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남북 언론 교류는?
정동진
bellykim@daum.net | 2018-04-29 11:35:29
[토요경제=정동진 기자] 지난 2012년 봄, 북한은 ‘광명성 3호’ 발사를 앞두고 세계 각국 언론을 평양으로 초청했다. 이에 따라 미국의 AP통신·CNN·NBC, 일본 교토통신과 NHK, 프랑스 AFP통신과 일간지 르몽드, 영국 로이터통신·BBC방송 등 여러 나라의 언론인 수십 명이 ‘방북’을 했다. ‘조선우주공간기술위원회’ 초청이었다.
북한은 이들 외국 언론에게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의 ‘서해위성발사기지’를 참관시키고 있었다. ‘광명성 3호’의 발사추진체인 ‘은하 3호’가 설치된 발사대는 물론이고 모니터링 시설인 관제시설 내부까지 공개하고 있었다. 북한은 그 과정에서 사진 촬영도 거의 제한하지 않았다고 했다.
하지만 대한민국의 언론은 그 현장에 없었다. 기껏 중국이나 미국, 일본 등에서 ‘외곽 취재’ 또는 ‘간접 취재’를 하는 데 그칠 수밖에 없었다. 또는 ‘외신’ 보도에 의존해서 상황을 파악해야 했다. 그러는 가운데, AP통신은 ‘평양지국’까지 설치하고 있었다.
1991년 12월에 이루어진 ‘남북 사이의 화해와 불가침 및 교류 협력에 관한 합의서’는 남북 언론 교류를 ‘협력’하기로 했었다. “남과 북은 과학·기술, 교육, 문학, 예술, 보건, 체육, 환경과 신문, 라디오, 텔레비전 및 출판물을 비롯한 출판·보도 등 여러 분야에서 교류와 협력을 실시한다”고 했던 것이다. 그러나 ‘합의’뿐이었다. 언론 용어로, 북한은 남한의 취재를 ‘물 먹이고’ 있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이번에 서명한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한 판문점 선언’도 많은 합의 내용이 담기고 있었다. ▲남북공동연락사무소 개성지역 설치 ▲각계각층이 참가하는 민족공동행사 ▲2018년 아시아경기대회를 비롯한 국제경기 공동 진출 ▲장성급 군사회담 등이 포함되고 있었다.
이렇게 많은 합의가 있었다면, 남북 언론의 특파원 교환이나 주재기자 파견 등도 포함될 만했다. 그렇지만 그런 내용은 잘 보이지 않았다. 김 위원장이 다음달 핵 실험장을 폐쇄하면서 한미 전문가와 언론인을 북으로 초청하겠다 밝혔다는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의 브리핑만 있었다.
물론 밥 한 술로 고픈 배를 채울 수는 없다. 그래도 가까운 장래에 ‘로동신문 서울 특파원’의 ‘니북 사투리’를 기분 좋게 듣고 싶어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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