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삼성바이오 복제약 경쟁, 美서 맞붙는다

퍼스트무버 이어 후속제품으로 세계최대 의약품시장 美 공략

이경화

icekhl@sateconomy.co.kr | 2017-08-01 15:06:26

지난 6월14일(현지)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유럽류마티스학회에서 서창희(오른쪽에서 두 번째) 아주대 류마티스 내과 교수가 셀트리온의 바이오시밀러인 트룩시마와 오리지널 의약품 간 효능·안전성을 비교한 장기 임상 결과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셀트리온>

[토요경제=이경화 기자] 국내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쌍두마차격인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에피스가 가격 경쟁에 불을 붙이며 미국 시장에서 쫓고 쫓기는 추격전을 벌이고 있다.


1일 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셀트리온은 내년 상반기까지 미국에서 바이오시밀러 3각 편대를 완성하고 시장 공략을 본격화할 방침이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지난달 28일(현지) 유방암 치료용 항암 항체 허쥬마(성분명 트라스투주맙)에 대한 품목허가 신청을 받아들였다”며 “내년 상반기 판매허가를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허쥬마는 글로벌 제약회사인 제넨텍이 개발하고 로슈가 판매하는 허셉틴의 바이오시밀러다.


앞서 셀트리온의 세계 첫 항체 바이오시밀러인 램시마(성분명 인플릭시맙·자가면역질환 치료제)는 지난해 4월 FDA 승인을 받고 미국에서 판매 중에 있으며 승인 심사 중인 트룩시마(성분명 리툭시맙·암과 류마티스관절염 치료제)도 미국 시장 진입을 본격화하고 있다. 향후 허쥬마와 트룩시마가 FDA 승인을 받고 판매 허가를 받게 되면 셀트리온은 셀트리온헬스케어를 통해 글로벌 제약회사인 테바에 공급한다. 이어 테바는 북미 지역 처음으로 독점 판매할 예정이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세계 최대 바이오의약품 시장인 미국 시장 진입을 본격화한 것”이라며 “허쥬마와 트룩시마까지 미국에 진출하게 되면 전체 8조원 규모의 미국 오리지널 의약품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허쥬마의 오리지널 의약품인 허셉틴은 연간 7조9000억 원의 매출을 올리는 세계적인 블록버스터 의약품으로 지난해 미국에서만 매출 3조4800억 원을 기록했다. 트룩시마 오리지널 맙테라 또한 지난해 미국에서 4조6400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바이오업계 관계자는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을 비롯해 공동대표인 기우성·김형기 사장이 수시로 미국에 건너가 북미 독점유통판매사인 테바를 만나면서 바이오시밀러 시장의 빠른 선점을 위해 직접 챙기고 있다”고 전했다. 바이오시밀러에 있어 출시 시기가 주도권 확보에서 매우 중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실제 셀트리온의 램시마는 경쟁사대비 가장 먼저 유럽에 출시하면서 시장점유율을 42%까지 끌어올리며 오리지널인 레미케이드의 아성까지 넘보는 상황이다.


이에 삼성바이오에피스는 가격 경쟁력을 내세워 셀트리온을 추격하고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자가면역질환 치료제인 렌플렉시스(SB2·성분명 인플릭시맙)를 지난달 24일(현지) 미국에 출시했다. 렌플렉시스는 미국 존슨앤존슨(J&J)의 제약전문 자회사인 얀센이 개발한 레미케이드 바이오시밀러다. 레미케이드는 지난해 연간 9조3000억 원 이상 팔린 블록버스터 항체의약품으로 미국 시장에서만 6조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판매는 MSD(미국·캐나다에선 머크)가 담당한다.


렌플렉시스는 유럽에선 약 3년 먼저 출시한 램시마의 장벽에 부딪쳐 매출액·점유율면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는 상황이다. 그러나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미국 시장에 기대를 걸고 있다. 셀트리온과 시판 격차를 줄였기 때문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 관계자는 “유럽에선 퍼스트 무버(첫 제품)와의 출시 간격이 35개월(램시마 2013년 9월·렌플렉시스 2016년 8월)이나 차이가 났지만 미국에선 철저한 FDA 승인 심사 준비·미국 법원 판결에 따른 조기 출시로 7개월까지 격차를 줄였다”면서 “미국시장에선 퍼스트무버와 비슷한 조건으로 경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과 셀트리온은 모두 고가의 오리지널의약품보다 낮은 약가를 경쟁력으로 내세워 미국 점유율을 얻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렌플렉시스 가격을 얀센의 레미케이드보다 35% 낮은 가격으로 미국에 내놨다. 이에 뒤질세라 램시마 역시 약가를 35% 낮게 시판키로 했다.


다만 미국시장에서 의약품의 경우 가격보다는 처방 데이터 축적으로 인한 의료계의 신뢰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런 면에서 셀트리온은 축적된 임상 자료를 보유하고 있다는 게 강점으로 통한다. 램시마는 유럽 판매 3년 동안 데이터가 축적됐다. 또 궤양성 대장염 등 염증성 장질환(레미케이드 처방 비중 63%)에 대한 임상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다.


허쥬마는 조기 유방암 환자를 대상으로 대규모 글로벌 임상을 마치고 지난해 10월 유럽의약품청(EMA)에 판매허가를 신청했으며 지난 4월에는 일본 후생노동성에도 판매 허가를 신청한 상태다. 기우성 셀트리온 대표는 “허쥬마는 풍부한 임상 데이터를 바탕으로 오리지널 제품과 동등한 안전성·유효성을 입증했고 학술지 란셋에도 임상 논문이 게재되는 등 우월한 임상 결과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바이오시밀러의 안전성·오리지널제품과의 동등성과 대체 가능성을 입증한 임상현장에서의 처방 데이터가 부족한 상황인 만큼 자사 의약품의 임상데이터를 축적해 의사와 환자들의 신뢰도를 공고히 다져야 할 것”이라며 “이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과 함께 사보험 시장(사보험 70%·공공보험 30%)이 주를 이루는 미국에서 낮은 약가는 주 무기가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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