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순위 청약 마케팅으로 승부걸겠다"
건설사-청약접수 후 견본주택 오픈 “분양시장 이상하네”
최정우
olasan@paran.com | 2008-01-21 10:07:12
전국적으로 청약자가 단 한 명도 없는 ‘청약률 0% 단지’가 속출하는 등 청약통장을 극도로 아끼는 현상이 두드러지면서 건설사들이 무순위(4순위) 청약에 마케팅을 집중하고 있다.
실제로 1순위 청약에서 총 3천316가구 중 2천100여가구가 미달됐던 고양시 덕이지구 하이파크시티 신동아 파밀리에도 최근 무순위(4순위) 접수에서 2천500여명이 접수해 모집 가구수를 넘어섰다.
비슷한 시기 인근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분양에 나섰던 고양시 식사지구 벽산블루밍, 파주신도시 남양휴튼, 김포시 걸포동 오스타 파라곤 모두 순위내 보다는 4순위 청약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이는 무순위 접수자들의 경우 지역거주, 청약통장보유 여부 등 제한이 없는데다 재당첨금지 등 규제없이 로얄층을 선점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이다.
이른바 ‘4순위’에 청약자들이 대거 몰리는 이유이기도 하다.
귀족대접받는 4순위자
건설사, 정식청약접수 후 견본주택 오픈하는 사업장 속출
분양시장에서 4순위자가 귀족대접을 받는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건설업체들도 순위 밖의 무순위 접수자를 잡기 위해 승부수를 걸고 있다.
견본주택의 개장일인 그랜드 오픈(grand open)시점을 아예 1~3순위 청약일 이후 실시하고 있는 것.
청약률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1~3순위 접수를 무시(?)하고 아예 무순위 청약에 홍보를 집중, ‘4순위 모시기’전략을 구사하고 있단 것이다.
건설사들의 ‘4순위 모시기’ 전략은 매우 이례적일이다.
이는 모델하우스의 그랜드 오픈 시점은 대개 분양사업장의 입주자모집공고가 발표되는 날이나 주말이 시작되는 금요일로 정하는 것이 관례였기 때문이다.
순위내 청약접수에 앞서, 견본주택 집객효과를 높여야 정식 청약일에 확실한 수요층을 확보할 수 있단 판단에서다.
그러나 분양시장 양극화로 미분양사태가 수도권까지 확산되면서 대부분의 분양업체들이 초기 계약률을 높이기 위해 무순위 접수에 열중하고 있다.
18일 견본주택을 본격 개장할 파주시 연풍리 동광건설(모닝스카이) 담당자는 “이미 이달 초 7~9일 순위내 청약접수일이 지났다. 어차피 택지지구가 아니었던데다 인근 파주신도시도 4순위 청약접수에서 선전했기 때문에 정식 청약일에 기운을 빼기보다 무순위 계약자에 관심을 쏟기로 했다”고 말했다.
평택 용이동 반도건설도 청약접수가 코앞에 다가왔지만, 모델하우스 완공조차 안 된 상태이다. 날이 풀리는 봄 분양시장을 노려 오는 3월께나 본격 개장할 예정이다.
분양시장의 이같은 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랜드마크 사업장이 아닌 곳이나 지방 분양시장의 경우 지역수요를 상대로 견본주택을 가오픈하긴 하겠지만 본격적인 마케팅 시점은 정식청약일 이후로 미뤄 실수요자를 유치하기 위한 차별화 전략을 극대화시킬 것이기 때문이다.
순위내 정식청약자 역차별 논란
하지만 일각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선분양시장에서 청약자의 편의를 너무 무시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미분양 사태와 청약률 0%아파트가 속출하다보니 건설사에서도 울며겨자먹기식으로 이같은 마케팅을 추진하는 것이겠지만 청약통장을 가지고 청약에 임하는 실수요자에게는 청약 전, 알 권리를 박탈당하고 있다는 것이다.
부동산정보제공업체 부동산써브 함영진 실장은 “인기 분양사업장의 경우에는 당첨자나 계약자에 한해서만 견본주택을 보여주는 ‘깜깜이’ 청약방식을 선보이더니 이제는 옐로우 칩 단지들조차 정식청약일이 지나야 견본주택을 보여주고 있다”면서 “청약자들의 볼멘소리가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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