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지진에 '탈원전' 논란 재점화…한수원 "이상없다"

환경단체 "신고리 5·6호기 재고해야" 주장…원자력계 "지진으로 안전성 입증"<br>한수원 "현재 포항 주변 원전 이상무…내진설계 강화 등 안전대책 마련"

여용준

dd0930@sateconomy.co.kr | 2017-11-16 13:51:38

지난 15일 오후 2시 29분께 경북 포항시 북구 북쪽 6㎞ 지점에서 규모 5.4 지진이 발생했다. 사진은 포항시 북구 흥해읍 한 어린이집 외벽이 무너져 차량이 심하게 파손 돼있는 모습. <사진=연합>

[토요경제=여용준 기자] 지난 15일 경북 포항에서 진도 5.5의 큰 지진이 발생한 가운데 원자력 발전에 대한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공사가 재개된 신고리 5·6호기에 대해서도 재고해야 한다는 주장이 커지고 있다.


한국수력원자력과 원자력 학계는 내진설계와 예방점검이 착실히 이뤄지고 있으며 이번 지진으로 원전의 안전성을 확인한 셈이라고 강조했다.


환경운동연합은 지진 발생 직후 성명을 내고 “지난해 경주 지진에 이어 동남부의 양산단층대에서 지진이 일어났다”며 “동남부 일대에 운영·건설 중인 원전을 축소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어 “포항 지진은 규모는 경주 지진 5.8에 비해 작지만 진원지 깊이가 8㎞로 경주 지진 진원지 깊이(15㎞)보다 얕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진앙지에서 2.6㎞ 떨어진 한국가스공사 흥해관리소에서 측정된 최대지반가속도(gal)가 576gal인데 이는 지진규모가 7.5일 때에 준하는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포항 지진이 이들 원전 인근에서 발생했다면 안전을 보장할 수 없었을 것”이라며 “경주 지진과 포항 지진은 물론 양산단층대를 포함해 최대 지진평가를 다시 해서 내진 설계 기준을 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와 함께 지난달 공사 재개가 결정된 신고리 5·6호기에 대한 건설 중단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다시 커지고 있다.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는 “이번 지진으로 동남권 일대에 더 큰 지진이 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며 “진행 중인 신고리 5·6호기 관련 소송에서도 최대 지진평가를 제대로 했느냐는 문제를 다루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부는 신고리 5·6호기 재개 이후 후속 대책으로 기존 원전의 내진설계를 보강한다고 했지만 기술적으로 쉽지 않을 것”이라며 “향후 대책을 면밀히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탈핵·반핵 운동을 벌여 온 노동당 부산시당은 “포항 지진으로 우리나라가 더 이상 지진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사실이 드러났다”며 “특히 규모 5.4의 지진이 발생한 지점에서 고리원전까지 거리는 불과 78㎞에 불과하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신고리 5·6호기가 건설되면 한반도는 모두 29기의 핵발전소가 밀집하게 된다”며 “정부는 신고리 5·6호기 건설을 즉각 중단하고 조기 탈핵 로드맵을 만들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수원 새울본부 신고리 5·6호기 건설현장의 모습. <사진=연합>

한편 한수원과 원자력계는 원전의 안전성을 재차 강조하고 나섰다.


한수원은 “진앙에서 약 45km 거리에 있는 월성원전을 비롯한 모든 원전은 발전정지나 출력감소 없이 정상 운전 중이며 월성 1호기에 지진감지 경보가 발생해 설비를 점검하고 있다”며 “현재 여진 등에 대비해 수동정지 등이 필요한 상황이 되면 즉각 대처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수원에 따르면 월성 1호기에서 감지된 지진 규모는 수동정지 기준인 0.1g에 못 미치는 0.013g다.


정용훈 카이스트 원자력및양자공학과 교수는 “공론화 때 많이 논의했지만, 현재 지진 대비는 잘 돼 있다”며 “규모 6.5 지진이 와도 문제없고 충분한 여유를 뒀기 때문에 사실 7.0이 와도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한수원은 지난 7일 신고리 5·6호기의 내진 설계 상향 조정 등의 내용을 담은 ‘원전 안전 운영·건설 대책’을 발표했다.


이 대책에 따르면 신고리 5·6호기는 원자로 제어 등을 위한 핵심설비의 내진성능을 0.3g(규모 7.0)에서 0.5g(규모 7.4)로 강화하고 가동 중인 원전 24기에 대해서도 내진성능을 0.2g(규모 6.5)에서 0.3g(규모 7.0)로 상향한다.


또 재난 상황에 대비해 재난 대응이 가능한 면진·방사선 차폐기능의 복합재난대응센터 건설할 계획이다. 면진은 구조물과 지반을 분리해 진동에너지 흡수하는 것을 말한다. 복합재난대응센터는 원전사고를 수습·총괄하는 통합 컨트롤 타워로 2020년에 월성에 건설하고, 2021년까지 모든 원전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또 지진·해일·원전 사고 등 비상사태가 발생할 경우 원전부지 내 설치된 비상대책본부에서 각종 정보를 제공할 계획이다.


비상상황 발생시 주민들의 신속하고 안전한 대피를 위해 한수원과 지자체가 함께 원전 주변지역 도로면에 대피정보를 안내하고 안내방송 시설 및 대피지도 확충 등 인프라를 재정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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