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특검은 연장돼야 한다

여용준

saintdracula@naver.com | 2017-02-23 15:15:24

[토요경제=여용준 기자]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수사하고 있는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뇌물죄’에 초점을 맞추며 기업들을 수사한 가운데 지난 17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영장 재청구 끝에 구속시켰다.


이 부회장은 뇌물공여,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재산국외도피), 범죄수익 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 위반(위증) 등 5가지에 대한 혐의를 받고 있다.


삼성그룹 오너 일가가 구속된 것은 그룹 창업 이래 처음 있는 일이다.


온 전력을 삼성에 쏟은 특검팀은 다른 대기업들에 대한 추가 수사가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23일 기준 특검 종료시한이 5일 가량 남았기 때문이다. 국회에서는 특검 기한 연장을 두고 여야가 격돌을 벌이고 있지만 여당과 황교안 권한대행의 반발이 거세 기한 연장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사실상 삼성과 함께 뇌물죄 의혹을 받은 SK·롯데·CJ·포스코 등은 특검 수사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된 것이다.


불확실성이 해소된 이들 기업은 미뤘던 신년 사업계획을 실행하고 경영 정상화에 나섰다.


각 기업은 “불확실성이 어느 정도 해소됐지만 특검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국민들 입장에서는 다소 황당할 수 있다. 죄의 유무를 물어야 하는 자리에서 ‘기간’ 때문에 죄를 가려낼 수조차 없는 상황이라면 국민들이 국가 기관과 정치인, 기업들을 얼마나 신뢰할 수 있을까?


이들 기업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입장은 “뭔가 구린 것을 가지고 있지만 그게 뭔지 도저히 알 수가 없는 기분”이다.


지금 이 글을 통해 해당 기업들에게 “죄가 명확하다”고 말하는 것은 아니며 그럴 권한도 없지만 ‘찝찝한 것’에 대해 명확하게 털고 가는 것이 기업들이나 그들을 바라보는 국민들이나 모두 개운할 것이다.


언제 터질지 모르는 불안요소를 가지고 있는 상황에서 기업들이 격변하는 시장환경에 기민하게 대처할 수 있을까?


어쩌면 특검 기간을 연장하고 기업들에 대해 털어야 할 먼지는 털어내는 것이 기업과 그 구성원들을 위해서 바람직한 일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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