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사드 보복'에 '중동 시장' 주목받나

가전·과자·화장품 등, 중동 '급성장'…면세점, 고객 다변화

여용준

saintdracula@naver.com | 2017-03-13 14:26:25

▲ 서울 중구 명동 거리에서 중국인 관광객들이 여행용가방을 끌고 걸어가고 있다.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추진에 대한 보복으로 중국이 자국 여행사를 통한 한국 관광 상품 판매를 금지함에 따라 면세점 등의 타격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연합뉴스>

[토요경제=여용준 기자] 중국의 ‘사드 보복’과 미국의 ‘보호무역주의’로 고립된 한국 기업들이 중동과 인도 등 제3의 시장에서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특히 건설과 가전부터 과자·관광·화장품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시장 진출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13일 가전 업계와 코트라 등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중동 최대 인구 보유국이자 전략적 요충지인 이집트에서 치열한 ‘가전 전쟁’을 벌이고 있다.


인구 9100만명의 이집트에서 두 가전 회사는 국내 최대 규모의 최신식 TV 생산 공장을 가동하고 두 회사의 지난해 매출액이 10억달러(약 1조1500억원)를 넘어서는 등 이집트 제조 산업의 한 축을 이룰 정도다. 특히 TV의 경우 두 회사의 이집트 소비자 점유율이 약 70%에 달할 정도로 독보적이다.


이집트는 2016년 명목 국내총생산(GDP)이 2680억 달러로 중동 지역 5위의 경제 대국이지만 만성적인 무역 수지 적자 탓에 국가 재정은 갈수록 악화하는 실정이다.


중동 경제 전문가들은 두 회사의 사업 확장과 선의의 경쟁이 장래 이집트 가전 내수시장 활성화는 물론 수출 증대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2015년 기준 과자류 수출액은 2억5163만 달러로 2011년(1억4098만 달러) 대비 78.5% 증가했다. 특히 동남아와 중동의 비중이 큰 폭으로 늘었다.


국가별로 보면 싱가포르(316.7%), 말레이시아(297.7%), 필리핀(194.8%) 등 동남아 3개국으로의 수출 증가세가 두드러졌으며 사우디아라비아(141.8%), 아랍에미리트(60.7%) 등 중동으로의 수출액도 크게 늘었다.


중국 사드 보복의 직격탄을 맞은 면세점과 화장품 업계는 중동 시장 개척에 더욱 적극적이다.


업계 1위인 아모레퍼시픽은 중국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동남아시아와 북미, 중동 등으로 판로를 모색하고 있다.


특히 중동 지역은 올해 초 화장품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제 2의 중국’으로 각광받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중동의 화장품 시장은 2015년 규모 180억 달러에서 2020년 360억 달러로 연평균 15%의 고성장이 예상되고 있다. 이는 아시아 시장의 예상 성장률인 7%에 비해서도 월등히 높은 수치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달 중동 최대 유통 기업 알샤야그룹과 파트너십 계약을 맺고 올 하반기 두바이에 에뛰드하우스 1호점을 연다. 이후 GCC(Gulf Cooperation Council: 걸프협력회의) 국가(쿠웨이트,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바레인, 오만) 등으로 매장을 확산해 나갈 계획이다.


면세점 업계도 중동을 포함한 타 지역 관광객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서기 시작했다.


한화갤러리아는 63빌딩에 할랄 레스토랑을 준비하고 각 병원과도 의료협약을 체결했다. 동남아 인바운드 여행사 79곳과도 송객 계약을 했다.


한화갤러리아 관계자는 “중동 고객의 구매력은 중국인보다 30% 높고 의료관광을 목적으로 한국을 찾아 유커 이후의 관광객 다변화 측면에서 적격”이라고 말했다.


사드 피해를 직접적으로 보고 있는 롯데면세점은 당장 중동 관광객 유치에 나서지 않는 상태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중동 관광객은 의료관광이 목적인 경우가 많아 의료기관과 협력이 필요한데 단기간에 이뤄지기 힘든 부분”이라며 “중국 관광객 다음으로 소비가 많은 내수 관광객 유치에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롯데면세점은 내수 관광객 외에도 일본이나 동남아 관광객을 유치하는 등 고객 다변화에 주력하고 있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하루 아침에 중동 큰손이나 동남아 관광객을 대거 유치하긴 힘들다”면서도 “사드 보복과 같은 변수가 또 튀어나오지 말란 법이 없기 때문에 미리 고객 다변화에 나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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