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저신용자 위한 중금리대출 활성화…1년간 성과는?

잇다른 상품 출시…소비자인식 제고 긍정적<br>정책상품 공급목표 미달성…금융사들도 '외면'<br>시장에 성공적 안착 기대…시간은 다소 걸려

유승열

ysy@sateconomy.co.kr | 2017-09-07 17:28:33

<사진=연합뉴스>

◆중금리대출 활성화 1년…소비자 이자부담 완화 '긍정적'
지난 2016년 1월 정부는 금리단층 해소를 위해 '중금리 신용대출 활성화 방안'을 발표했다. 중간 등급 신용자(4~7등급)가 전체 금융소비자의 약 45% 수준으로 많은 비중을 차지했지만, 이 중 상당수가 15% 이상의 고금리 대출을 이용한 데 따른 조치다.


이후 정부는 시장 조성 역할을 강화하기 위해 신용보증 연계 형태의 사잇돌대출을 출시하고 지난 7월에는 채무조정졸업자 대상 상품을 출시하는 등 지속적으로 판매채널과 공급 규모를 확대했다. 금융권에서도 작년 7월 은행이 중금리대출을 출시한 이후 저축은행, 상호금융권으로 확대됐다.

이같은 노력으로 중금리대출은 지난 1년간 금융소비자들의 이자부담 완화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사잇돌대출은 이용자의 신용등급 및 금리를 목표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다. 은행은 작년 7월 3~6등급을 중심으로 6~9%대 금리를, 저축은행은 5~8등급 중심으로 14~18%대 금리를 제공했으며, 최근 출시된 상호금융권은 4~7등급 위주의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자료=금융위원회>

또 민간 중금리 신용대출 상품이 출시되며 정책 효과가 제고된 것으로 분석됐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2017년 1분기중 금융사(은행, 저축은행, 여전사, 상호 금융)의 중금리대출 취급액은 6339억원으로 전년동기(1656억원)대비 3.8배나 증가했다.

◆저조한 공급실적과 금융사들의 외면…"여전히 초기단계"
그러나 여전히 중금리대출 시장은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는 평가다.


사잇돌대출 총 공급 실적은 지난 7월 14일 기준 약 7828억원을 기록했다. 금융당국이 공급 규모를 1조원에서 2조원으로 늘렸지만, 당초 목표치도 달성하지 못한 것이다.


<자료=금융위원회>

이는 사잇돌대출 상품에 대한 금융사들의 소극적인 판매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은행의 경우 자체 중금리대출이 부진한 가운데 조건이 유사한 정책성 상품인 새희망홀씨 대출과 사잇돌대출간 판매 경합이 발생했다. 저축은행은 자체 중금리대출을 출시함에 따라 사잇돌대출을 외면하게 됐다.


민영 금융사들의 중금리대출도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다. 은행은 평가 기법 부족, 평판 리스크 우려 등으로 상품 판매에 소극적이며, 저축은행은 일부 상위 업체들이 상품을 판매하고 있지만 대출금리가 다소 높은 15~20%에 형성돼 있다. 더욱이 대부업체가 인수한 저축은행들은 인수 당시 약속과 달리 중금리대출을 판매하고 있지 않다.

중금리대출 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기업들도 두드러진 실적을 내지 못하고 있다.


P2P업체가 새로운 중금리대출 모델로 부상했으나, 부동산 담보대출 비중이 높고 신용대출은 전체 대출의 22% 수준으로 비중이 높지 않다. 한국P2P금융협회에 따르면 56개 회원사의 누적 대출액이 2017년 상반기말 기준 1조1630억원으로 집계됐지만, 신용대출은 2758억원에 불과했다.


<자료=한국P2P금융협회>

인터넷전문은행도 당초 예상과 달리 미흡한 성과를 보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정재호 의원에 따르면 케이뱅크의 총 대출 잔액 가운데 중금리대출이 차지한 비중은 18%(960억원)에 그쳤다.

◆점진적 성장 예상…"심사 인프라 지원" 등은 숙제
전문가들은 중금리대출 시장이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금리대출 활성화에 대한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되고 있기 때문이다. 인터넷전문은행은 간편성과 참여 주주들의 정보를 활용한 신용평가 모델을 강점으로 중금리대출 확대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 새 정부는 서민의 이자부담 경감을 위해 법정 최고금리를 내년부터 24%, 임기 내에 20%까지 인하할 계획으로, 이로 인해 2금융권 기업들이 수익원 확보를 위해 시장개척 차원에서 중금리대출을 강화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다만 가계부채 이슈, 중금리 신용평가 모델의 유효성 검증 등으로 본격적인 활성화에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중금리대출도 가계부채의 일부분이고, 시중금리 상승 등으로 중·저신용자들의 이자부담이 증가할 경우 급속도로 부실화될 수 있다는 점에서 수익성과 건전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또한 신용정보가 부족한 계층이나 중·저신용자에 대해 빅데이터 등을 통한 새로운 신용평가 기법이 등장하고 있지만, 향후 2~3년은 연체율 추이 등 다양한 검증이 필요하다.


이에 전문가들은 중금리대출의 성공적인 정착을 위해서는 금융당국이 가계부채 총량규제 속에서도 정책성 중금리대출 공급을 지속 추진하되, 민간 상품과 과도한 경쟁이 발생하지 않도록 정책성 상품의 대상 조건, 한도 등을 차별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정책성 상품의 보증수수료율을 낮춰 수익성을 높여주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2금융권의 경우 저축은행의 비대면 중금리대출에 대해 의무대출 규제를 완화하고 중소형 저축은행들도 심사 역량을 고도화할 수 있도록 인프라를 지원해줘야 한다는 의견이다.


금융사들의 건전성 관리에도 신경써야 한다. 무리한 중금리대출은 활성화는 급격한 부실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IMF(글로벌 외환위기) 이후 정부는 서민 자금난 해소를 위해 저축은행의 소액신용대출을 독려했고, 이에 발맞춰 저축은행도 소액 신용대출을 단기간에 급속도로 확대했으나 대규모 부실이 발생했다.


류창원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보통 6등급 이하의 신용자들은 높은 연체율로 중금리 신용대출이 어려운 면이 있으나, 이중에서도 우수 고객군을 선별할 수 있도록 인프라 확보를 지원해줘야 한다"며 "인터넷전문은행 역시 중금리대출 확대와 동시에 중·저신용자에 대한 사후적인 신용관리 체계를 구축해 건전한 시장 조성에 기여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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