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 '三災' 끼었나? "삼성차 소송 이것 마저…"

법원 "삼성 계열사 2조3천억여원 지급,부족액은 李회장 주식으로"

토요경제

webmaster | 2008-02-04 12:41:26

채권단, 약정 이율 6%로 축소 불만 항소 검토
삼성그룹,악재 겹쳐 망연자실 공식 입장 자제

삼성그룹이 요즘 창사이래 가장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김용철 변호사의 삼성 비자금 폭로로 임직원들이 연일 특검조사를 받고 있으며 계열사인 삼성중공업은 태안반도 기름유출 사고로 국민적 지탄을 받고 있다.

또 지난 31일엔 해묵은 삼성자동차 채권 환수 소송에서까지 패소해 2조3천억원에 달하는 자금 부담까지 안게 됐다. 3가지 악재가 업친데 덮쳐 급기야 이건희 회장의 건강 악화설까지 나오고 있다.
문제는 3가지 악재 모두 간단히 끝낼 수 있는 간단한 문제의 성격이 아니라는 점에서 삼성그룹의 고뇌의 골이 깊다.


수난시대를 보내고 있는 삼성그룹이 어떤 해결책으로 3죄를 해결해 나갈지 국민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특검-삼성, 수사방식 대립


삼성 특검 관계자들이 삼성 임직원들의 소환 불응 등 비협조에 연일 불만을 표출하고 나섰다.


이에 대해 삼성 측도 무더기 압수수색과 참고인으로 소환된 임원들의 신분 노출 등 특검의 수사방식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나서 '특검-삼성'간 대립 양상이 격화될 전망이다.


삼성측은 지난 18일 이후 특검에 소환된 임원 20여명의 얼굴과 신원이 무제한적으로 노출되는데 대해 못 마땅해 하고 있다.


삼성측이 출석을 거부하는 등 특검 수사에 비협조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는 이유에는 임원들의 '이미지 실추'에 대한 우려도 포함돼 있다.


또 해외 업무가 잦은 삼성 계열사 임원들은 자신이 출국금지 대상에 포함됐을까 '출금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 관계자는 "특검 측에서 출금 대상자를 사전에 통보해주지 않아 본인 혹은 법정대리인이 출입국관리 사무소에 직접 가서 확인해야 알 수 있다"며 "출금 사실을 모르고 공항에 나갔다가 낭패를 본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전 삼성전자 전무 최모씨는 해외 출장을 가려다 인천국제공항에서 출금 사실을 알게 돼 여권을 압수당하고 업무에 막대한 지장이 초래되기도 했다.


특검팀은 무차별 압수수색에 대해서도 삼성 측은 불만이다. 특검팀은 출범 나흘째인 지난 14일 이건희 회장의 개인 집무실인 승지원 압수수색을 시작으로 핵심 임원들의 자택과 전략기획실, 전산센터 등 모두 18곳에 대한 압수수색을 벌였다.


이와 관련해 삼성 관계자는 "삼성화재의 비자금 조성 의혹과 관련해 과천 삼성SDS e데이터 센터는 6일째 압수수색이 이뤄지고 있다"며 "특검의 압수수색 '광풍'으로 사실상 업무가 마비된 상태"라고 하소연하고 있다.


특검, "두고 보자" 벼뤄


반면 특검팀 관계자는 "소환을 통보한 삼성 임원들이 바빠서 못 온다고 하는데 이게 말이 되냐"며 "삼성측이 '특검이 업무를 방해한다'고 불만을 토로하는데 죄를 지은 것이 없다면 떳떳하게 나와 조사받고 가면 될 일"이라고 일침을 반박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황창규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사장에게도 소환을 통보했으나 황 사장이 '스티븐 잡스 애플 최고경영자(CEO)와 계약과 관련된 미팅이 잡혀있어 소환되는 장면이 노출되면 계약에 안 좋은 영향을 끼친다'는 이유로 출석을 거부하고 있다"며 "계약은 계약 내용과 사업 전망을 보고 결정되는 것이지 사람 때문에 하나"라고 역설했다.


또 출국금지 대상자들의 출금 해제 요청과 관련해 "삼성이 특검조사 받는 것은 세계가 다 아는 일인데 자기 얼굴 나가는 게 뭐가 대수라고 이미지 운운하는 지 모르겠다"며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이 관계자는 아울러 "삼성화재 압수수색이 진행되고 있는데 옆방에서 한 직원이 증거를 훼손한 사실을 발견했다"며 "죄를 짓고 장부를 숨기고 꾸미기 때문에 특검에 조사받으러 나올 시간이 없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특검팀은 지난 29일 삼성 임원 6명에게 출석을 요청했으나 5명이 복통 및 업무 등을 이유로 소환에 불응한데 이어 이날에도 임원 4명에게 소환을 통보했으나 이 가운데 3명으로 부터 출석 불가 통보를 받았다.


이에 따라 특검팀은 이날 손호인 삼성전자 상무와 전날 소환에 불응했던 이무열 삼성전기 상무를 상대로 차명계좌 개설 여부 및 비자금 관리 여부를 조사 중이다.


한편 또 다른 특검 관계자는 "특검 사무실 빌딩 구조상 참고인들의 신분 노출이 불가피해 소환자들의 얼굴 및 실명 공개에 대한 삼성 측의 불만에 대해서는 일부 이해는 한다"면서도 "그러나 차명계좌를 보유한 참고인의 경우 단순 참고인이라고만 할 수는 없고 '잠재적 피의자'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다만 향후 진행될 특검 수사에서는 이 참고인의 프라이버시를 보호하기 위해 다양한 방안이 마련돼야 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급기야 삼성차 소송까지 패소


삼성은 지난 31일 삼성차 채권단이 제기한 5조원대의 삼성자동차 채권 환수 소송에서 패소했다.


이로 인해 삼성그룹 계열사들은 1조6338억원의 원금과 지연이자까지 모두 2조3000여억원을 채권단에 지급하게 됐다.


또 이건희 회장은 삼성 계열사들의 의무이행으로도 2조4500억원이 채워지지 않을 경우 추가로 주식을 인도해야 한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21부(부장판사 김재복)는 지난 31일 서울보증보험 등 삼성자동차 채권단인 14개 금융기관이 "삼성측이 삼성차의 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 부채를 갚겠다고 한 합의를 지키지 않았다" 며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과 삼성전자 등 삼성그룹 28개 계열사를 상대로 낸 5조원대의 약정금 청구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이건희 회장을 제외한 나머지 피고 회사들은 삼성생명 주식을 처분해 1조6338억여원을 한도로 처분 대금을 지급하돼 원고들과 합의하에 현금에 대응하는 유가증권으로 지급할 수 있다"고 판시했다.


또 "이건희 회장은 주식처분대금이 2조4500억원에 미치지 못할 경우 부족액 만큼 삼성생명 주식 50만주 한도로 주식 주권을 인도하라"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이 회장을 제외한 피고 회사들은 주식처분 및 처분대금 의무이행이 완료될 때까지 연 6%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고 주문했다.


삼성측은 금융사들의 우월적 지위에서 합의가 체결된 점, 정부의 부당한 개입이 있었던 점 등의 이유로 합의서가 부적합하다고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오히려 삼성측이 이 합의를 통해 삼성자동차 문제를 원만히 해결할 수 있었고 그로 인해 기업 신용 및 이미지를 유지할 수 있었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어 재판부는 삼성측에서는 삼성차 문제로 인해 약 4조원대의 손실이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이 합의를 통해 민.형사상 분쟁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었고 삼성측 이사들 또한 이러한 이해득실을 따져 경영적 판단에 의해 합의에 도달했다고 보인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2000년 12월31일이 지났다고해서 삼성측이 합의서에 명시된 방법이 아닌 '현금'으로 금전을 지급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주식처분 및 처분대금 지급 의무는 삼성 '본연의 의무'라고 강조했다.


이어 재판부는 합의서에 명시된 날짜가 지난 후 금전 지급 의무가 소멸된다는 규정이 없을 뿐만 아니라 합의서에 의무 면제 조항이 있다면 합의서 체계상으로 맞지 않다고 설명했다.


위약금에 대해서도 위약금 약정이 없을 경우 삼성측은 해당 날짜가 지난 후 금전지급 및 주식처분, 위약금 의무까지 모두 사라지게 돼 해당 날짜까지 버티기만 하면 삼성측에 유리한 합의가 된다며 위약금 부분도 유효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그러나 "원고 서울보증보험이 이 회장으로부터 증여받은 삼성생명주식 116만여주를 주당 70만원에 서울보증유동화전문 유한회사에 매각했고 이 회사가 유동화자산 관리.처분을 삼성캐피탈에 위임했다"며 "해당 주식의 처분의무는 삼성캐피탈에게 위임됐으므로 이 부분에 대해서는 피고 회사들에게 처분대금 지급의무가 있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따라서 삼성측은 유동화대상주식 116만주를 제외한 나머지 234만여주에 대한 처분과 처분대금 1조6338억여원의 지급의무가 있다"며 채무불이행 범위를 좁히고 재판부는 약정됐던 이자비율 19%에 대해 "지나치게 과해 부당하다"며 재량으로 상법에 따라 연 6%비율로 낮췄다.


채권단, 약정이율 축소 '불만'


서울보증보험을 비롯한 삼성차 채권단은 합의서 내용이 유효하고 금액이 미달할 경우 이건희 회장이 추가 증여토록 하며, 그래도 미달할 경우 계열사가 지원토록 하는 등 합의 내용을 모두 인정한 판결에 대해 만족감을 나타냈다.


그러나 채권단은 연체이율 19%를 인정하지 않은데 대해 불만을 표했다. 19% 이자율을 그대로 적용할 경우 삼성 계열사는 총 2조1700억원 가량의 이자를 부담해야 하지만 6%가 적용될 경우 1조4800억원 가량 이자부담을 덜게 된다. 이에 따라 삼성차 채권단은 다음주중 채권단 회의를 열고 이번 판결에 대해 논의할 계획이다.


채권단의 한 관계자는 "자세한 판결문이 나와야 하겠지만 이자에 대한 판결은 만족스럽지 못하다"며 "연 6% 이자는 별도로 약정하지 않아도 상법상 받을 수 있는 이율"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채권단의 관계자는 "법원에서는 19% 이자에 대해 위약액으로 보지 않고 손해배상액 개념을 적용해 이자를 깎아주도록 한 것"이라며 "법적으로 위약액은 깎을 수 없도록 돼 있지만 손해배상액은 깎아줄 수 있도록 돼 있다"고 설명했다.


채권단은 이자 부분에 대해 다툴 소지가 있다면 항소하겠다는 입장이다. 채권단이 항소할 경우 판결문 접수일로부터 14일 이내에 해야 한다. 따라서 설 연휴를 고려할 때 판결문이 2월 중순쯤 도착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렇게 될 경우 항소시한도 2월말로 늦춰질 가능성이 크다.


삼성, 즉각 항소할 듯


삼성그룹측은 공식적인 멘트를 자제하고 있지만 사실상 패소했기 때문에 당연히 항소를 준비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판결로 삼성측이 부담해야 하는 금액은 원금 1조6380만원과 이자 6900억원이다. 이 이자는 삼성차 채권단이 받은 주식 350만주 가운데 유동화한 116만주를 제외한 234만주에 대한 이자다. 234만주를 주당 70만원으로 계산할 경우 1조6380억원이고, 이에 대해 연 6% 이율을 적용했을 경우 이자는 6900억원에 이른다. 합의서상 이자 6900억원에 대해서는 삼성계열사가 즉시 갚아야 한다.


삼성은 주가가 주당 70만원이 안돼 처분 대금이 이 금액에 미치지 못할 경우 이건희 회장이 삼성생명 주식을 최대 50만주까지 추가 증여해야 한다. 그래도 이 금액에 미치지 못할 경우 삼성계열사 등이 나머지를 책임져야 한다.


현재 삼성생명의 주가는 장외에서 74만~75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삼성특검 전에는 90만원대를 유지했으나 삼성특검과 증시침체 등으로 가격이 하락했다. 삼성측의 한 관계자는 "이번 판결은 1심에 불과하다"며 "대법원까지 간다고 가정했을 경우 그 이전에 삼성생명이 상장하지 않겠느냐"고 전했다.


보험업계에서도 삼성생명이 내년 하반기쯤 상장한다고 가정했을 경우 주당 70만원은 쉽게 넘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관계자는 "삼성차와 관련한 소송은 삼성생명이 상장하면 자연스럽게 해결될 것으로 본다"며 "채권단에서 연체이자 얘기를 하는데 법원에서도 당시 상황을 고려해 연 6%로 판결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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