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미래 화폐로 날개 달까

1년 새 215%↑…영역 넓히는 비트코인 기대 속 우려도

이경화

icekhl@daum.net | 2017-03-08 14:42:26


▲ 온라인 가상화폐 ‘비트코인’. <사진=블룸버그>
[토요경제=이경화 기자] 가상화폐인 비트코인이 세계 통화 시스템을 뒤흔들고 있다. 비트코인은 익명성이 보장되는 온라인상의 화폐로 유통 규모와 영향력이 점차 확대되면서 가치가 급상승하고 있다. 최근에는 미국, 일본, 유럽, 중국 등이 다소 완화된 비트코인 정책을 내놓으면서 합법화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상황이다. 한국에도 비트코인을 원화로 사고팔 수 있는 거래소인 빗썸·코빗·코인원 등이 출범해 한창 거래되고 있다.

거래 시장에서는 안전하고 효율적인 비트코인을 제도권에서 받아들여야 한다는 주장과 불법 거래에 악용될 수 있어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비판이 엇갈리면서 충돌하고 있다. 비트코인의 성장 가능성을 두고도 찬반양론이 부딪힌다. 일부 전문가들은 비트코인과 공공 거래장부로 불리는 블록체인이 현행 화폐시스템을 대체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긍정적 전망을 내놓고 있지만 과열양상을 띠면서 가격이 급등락해 안정적인 투자가 불가능할 것이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비트코인은 무엇


비트코인은 실물이 없어 가상의 화폐라고 흔히 표현한다. 실체는 온라인에서 떠도는 코드의 일종이다. 우리나라의 싸이월드 가상화폐인 도토리나 한게임 한코인 등과 비유되기도 한다. 그러나 이것들은 특정 기업이 마케팅 등을 목적으로 발행하고 제한된 곳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반면 비트코인은 시스템만 갖춰지면 실제 생활에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일반적인 가상화폐와는 다르다.


누가 어떻게 만드나


비트코인은 2009년 사토시 나카모토라는 이름의 개발자가 비트코인의 작동원리를 개발해 모든 사람이 볼 수 있게 공개하면서 시작됐다. 거래를 통해 구입하거나 직접 만들어낼 수도 있다. 비트코인 계좌 격인 지갑 프로그램을 다운받은 뒤 비트코인 거래소를 통해 언제든 사고팔 수 있으며 프로그램이 내는 복잡한 암호를 푸는 채굴작업을 통해 캐낼 수도 있다. 채굴 참여자가 많을수록 문제는 어려워지는 시스템으로 암호해독에 쓰이는 고급 장비인 채굴기를 동원하는 이들도 있다. 수학적 알고리즘에 의해 발행량이 제한되기 때문에 2145년까지 최대 2100만 비트코인만 채굴이 가능하다.


▲ <출처=bitcoin.co.kr>

어디에 쓰이나 봤더니


비트코인은 사용자의 컴퓨터를 P2P(peer to peer·개인 간) 방식으로 직접 오가는 무국적 통화라 국외 송금이 용이하다. 은행 같은 발행·중개기관 없이 유통 가능한 점에서 공간 제약·저비용의 대안 금융이 될 수 있다는 평이 나온다. 민간 거래소에서 비트코인을 달러나 유로 등 기존 화폐로 쉽게 바꿀 수도 있다. 캐나다에서는 비트코인을 현금으로 교환·인출하는 현금자동입출금기(ATM)도 등장해 오프라인에서 비트코인을 사용할 수 있게 됐다.


발행·중개기관이 없다보니 거래 추적이 불가능하고 100% 익명거래라는 점에서 범죄조직이나 탈세 등 각종 불법자금거래의 온상이 될 것이라는 우려도 크다. 실제 2012년 미국 연방수사국(FBI)은 대형은행들의 불법 돈세탁 같은 흐름이 비트코인의 제3자간 거래에서 나타나고 있다는 보고서를 내놓기도 했다.


어떤 장점이 있나


비트코인은 전 세계에서 사용이 가능하고 세금이나 환전 수수료 등의 부담이 없다는 장점이 있다. 자율 수수료제로 큰 금액을 송금할 때에도 최저 0.0005비트코인(약 400원)만 부담하면 송금·지불·결제가 가능하다. 지갑을 만들 때 신분을 증명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거래의 익명성도 보장된다. 발행처·감독당국이 없어 정부의 간섭이나 인플레이션 영향에서도 자유롭다.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에 따라 오락가락하는 화폐 가치와는 달리 특정 관리자가 조작할 수 없고 시장 원리에 따라 가치가 매겨진다는 것이다.


문제점과 부작용은


비트코인의 익명성은 악용될 가능성도 크다. 우선 징세의 범위에서 벗어나 있기 때문에 탈세수단으로 쓰일 수 있다. 무기·마약·정치자금 등 비트코인으로 불법 거래됐다는 뉴스 보도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최근에는 비트코인의 가치가 급등하면서 대규모 자금 세탁에도 활용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P2P 방식으로 컴퓨터 사이를 오가기 때문에 해킹 등 사이버 공격에도 취약하다. 심지어 최근 비트코인을 대금 지불 수단으로 해 해킹을 대행하는 불법 서비스도 활개치고 있다. 투기세력이 몰려 가치가 급등락을 반복하고 있다는 점도 불안요소다.


현재 가치는


3월 현재 전 세계 비트코인 시가총액은 13조원 규모며 하루 거래량도 3조원에 육박한다. 비트코인 거래소인 비트스탬프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지난 2일(현지시간) 비트코인당 1242달러(약 142만원)를 넘어 온스당 1241달러에 거래되던 금을 훌쩍 뛰어 넘었다. 비트코인이 세상에 알려지기 시작한 이래로 처음이다. 3일에는 단위당 1290달러(약 149만원)를 돌파하고 1300달러 가까이 치솟았다. 지난해 3월 초 408달러에 불과했던 비트코인은 1년 새 무려 215%나 폭등했다. 올해에만 34% 오른데 이어 지난달 초 사상 최고가인 1100달러를 넘어섰고 이어 한달 새 15% 넘게 추가 상승했다.


투자사례를 든다면

▲ 대표적인 비트코인 투자자 ‘윙클보스 형제’. <사진=비즈니스인사이더>


페이스북 창업자인 마크 저커버그에게 아이디어 도용 소송을 내 유명세를 탄 캐머런, 타일러 윙클보스 형제는 대표적인 비트코인 투자자로 꼽힌다. 이 형제는 한때 전체 비트코인의 10%가량을 소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2012년 비트코인을 매입해 최소 60% 이상의 수익률을 달성한 것으로도 전해진다. 당시 직접 운영하던 상장지수펀드(ETF)에서 비트코인 비중을 대폭 확대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미국 증권금융당국(SEC)이 오는 11일 비트코인 ETF 승인 여부를 결정하는 가운데 출시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규제는 가능한지


비트코인이 새로운 황금으로 부상하자 미국을 비롯해 세계 각국의 금융당국들은 마냥 손을 놓고 있을 수 없는 입장이 됐다. 현재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제도권 내의 기업이 거래하는 비트코인에 감독·규제를 적용하고 있다. 유럽중앙은행(ECB)도 가상화폐들에 대한 보고서를 발표하는 등 중앙은행의 금융시스템 통제에 대한 위협요인을 분석하기 시작했다. 무엇보다 영국은 국세청이 감독하는 가상화폐 거래소 설립을 검토하고 있으며 태국은 비트코인의 사용을 금지시켰다.


최대의 비트코인 시장인 중국은 자본 유출을 우려해 최근 비트코인 거래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중국 중앙은행은 비트코인 거래소에 대해 규정을 어기거나 돈세탁 등 불법행위가 적발될 경우 강력한 제재를 할 것이라고 경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훠비망 등 중국의 3개 거대 비트코인 거래소는 올해 초부터 돈세탁 방지 등을 위한 내부시스템을 보완한다는 이유에서 한시적으로 비트코인 인출을 중단한 상태다.


가상통화 제도권 편입될까


첫 스타트를 끊은 건 독일이다. 독일 재무부는 디지털통화의 법적 성격을 명확하게 규정, 비트코인을 사적거래에서 이용 가능한 법적 민영화폐로 인정했다. 정부가 가치를 보증하지는 않지만 일반 국민이 계산 단위로 쓰는 돈으로 인정했다는 의미다. 중국 당국은 자국의 최대 검색엔진인 바이두에서 비트코인 결제를 허용한 것을 받아들이고 비트코인을 대안화폐로 인정했다.


미국은 비트코인을 화폐가 아닌 주식이나 현물 거래와 같은 자산의 일종으로 보고 소득세를 부과한다는 방침이다. 또 비트코인 거래소에 대해 자금세탁방지법 준수를 규정하고 있다. 비트코인을 살 때 8% 소비세를 매기고 있는 일본은 소비세를 면제해주는 방향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한국도 내년 초 비트코인 등 디지털 통화를 제도권 안으로 끌어들이는 작업을 본격 추진하기로 했다.


그러나 비트코인이 공식 화폐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가장 큰 문제가 허술한 보안 시스템이다. 비트코인은 지갑 파일 형태로 저장되기 때문에 지갑을 저장한 기기가 손상돼 키(Key)를 분실하면 이 기기에 저장됐던 비트코인을 영구적으로 잃어버리게 된다. 또 비트코인을 관리하는 주체가 따로 없기 때문에 거래소가 갑자기 폐장되면 비트코인 자체가 없어지면서 이용자들이 큰 피해를 입게 될 수 있다.


일상생활에서 사용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도 걸림돌이다. 전 세계에서 비트코인 거래가 가능한 상점은 약 8000곳이지만 유명 기업이나 상점 등은 비트코인을 취급하지 않고 있다. 신용카드 결제 시스템이 잘 구축돼 있는데다 비트코인 개념 자체가 아직은 생소하고 사용법도 미숙한 상황이다. 비트코인이 주목되는 것은 결제 수단보다는 투자처로 인식돼 가고 있어서라는 게 중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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