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사드보복에 유통업계 '흔들'
면세점·호텔·관광 등…막대한 피해 불가피
조은지
cho.eunji@daum.net | 2017-03-03 15:52:05
[토요경제=조은지 기자] 성주골프장을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부지로 정부에 제공한 이후 끊임없이 중국의 협박과 보복성 규제가 이번에는 ‘한국 관광 금지’라는 초대형 악재로 찾아왔다.
중국 정부가 자국 여행사를 통한 한국 관광을 금지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업계는 ‘한국 여행 금지령’의 범위가 어느 정도인지 파악하고 대응책을 마련하느라 분주하다.
실제로 한국행 관광 규제가 시작될 경우, 가장 심각한 타격이 예상되는 계열사는 롯데면세점이다.
지난해 롯데면세점의 시내면세점 매출 가운데 무려 80%가 중국인 관광객의 지갑에서 나왔다. 예를 들어 서울 소공동 롯데면세점 본점은 작년에 무려 3조1600억 원의 매출을 올렸는데, 2조6000억 원 정도가 유커 덕분이라는 얘기다.
내국인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공항면세점까지 더해도, 지난해 전체 롯데면세점 매출의 중국 의존도는 70%에 이른다.
지난해 전체 롯데면세점 매출이 약 6조 원인 만큼, 이 가운데 70%인 4조2000억 원이 중국의 동향에 영향을 받는 셈이다.
이번 ‘한국 관광 금지’ 조치 이후 중국인 관광객 감소비율을 50%(단체관광객 40% + 숙박·항공권 자유여행상품)로만 잡아도, 전체 연간 매출의 3분의 1이 넘는 2조1000억 원(4조2000억 원의 50%)의 매출이 사라진다는 얘기다.
또 중국인 단체관광객 비중이 높은 신규면세점들도 걱정이 많다.
한 신규면세점 관계자는 “중국의 관광금지 소식에 어젯밤에 잠을 제대로 못 잤다”며 “어렵게 사업권을 땄는데 이런 일이 터져서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 지 모르겠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중국의 사드 보복이 계속돼 긴장은 하고 있었는데 마침내 올 것이 왔다며 다들 걱정하고 있다”며 “개별여행객 비중이 높아지고 있지만 아직은 단체 비중이 압도적인데, 지금 상황에서 기업이 자체적으로 극복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서울 시내면세점의 매출에서 중국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80% 정도이다.
이 가운데 단체관광객 비중은 약 60% 수준이며 신규면세점의 경우에는 중국인과 단체관광객의 비중이 더 높다.
여행업계도 이번 사태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시장 반응을 살피고 있다.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사드) 배치가 결정되면서 올 초부터 대형 크루즈선이 부산항 기항을 취소하겠다는 통보가 잇따르고 있다.
올해 31척의 외국 크루즈선이 261회에 걸쳐 부산항에 기항할 계획이었으나, 3척이 26회 기항을 취소해버렸다.
부산시와 부산관광공사는 그동안 중국인 관광객 유치에 집중했으나 올해부터 대만, 동남아 등 해외 신규시장 개척에 나서고 있다.
지난달 17일 태국 방콕에서는 부산시와 부산관광공사가 부산에서 촬영한 태국 드라마 '아내'와 연계한 부산관광 설명회와 기자회견을 마련했다.
이 행사는 동남아 국가연합인 아세안(ASEAN)이 인구 6억3000만명에 국내총생산 2조4355억 달러 규모로 성장잠재력이 큰 지역이어서 드라마 등을 통해 아세안 지역에 새로운 한류 바람을 일으키고 부산 홍보도 강화한다는 전략에서 기획됐다.
중국인 개별관광객인 싼커(散客)를 비롯해 홍콩과 대만 등 중화권 개별여행자 유치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여행사 관계자는 “이번 조치로 인한 예약 취소 등은 아직 없으나 다음 주는 돼야 예약취소 등이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며 “중국이 과거 센카쿠 열도 분쟁으로 일본 관광도 금지했고 대만과의 관계 악화로 대만 여행도 금지했는데, 이와 비슷한 이번 조치가 얼마나 갈지 관건”이라고 말했다.
호텔업계도 우려 속에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명동의 한 호텔 관계자는 “명동 지역은 중국인보다 일본인 비율이 높은데 중국인 비중이 높은 외곽 호텔은 타격이 클 것”이라며 “다만 최근 명동 일대에도 호텔 공급이 많은데 이런 상황이 벌어져 걱정스럽고, 이번 제재로 인해서 관광 시장 자체가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이라 우려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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