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술한 항공사 기내 용역관리 시스템, 14년간 금괴 밀수 도왔다

용역업체 직원 14년간 무려 219차례에 밀거래…시가로 766억 달해

토요경제

webmaster | 2008-02-04 12:53:13

이륙전 기내 정리하면서 좌석 아래 금괴 숨겨
서비스 용역직원 검문·검색없이 출입 원인

한 항공사 기내서비스 용역직원들이 무려 14년 동안이나 금 밀수에 가담해 온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되고 있다.


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지난 30일 항공사 기내 서비스 용역직원 박모씨(60) 등 3명을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로 구속했다.


경찰은 또 금괴의 국내외 운반과 유통을 담당한 일당 11명도 신원을 파악, 홍콩 경찰과 협조해 행적을 쫓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1994년 12월부터 올해 1월 중순까지 모두 219차례에 걸쳐 김포~홍콩, 인천~홍콩간 국제선 항공기 좌석 밑에 금괴를 숨겨 밀수출입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홍콩과 서울 사이 금 가격에 차이가 날 때마다 싼 곳에서 금을 사들여 비싼 곳에 내다파는 수법으로 한번에 1000만원씩 총 21억원의 시세차익을 챙겼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기내서비스 용역업체 직원에게 수고비를 주고, 여객기 이륙 전 좌석 밑에 금괴를 숨겨놓은 뒤 목적지에 도착하면 다시 기내 서비스 업체 직원을 통해 공항 밖으로 빼돌리는 수법을 썼던 것으로 드러났다.


운반책은 여객기에 승객으로 탑승해 금괴가 숨겨진 좌석에 앉아 지키는 역할을 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한번에 1㎏짜리 금괴 12~16개씩 운반했으며 이들이 14년 동안 밀수출입한 금괴는 2614㎏으로 시가 766억원에 달한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이들의 범죄행각에는 공항세관이 항공사를 자율관리업체로 지정, 서비스 용역직원에 대한 검문·검색을 없앤 것이 큰 도움이 됐다.


2001년 공항세관은 항공사 등을 자율관리업체로 지정, 기내 서비스 용역업제 직원에 대한 관리책임을 항공사에 넘기는 대신 검문·검색을 없앴다.


공항세관 관계자는 "용역업체 직원들을 철저히 관리해야 할 항공사의 용역직원 관리시스템에 구멍이 뚤려 있었던 셈"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해당 항공사에 기내 서비스 관리시스템을 투명하게 운영해 달라고 촉구했다"며 "세관에서도 새 제도를 마련·시행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국제 금 밀수 급증


한편 국제 금 값이 급등하면서 금과 보석류 밀수가 크게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관세청이 지난 31일 발표한 '2007년 밀수와 불법외환거래사범 검거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검거된 금과 보석류의 밀수는 579억6천만원으로 나타났다.이는 지난 2006년 32억9천만원에 비해 17배 이상 증가한 것이다.


관세청은 "지난해 가정주부와 대학생 등이 가담한 금괴 1천460Kg 밀수 사건의 영향으로 금과 보석류 밀수가 지난해보다 대폭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관세청 관계자는 또 "최근 금 값이 오르면서 금 밀수입과 밀수출이 함께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관세청이 단속한 밀수와 불법외환거래는 모두 6천696건, 4조4천806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1년전에 비해 건수로는 12% 증가했지만 금액은 28% 감소한 수준이다.


관세청은 지난 2006년의 경우 조직적 대형 밀수가 많았지만 지난해에는 이같은 대규모 밀수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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