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인사·조직 '혁신' 강조…불안요소 대응

정책본부 축소, 계열사 협의체 구성…대규모 재정비<br>中 사드 보복, 특검 연장 등 '불확실성' 여전

여용준

saintdracula@naver.com | 2017-02-23 11:55:32

▲ 롯데월드타워 전경. <사진=롯데물산>

[토요경제=여용준 기자] 지난해 비자금 수사와 경영권 분쟁,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특검으로 마음 졸였던 롯데가 대규모 조직개편과 인사이동을 단행했다. 특히 신격호 총괄회장의 숙원사업이었던 롯데월드타워가 준공되면서 그룹 전체의 각오가 남다르다.


하지만 사드 배치에 따른 중국의 압박과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과의 경영권 분쟁, 특검 기한 연장 등 걸림돌이 여전히 남아있는 상황이다.



◇ 정책본부 축소…지주사 전환 채비


롯데그룹은 지난 21일부터 23일까지 전 계열사에 걸쳐 임원인사와 조직개편을 완료했다.


롯데그룹의 이번 조직개편은 지난해 10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대국민 사과문과 함께 발표한 경영쇄신안에 따른 것이다. 당시 신 회장은 정책본부를 축소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이번 조직개편에서는 기존의 정책본부가 다음달 1일부로 그룹 사업을 주도할 ‘경영혁신실’과 그룹 및 계열사의 준법경영체계 정착을 위한 ‘컴플라이언스위원회’로 나누어진다.


기존에 7실, 17팀, 200여 명의 직원들로 구성됐던 정책본부는 4개 팀(가치경영팀, 재무혁신팀, 커뮤니케이션팀, HR혁신팀)으로 구성된 경영혁신실과 준법경영 및 법무, 감사기능을 수행하는 컴플라이언스위원회로 재편되며 총 인원은 기존의 70% 수준인 140여 명으로 축소된다.


컴플라이언스위원회는 그룹 차원의 컴플라이언스 관련 규칙과 정책을 수립하며 각 계열사의 준법경영 실행을 주도하게 된다.


롯데그룹의 새로운 핵심부서인 경영혁신실은 정책본부 운영실장이었던 황각규 사장이 맡아 ‘그룹 2인자’ 자리에 올라서게 됐다.


경영혁신실 4개 팀의 팀장은 인선도 마무리됐다.


먼저 윤종민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해 HR혁신팀을 맡게 됐다. 임병연 전무는 부사장으로 승진해 가치경영팀장을 맡는다. 재무혁신팀은 이봉철 부사장이 맡는다. 커뮤니케이션팀은 롯데정밀화학 대표를 지낸 오성엽 부사장이 맡아 그룹의 홍보와 CSR 업무를 담당한다.


컴플라이언스위원장은 법조계 인사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컴플라이언스위원회 감사담당은 기존 정책본부 감사실을 맡아왔던 김재화 사장이 계속 맡기로 했다.


황각규 사장과 함께 또 다른 실세로 손꼽히는 소진세 대외협력단장(사장)은 신동빈 회장이 맡았던 사회공헌위원장과 함께 회장보좌역을 맡아 신 회장을 돕는다.


또 롯데그룹은 4명의 BU(Business Unit)장을 선임할 예정이다. BU는 유통, 화학, 식품, 호텔 및 기타 등 4개 분야 계열사들의 협의체로 구성된다.


업계에서는 롯데의 BU가 앞으로 지주회사가 설립되면 그대로 이식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 롯데의 지주사 격인 호텔롯데의 상장이 완료될 경우 회사 분할 등을 거쳐 지주회사 설립을 추진할 계획이다.


유통 BU장과 식품 BU장에는 각각 이원준 롯데백화점 대표이사(사장)와 이재혁 롯데칠성음료 대표이사(사장)가 부회장으로 승진하면서 이 자리에 앉게 됐다.


롯데그룹에서 오너 일가를 제외하고 부회장이 나온 것은 故 이인원 부회장 이후 처음이다.


화학 BU장은 허수영 롯데케미칼 대표이사(사장)가 임명됐으나 재판으로 인한 국민 정서를 고려해 승진에서 누락됐다. 허 사장은 지난해 8월 정부를 상대로 한 소송 사기와 국세청 세무조사 무마 로비를 주도했다는 의혹으로 검찰 소환조사를 받았으며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이다.


호텔·서비스 BU장은 송용덕 호텔롯데 대표이사(사장)가 부회장으로 승진하면서 맡게 됐다.


이번 조직 개편은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지주회사 전환의 사전 단계이기도 하다. 단 금산분리원칙을 고려해 금융사 등은 BU에 포함하지 않기로 했다.


▲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황각규 경영혁신실장, 소진세 사회공헌위원장, 이원준 유통BU장, 허수영 화학BU장, 이재혁 식품BU장, 송용덕 호텔·서비스BU장. <사진=롯데>

◇ 특검·中 압박·신동주 등 ‘불확실성’ 여전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특검으로 인한 불확실성 속 사업개편에 나섰지만 불안요소는 여전히 남아있다.


박영수 특검팀은 지난 14일 삼성그룹에 대해 수사를 집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특검 대변인인 이규철 특검보는 “현재로써는 수사 기간을 고려했을 때 다른 대기업 수사는 진행하기 다소 불가능해 보이는 게 사실”이라며 “현재는 다른 대기업에 대한 공식적인 수사를 진행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남은 특검 기간동안 미르·K스포츠재단에 대가성 자금 출연 의혹을 받은 SK와 롯데·CJ·포스코 등에 대한 수사가 어렵다는 입장이다. 특검 기간은 오는 28일까지다.


날로 거세지는 중국의 ‘사드 보복’도 롯데에게는 불안요소다.


롯데는 현재 24개 계열사가 중국에서 사업 중이고 현지에 모두 2만여 명에 이르는 임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유통·제과·화학 등 계열사의 중국 현지 매출은 한 해 약 3조2000억 원에 이른다.


롯데 관계자는 “중국 당국이 직접 전면에 나서지 않고 중국 소비자들이 ‘불매운동’ 형태로만 반발해도 큰 피해가 불가피하다”고 걱정했다.


신동빈 회장과 경영권 분쟁을 이어가고 있는 신동주 전 부회장은 최근 롯데쇼핑 지분 6.88%(173만883주)를 매각했다. 이에 따라 신 전 부회장의 지분율은 14.83%에서 7.95%로 낮아졌다. 이번 주식 매각으로 신 전 부회장은 3912억원의 현금을 확보하게 됐다.


신 전 부회장의 주식 매각으로 신동빈 회장과의 지분 격차가 더 벌어지면서 일각에서는 “경영권 분쟁을 포기한 것이 아니냐”고 관측하고 있다. 하지만 신 전 부회장 측은 “전혀 사실과 다르다”며 반박했다.


증권업계에서는 롯데그룹의 지주회사 전환을 앞두고 그룹 순환출자의 핵심 고리로서 대홍기획이 보유한 롯데제과 지분(3.27%)이나 롯데케미칼이 보유한 롯데알미늄 지분(13.19%) 등을 사들이는 데 사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3000억 원 정도로 의미 있는 수준의 롯데제과나 롯데알미늄 지분을 매입하기 어렵다”며 가능성을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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