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안보’는 국가의 중요한 기반이다
여용준
saintdracula@naver.com | 2017-03-03 15:11:34
[토요경제=여용준 기자] 이것은 마치 전쟁에 가까웠다. 중국은 민·관·군·언이 합작해 한국을 향한 무차별 경제공세를 퍼붓고 있다. 대기업들은 중국 진출사업에 대한 손실을 우려하고 있다. 명동을 중심으로 한 자영업자들은 관광객이 줄어들면서 수입이 줄어들 것을 걱정하고 있다.
모두 사드(THAAD: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로 인해 벌어진 일이다.
정부의 사드 배치는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국가 주도 사업, 그것도 안보가 개입된 사업치고는 굉장히 빠른 속도로 사드 배치가 추진됐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으로 군 통수권자가 자리를 비운 것을 감안하면 놀라운 수준의 추진력이다. 마치 황교안 권한대행 임기 내에 사드 배치를 마치려는 기세다.
정부는 올해 안에 성주골프장에 사드를 실전배치 한다는 계획이다.
이토록 빠르게 추진된 사드라면 정부는 당연히 ‘부수적인 피해’에 대해 계산할 시간도 없었을 것이다. 사드 배치가 불러올 영향에 대해 고려하지도 않은 채 마치 국가안보를 지켜줄 ‘절대반지’인양 사드를 맹신했을 수 있다.
사실 사드는 정말 국가 안보를 위해 필요한 선택일 수 있다. 정치적 무기인 핵폭탄처럼 존재 자체만으로도 북한과 중국을 견제하는 장치일 수 있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사드로 인해 한국은 ‘경제전쟁’에서 끊임없이 중국의 공격을 받고 있다.
현대 사회에서는 총과 폭탄으로 싸우는 것만이 전쟁이 아니다. 돈으로 싸우는 것도 엄연한 전쟁이다. ‘안보’라는 말이 말 그대로 ‘안전을 보장하는 것’이라면 국민과 기업의 돈에 대한 안전은 전혀 보장받지 못한 셈이다.
외교부는 그저 “우리 기업들에 불이익을 줘야 한다는 주장이 중국 일각에서 제기돼 우려스럽다”는 말만 할 뿐이다.
그저 “우려한다”라는 말 한마디에 중국이 긴장할거라는 생각은 그 누구도 하지 않는다.
단, 중국이 빠르게 ‘행동’으로 한국을 압박한 것처럼 한국 정부 역시 빠르게 ‘행동’으로 보여줄 필요는 있다.
그것이 중국을 역으로 압박하는 것이건 한국 기업들의 경제활동을 보호하는 것이건 상관없다. 정부가 “안보에 필요하다”는 이유로 사드를 배치했으면 거기에 따른 책임을 져야 한다.
‘안보’는 국가를 지탱하는 중요한 기반이다. 이 정부는 사드 배치로 인해 위협받는 국민의 경제·생활 ‘안전’을 ‘보장’할 계획을 하루 빨리 내놔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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