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보험금 전부 주겠다”…삼성생명 ‘백기투항’
미지급 보험금 1740억 원 전액 지급…한화도 지급할 듯
이경화
icekhl@daum.net | 2017-03-02 14:30:37
삼성생명은 2일 오전 서초구 본사에서 긴급 이사회를 열고 자살 관련 재해사망보험금 미지급액 전액(원금+이자)을 주기로 결정했다. 지급 규모는 총 3337건, 1740억 원에 달한다. 앞서 자살방지재단에 출연하기로 했던 기부금 약 200억 원도 자살보험금으로 수익자에게 지급하기로 했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소비자 보호·신뢰 회복 차원에서 이 같이 결의했다”며 “가급적 빠른 시일 내에 지급을 완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화생명 역시 3일 정기 이사회를 열어 자살보험금 지급 방안을 긴급 안건으로 처리할 예정이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내부에서 긍정적인 방향으로 지급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교보생명은 지난주 금융감독원 제재심의위원회가 열리기 직전 미지급 건에 대해 모두 보험금을 지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소멸시효(대법원 판결)를 이유로 지급을 미뤄왔던 삼성·한화·교보 등 3대 대형 생명보험사 모두가 일부 지급에서 전건(전액) 지급으로 돌아서게 됐다.
삼성·한화생명이 입장을 선회한 데에는 금융당국의 중징계로 당장 대표이사 연임이 어려워지게 된데다 일부 영업정지 처분으로 설계사 영업 등에 적잖은 타격을 입게 될 것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삼성의 경우 특검 수사로 그룹이 해체되고 이재용 부회장을 비롯한 그룹 수뇌부가 공백 상태에 놓이게 된 상황에서 더 이상 금융당국의 압박과 여론의 따가운 눈총을 외면하기가 어려웠던 것으로 풀이된다.
교보생명에 이어 삼성·한화생명이 자살보험금 지급 방침으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금융당국의 결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금감원은 지난주 제심위에서 이들 3사에 최고경영자(CEO)를 포함한 임직원 중징계와 영업·신사업을 제한하는 기관 징계를 내렸다. 임원에 대한 문책경고는 금감원장 전결 사안이지만 삼성·한화생명의 백기 투항으로 금융위원회의 결정 과정에서 수정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금융위는 이달 8일 열리는 전체회의에서 금감원의 제재안에 대해 의결할 것으로 보험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