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지원기금 3조원불구 임금인상 보전 역부족

자영업자 지원신청 포기사례 많아…“차라리 예전이 더 낫다”

송현섭

21cshs00@sateconomy.co.kr | 2018-01-10 14:25:01

정부가 최저임금 인상에 따라 마련한 3조원 규모의 일자리 안정 지원금 정책이 사회보험 의무가입과 연계돼 실효성에 의문이 든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아르바이트 이미지컷. <사진=게티이미지>

[토요경제=송현섭 기자] 정부가 올해 최저임금을 작년보다 1060원이 오른 시급 7530원으로 정하고 영세업자의 인건비 인상부담 완화를 위해 마련한 추가 고용지원 대책이 표류하고 있다.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올해부터 적용된 최저임금은 시급기준 7530원인데 일자리 안정지원 원금 신청 상한기준인 월 급여 190만원을 넘으면 1인당 13만원의 지원금을 지급받지 못한다.


한 세무 전문가는 “최저시급 인상에 따라 늘어난 인건비 부담 때문에 자영업자들이 지원금을 받을 수 있는지 최근 문의가 많다”면서도 “근로시간이 긴 경우 월 급여 190만원미만에 1인당 지원금 13만원을 맞추려면 근무시간을 많이 줄여 급여를 낮춰야 하는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또 “어떤 자영업자는 몇 시간 임시로 일하는 알바생에게도 국민연금·건강보험·고용보험·산재보험 등 4대 사회보험을 의무적으로 가입시켜야 한다는 말에 아예 신청을 포기했다”며 “13만원의 지원금을 받으려다 약 2배 정도 사회보험료를 더 물어야 한다는 것이 모순”이라고 지적했다.


상황이 이쯤 되자 일부 자영업자는 임시직 근로자의 근무시간을 단축하고 기존 임금을 삭감하는 방식으로 인위적으로 수지를 맞춰 지원금을 편법 신청하는 사례도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심지어 기존 임시직 근로자대신 가족을 고용하는 경우도 늘어나고 있어 장기불황으로 가뜩이나 어려워진 자영업 경영난에 최저임금 인상이 큰 부담이 되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 편의점 업주는 “작년보다 인상된 사회보험료 고지서를 받아볼 생각을 하니 걱정이 앞선다”며 “정부가 3조원의 기금을 조성해 지급한다고 하는 일자리 안정 지원금은 쥐꼬리 수준인데 점주와 2명의 알바생을 포함해 납부해야 할 보험료는 너무 많아 신청할지 말지 고민 중”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이어 “우리 점포에서 일하는 대학생 알바생들의 경우 당장 사회보험 가입이 필요한 입장도 아닌데 꼭 의무화할 필요가 있는지 불만”이라며 “점주가 부담하는 부분도 있지만 인상된 최저임금만큼 알바생 월급에서 사회보험료로 빼내가야만 하느냐”고 토로했다.


또 다른 자영업자는 “예전엔 바쁠 때 알바를 많이 썼지만 지금은 가족끼리 식당을 하는데 정부에 아예 기대를 안 한다. 차라리 그런 것 없던 옛날이 낫다”며 “겉보기 좋은 최저임금 인상이지 국민연금에 고용·산재보험 등을 합치면 들어가는 돈도 만만치 않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말이 좋아 지원금이지 한시적으로 준다는 것 아니냐”고 반문하며 “정부 지원이 끊기면 4대 보험료만 더 물어내게 돼서 자영업자는 만년 적자를 면치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정부와 일부 소상공인 단체의 예상과 달리 일자리 안정 지원금 신청실적은 기대에 크게 못 미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일각에선 당장 제도개선·보완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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