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행·갑질…도덕성 밑바닥 드러낸 오너들
여용준
saintdracula@naver.com | 2016-05-25 14:17:52
손길승 SKT 회장, 성추행 입건
현대家 정일선 ‘갑질 매뉴얼’
부산 건설사 회장 ‘골프장 성추행’
[토요경제신문=여용준 기자] 정일선 현대BNG스틸 사장의 수행기사 갑질에 대한 국민적 분노가 채 가시기도 전에 대기업 오너의 성추행 사건이 알려지며 기업 오너에 대한 반감이 더욱 커지고 있다.
서울지방경찰청은 카페 여종업원을 강제추행 혐의로 손길승(75·사진) SK텔레콤 명예회장을 불구속 입건해 수사하고 있다고 25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손 명예회장은 이달 3일 저녁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여종업원 A씨의 다리를 만지고 자신의 어깨를 주무르게 하는 등 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A씨는 이를 거부하고 카페 밖으로 나갔지만 카페 사장 B(71·여)씨에게 이끌려 다시 안으로 들어갔다. 손 회장은 다시 A씨를 껴안고 신체를 만진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이러한 혐의로 이달 16일 손 명예회장과 B씨를 경찰에 고소했다.
경찰은 압수수색으로 해당 카페의 CCTV 영상을 확보해 분석했고 이를 토대로 24일 오후 7시께 손 회장을 소환해 3시간가량 조사했다.
손 회장은 “해당 술집은 오랫동안 알고 있던 사람이 새로 개업한 곳이라 인사차 들러 10여분간 머물러 있었다”며 “당시 상황이 구체적으로 기억나지는 않지만 이런 일이 일어난 점에 대해 매우 송구한 마음”이라고 설명했다.
손 명예회장은 SK구조조정추진본부장, SK그룹 회장을 지낸 SK그룹의 대표적인 전문 경영인이자 원로로 전경련 명예회장을 역임했다.
이같은 기업 오너들의 ‘갑질’을 포함한 횡포는 한 달에 한 번 꼴로 보도되고 있다.
지난달 8일에는 현대 오너가 3세인 정일선(사진) 현대BNG스틸 사장의 A4지 100장에 이르는 갑질 매뉴얼이 공개돼 국민적 분노를 샀다.
매뉴얼에는 모닝콜부터 대기사항, 세탁물 배달, 청소 등 다양한 내용이 세세하게 적혀있다.
매뉴얼을 지키지 않을 경우 경위서를 쓰고 벌점을 매기는 등 과한 처벌과 욕설·폭언 등이 이어졌으며 이전에는 폭행까지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같은 달 19일에는 부산의 한 중견 건설사 회장이 골프장 여직원을 성추행해 ‘골프장 6개월 입장정지’라는 징계를 받았다.
부산지방경찰청은 다음날인 20일 해당 건설사 회장에 대한 내사에 착수했다.
경찰 관계자는 “성범죄에 대한 친고죄가 폐지됐기 때문에 인지 사건으로 수사를 진행할 수 있다”며 “범죄사실에 관한 피해자의 구체적인 진술 등 증거가 있으면 정식 수사로 전환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2일 미스터피자로 유명한 MPK그룹의 정우현 회장이 경비원을 폭행한 일도 있었다. 당시에도 주가가 4% 이상 떨어졌다.
정 회장은 사건 직후 미스터피자 홈페이지를 통해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저의 불찰입니다. 피해를 입은 분께 진심으로 사과 말씀 드립니다”며 사과 입장을 밝혔다.
당시 더불어민주당은 “대기업 오너 일가의 ‘슈퍼 갑질’, 사회적 규제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논평을 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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