전스팀을 이끌어왔다.


[ⓒ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