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성장 발목잡는 MOU

노조"예보 경영간섭은 은행 성장에 장애물"

황지혜

gryffind44@hotmail.com | 2006-10-20 00:00:00

"경영팀이나 직원 모두가 MOU를 항상 머릿속에 염두해 두고 있다"

최근 우리은행이 임직원에게 특별 격려금을 지급한 것을 두고 예금보험공사와 논란이 빚고 있는 가운데 우리은행 관계자가 한 말이다. 이는 이번 일의 시초가 MOU에서 비롯됐음을 말해주고 있다.

예보는 "초과 성과급은 2005년 경영 실적을 토대로 지급했기 때문에 문제가 되지 않지만 그로부터 일주일만에 특별 격려금을 준 것은 MOU를 위반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은행측도 할 말은 많다.

우리은행 홍보팀 박정호 과장은 "최근 시중은행도 업무 실적이 좋아 실적대로 높은 성과급을 지급한데 반해 우리은행은 MOU에 걸려 직원들의 노력에 걸맞은 대우를 해주는 것조차 눈치를 봐야했다"면서 "경쟁에서 우위를 지키고 격려하는 차원에서 MOU에 위배되지 않는 선을 확인한 후에, 지급한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우리은행 상반기 순익규모는 지난해 7,551억원보다 12.4% 늘어난 8,498억원으로 나타났으며, 9월말 현재 총자산이 177조원을 기록, 연초에 목표했던 총자산 170조원을 이미 달성했다. 그

러나 이런 성대한 실적에 비해 초과 성과급이 다른 은행보다 적다는 불만이 터져 나오자 우리은행은 직원들을 격려하면서도 MOU를 지켜야 하는 두 가지 상황을 동시에 충족시키기 위해 '성과급 선(先)지급'을 선택했던 것.

이는 올해 성과급의 일부를 미리 지급하고 연말 결산 후 내년에 성과급을 지급할 때는 선지급 금액만큼 빼고 지불하는 것으로, 따라서 성과급이 실적에 연동되는 만큼 직원들이 더 열심히 일해서 실적을 높이면 선지급분을 제외하더라도 상당수준의 성과급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예보는 지난 18일 황영기 회장 비롯한 경영진 2명에게 '경고'하고, 4명은 자체 징계하도록 결정, 이에 따라 직원들에게 준 특별격려금은 다음 성과급 지급 때 차감되고, 황영기 행장의 성과급도 15%가 깎이게 됐다.

이에 김기준 우리은행 노조부장은 "현 MOU 하에서는 직원들이 아무리 좋은 성과를 올려도 대가를 받지 못하게 돼 있다"면서 "3년 연속 순이익을 1조원 이상 내는 기업이 세상에 또 어디 있겠냐"고 답답해 했다.

현재 노조는 "예보의 반대로 LGL카드 인수전을 포기한 바 있으며 판매관리비용율 때문에 자체적인 카드 광고 집행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예보의 경영간섭이 직원의 복지 향상과 은행 성장 모두에 장애물이 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비상 투쟁위원회를 만들고 예보를 항의 방문하기로 하는 등 강력히 대응에 나서고, 공적자금 투입기관 노조와 함께 MOU 해제투쟁에 나서고 있다. 따라서 이 문제는 예보와 우리은행간 갈등은 MOU의 존폐 여부로 발전될 전망이다.

한편 지난 11일 예보는 우리은행과 맺은 MOU를 점검하는 과정에서 우리은행이 올해 3월 27일 임직원에게 초과 성과급 170%(474억원)을 지급한데 이어 4월 3일에 특별 격려금 명목으로 130%(395억원)을 추가로 지급한 사실을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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