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차별' 폭발한 국내 포털…구글과 갈등

한성숙 네이버 대표, 구글에 공개 질의…구글 '묵묵부답'<br>임지훈 카카오 대표 "공정한 경쟁 원한다"

여용준

dd0930@sateconomy.co.kr | 2017-11-13 13:15:04

[토요경제=여용준 기자] 국내 검색서비스 점유율 1위 인터넷 기업인 네이버와 글로벌 기업인 구글 사이의 갈등이 커지고 있다. 지난달 말 열린 국정감사에서 네이버를 향한 의원들의 질의가 쏟아지자 이해진 전 의장은 세금 회피 같은 구글의 문제가 더 심각하다며 이례적으로 타 기업을 비난하며 불거진 것이다.


구글코리아는 이 전 의장의 발언에 대해 “사실관계가 틀렸고 매우 유감”이라며 반박했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지난 9일 구글을 향한 공개 질의서를 내놓으며 답변을 요구하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구글을 향해 “매출·세금·고용현황·망 사용료 등을 밝히라”는 내용의 질의서를 보냈으며 구글은 이에 대해 답변을 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 대표가 구글에 보낸 A4지 7매 분량의 질의서에는 ▲매출·법인세 공개 ▲망 사용료 부실 납부에 관한 답변 ▲한국법인 고용현황 공개 ▲검색 어뷰징에 대한 해명 ▲불법정보 대응법에 관한 외부 검증 요청 ▲검색 결과의 금전적 영향 여부 등이 담겨져 있다.


구글코리아는 이같은 질의에 대해 “논평하지 않겠다는 입장만 있다”며 현재까지 함구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구글이 세금과 망 이용료 등 예민한 문제에 대해 답변할 경우 자칫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한 대표의 질의가 구글의 아픈 부분을 파고 들었다는 설명이다.


구글코리아는 유한회사란 지위를 앞세워 지금껏 국내 매출·영업이익과 세금 납부액을 공개하지 않았고 한국에서 발생한 매출을 몰래 법인세율이 낮은 싱가포르 법인으로 돌려 세금을 낮춘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또 대규모 트래픽을 일으키는 1위 동영상 서비스 ‘유튜브’를 운영하면서 국내 통신업계를 압박해 인터넷망 사용료를 거의 안 내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반면 네이버나 카카오 등의 경우는 최대 수백억원의 망 사용료를 내고 있기 때문에 공정 경쟁에 반한다는 주장이다. 네이버가 지난해 낸 망 이용료는 734억원이다.


한편 업계에서는 네이버가 구글에 공세를 퍼붓는 입장이지만 자칫 역풍을 맞을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뉴스 배치 조작이나 검색 지배력 남용 등으로 신뢰성과 도덕성에 흠집이 간 상태에서 경쟁 기업을 비방하는 모습이 자칫 이용자들의 반감을 살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구글이 ‘세금 문제는 직접 당사자인 세무 당국과 풀겠다’는 원칙에 따라 질의에 무응답으로 일관하면 네이버만 ‘자기 잘못을 남 탓으로 덮으려는 것 아니냐’는 의심을 살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달 스포츠 매체 보도에 따르면 네이버 스포츠 고위 관계자는 지난해 10월 한국프로축구연맹 관계자로부터 “단체에 불리한 기사를 보이지 않게 해달라”는 문자 청탁을 받고 실제 기사를 재배열한 것으로 밝혀졌다. 한 대표는 이에 대해 네이버 홈페이지를 통해 사과문을 게재했으면 컨퍼런스콜에서도 재차 사과했다.


또 네이버의 기자 배치 청탁이 처음 사실로 확인되면서 그동안 루머로 제기된 검색 키워드 조작이 또 한 번 논란으로 제기되고 있다.


최근 돈을 받고 음식점·학원 등 업소의 네이버 검색 순위를 올려주던 일당이 지난달 검찰에 구속기소 되는 등 외부 조작 사례가 끊이지 않는 것이다.


이밖에 네이버가 부동산 중개·쇼핑·간편결제 등 사업의 영향력을 키우고자 관련 검색의 결과에서 자사 서비스를 교묘히 최상단에 올리는 ‘검색 갑질’을 한다는 의혹도 잇따르고 있다.


지난달 말 국정감사에서도 증인으로 출석한 이 전 의장에게 이에 대한 질의가 이어졌다. 이 전 의장은 네이버 검색 신뢰성 등에 대한 의원들의 질타에 세금 회피같은 구글의 문제가 더 크다고 반박하면서 네이버와 구글의 갈등이 생긴 것이다.


주요 외국계 IT 사업자가 법인세를 제대로 내지 않고 고용을 너무 적게 하는 등 책무 이행에 소홀해 토종 기업이 ‘역차별’을 당한다는 호소다. 이와 관련해 임지훈 카카오 대표도 지난 9월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는 운동장이 돼야 한다. 규제에 앞서 역차별 문제를 고민해봐야 한다”며 국내 기업의 역차별 문제에 대해 호소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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