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임원인사 키워드 '세대교체·실적평가'

삼성電·현대重, 젊은 경영인 전면에…SK·롯데, 실적 따른 인사이동 있을 듯

여용준

dd0930@sateconomy.co.kr | 2017-11-15 14:14:17

[토요경제=여용준 기자] 대기업들의 인사철이 다가오는 가운데 올해 사장단 인사의 키워드는 ‘세대교체’와 ‘신상필벌’이 될 것으로 보인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3인 대표이사를 모두 물갈이한데 이어 60대 사장들이 동시 퇴임할 것으로 알려지며 대규모 세대교체를 예고했다. 현대중공업그룹도 젊은 인물들이 경영 전면에 대거 등장해 변화를 알렸다.


또 지난해 이미 세대교체 인사를 단행한 SK와 롯데는 1년간 경영 실적에 따른 인사이동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와 현대중공업이 세대교체를 중심으로 한 인사이동을 단행했다. 삼성전자에서는 권오현 부회장(위 왼쪽)이 종합기술원 회장으로 승진하면서 원로 경영인으로서 역할을 하게 됐다. 신종균 사장은 인재개발담당 부회장으로, 윤부근 사장은 CR담당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현대중공업에서는 권오갑 부회장(아래 왼쪽)이 사임 됐으며 현대일렉트릭&에너지시스템 사장으로 주영걸 부사장(아래 가운데), 현대건설기계 사장으로 공기영 부사장이 내정됐다. <사진=삼성전자, 현대중공업>

◇ 삼성電·현대重, 세대교체 인사…젊은 경영인 전면에


지난 14일 현대중공업은 최길선 회장과 권오갑 부회장이 물러나고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의 장남 정기선씨가 경영 일선에 나서는 세대교체 인사를 단행했다. 최 회장은 자문역으로 물러나고 권 부회장은 현대중공업지주의 대표이사로 내정된 상태다.


현대중공업 측은 권 부회장은 앞으로 지주회사 대표로서 새 미래사업 발굴과 그룹의 재무, 사업재편, 대외 활동 등에 전념할 것이라고 전했다.


최 회장과 권 부회장이 물러나면서 현대중공업은 앞으로 강환구 사장 단독 대표이사 체제로 운영된다. 현대중공업 측은 이에 대해 ‘책임 경영’ 강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승진 인사 중에는 오너 3세인 정기선 현대중공업 전무(선박영업부문장)가 눈에 띈다. 정 전무는 이번 임원 인사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해 선박영업부문장 및 기획실 부실장을 겸한다. 또 지난해 말 분사한 현대글로벌서비스의 대표이사 부사장으로도 내정돼 안광헌 대표와 함께 공동 대표이사로서 회사를 이끌 예정이다.


정 부사장은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손자이자 정몽준 현대중공업 대주주의 장남으로 이번 대표 내정으로 사실상 경영 전면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삼성전자도 지난 2일 대표이사 3인을 모두 물갈이하는 인사를 단행했다. 이재용 부회장의 부재 속에서 총수 대행 역할을 수행하던 권오현 부회장이 지난달 13일 사퇴 의사를 밝힌데 이어 윤부근 CE(소비자가전) 부문장과 신종균 IM(IT·모바일) 부문장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다.


권 부회장은 삼성전자 종합기술원 회장으로 승진해 원로 고문 역할을 맡게 됐으며 윤부근 사장은 CR담당 부회장, 신종균 사장은 인재개발담당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삼성전자의 차기 대표이사는 DS부문장에 김기남 반도체총괄 사장, CE부문장에 김현석 영상디스플레이 사업부장(사장), IM부문장에 고동진 무선사업부장(사장)이 맡게 됐다.


또 지난 14일 삼성전자 3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60대 사장급 인사들이 모두 미등기임원에서 면직된 것으로 나타났다.


면직된 인사는 윤주화 삼성사회봉사단장, 김종호 글로벌품질혁신실장, 이인용 커뮤니케이션팀장, 장원기 중국전략협력실장, 정칠희 종합기술원장 등이다. 이들은 최근 사장단 인사에 나타난 ‘세대교체’ 기조에 따라 스스로 물러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이번주 내로 임원 인사를 포함한 후속 인사를 발표한다는 방침이다.



롯데는 올해 초 BU를 나누는 조직개편을 단행하고 지난달에는 롯데지주주식회사가 출범하는 등 많은 변화를 진행해왔다. 사진은 지난달 롯데지주주식회사 출범식에서 연설하는 황각규 경영혁신실장 모습. <사진=연합>

◇ SK·롯데, 세대교체·조직개편 마쳐…실적 따른 인사 있을 듯


한편 지난해 세대교체 인사와 조직개편을 마친 SK와 롯데는 올해 실적을 중심으로 한 임원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보인다.


SK는 지난해 그룹 내 최고 의결기구인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등을 모두 50대로 교체하고 주력 계열 회사 수장을 최 회장의 측근들로 전면 교체했다. 지난해 인사에서는 103명의 신규 임원 선임을 포함해 모두 164명이 승진했다.


SK㈜와 SK텔레콤 등 주력 계열사 임원 40%를 1960년대생 중·후반으로 교체했으며 이 과정에서 그룹의 최고 공동의사결정기구인 수펙스추구협의회에 조대식 사장이 의장으로 선임됐다.


조 의장이 지난 1년간 쌓아온 실적이 좋은데다 최태원 회장의 신임을 얻어 남은 2년간의 임기는 계속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통상 수펙스 임원직에 권장하는 의장 임기는 3년이다.


각 계열사별로는 SK하이닉스와 SK이노베이션의 실적이 좋은 만큼 인사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는 반도체 슈퍼 사이클에 힘입어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이 9조2554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SK이노베이션 역시 3분기까지 2조3891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 영업이익 2조3792억원을 넘어섰다. 특히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와 화학사업을 강화하는 조직개편을 단행한 만큼 이 부문에서 대거 승진자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롯데는 올해 초 정책본부를 축소하고 계열사들을 BU(Business Unit)로 나누는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롯데그룹에 속한 정책본부는 사회공헌위원회, 준법경영위원회와 함께 지난달 롯데지주주식회사로 출범했다. BU는 유통, 화학, 식품, 호텔 및 기타 등 4개 분야 계열사들의 협의체로 구성돼있다.


BU체제 전환 후 롯데는 화학BU를 제외한 유통, 식품, 호텔·서비스BU의 실적이 모두 중국 사드 보복 등의 영향으로 좋지 않은 상태다. 특히 식품BU는 롯데지주가 출범하는 과정에서 이익을 내는 하위 계열사가 따로 떨어졌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계열사 전반적으로 실적이 좋지 않은데다 신동빈 롯데 회장을 비롯한 오너 일가가 검찰로부터 중형을 구형받은 만큼 대규모 인사이동은 어려울 것이라는 게 업계 관측이다.


특히 지난해에도 총수 일가에 대한 검찰수사로 임원 인사를 올해 2월에 실시한 만큼 올해 임원인사도 예년보다 늦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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