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주택자 겨냥 ‘보유세 인상’카드 약발 먹힐까
정부, 양도세 중과에 주택임대소득 과세 등 세제개편 압박
송현섭
21cshs00@sateconomy.co.kr | 2017-12-28 16:23:46
[토요경제=송현섭 기자] 정부가 내년도 경제정책 방향을 발표하면서 다주택자를 직접 겨냥한 세제개편 검토방침을 거론하는 등 압박수위를 높여 관심을 모으고 있다.
28일 정부와 업계에 따르면 내년 8월 윤곽이 드러나 9월 정기국회에서 입법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는 세제 개편방향은 부동산경기 과열을 막기 위해 다주택자에 초점이 맞춰졌다.
실제로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지난 27일 열린 국민경제자문회의·확대경제장관회의에선 부동산 보유세 인상카드가 공식화되고 주택임대소득에 대한 과세방침·공시지가의 현실화도 거론됐다.
기획재정부 이찬우 차관보는 “공평 과세와 조세 형평성 차원에서 다주택자 등에 대한 보유세 개편방안을 검토하는 것”이며 “내년 중장기 조세정책방향에 반영해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국토교통부 김현미 장관이 앞서 “내년 조세재정개혁특위에서 다주택자의 임대보증금 과세나 보유세 등 과세체제 등 종합 개편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힌 바에서도 확인되는 대목이다.
그러나 건강보험료를 최대 80% 줄여주고 양도세 감면범위 역시 확대 적용하겠다는 임대업 등록 인센티브가 효과를 내지 못하는 가운데, 일련의 세제개편 압력이 과연 실효성을 거둘 수 있을지 의심이 들고 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작녀말 현재 2채이상 다주택자는 모두 198만명인데 전체 주택보유자의 14.9%에 달하며, 2013년부터 작년까지 연평균 5% 정도씩 증가했다.
이들 다주택자 보유주택은 전체의 31.5%인 457만호 정도로 추산되는데 정부의 주거복지 로드맵조차 신규공급보다 이들의 임대업 등록·주택 매입을 정책 성공의 전제로 깔고 있기도 하다.
더욱이 임대업 등록 인센티브가 기대에 못 미치고 그나마 혜택이 8년 임대로 집중돼 다주택자의 선택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조세저항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 업계 전문가들의 전언이다.
특히 노무현 정권 시절이던 2004년 그간 유명무실했던 종합부동산세제를 개편, 보유세를 인상하려던 정부가 조세저항에 부딪혀 세대별 합산조항이 위헌판결을 받고 실패한 전례까지 있다.
업계는 당초 공시지가 6억원초과 고급주택기준이 완화돼 세제혜택을 받을 것이란 기대를 역행한 인센티브 발표이후 강남권 위주로 임대업 등록문의나 매물이 사라진 점을 주목하고 있다.
한 세무 전문가는 “부동산시장에 개입해 가격 안정과 주거복지로 패러다임을 전환하려는 정부 입장에서 보면 보유세를 강화하고 싶은 유혹이 들 수밖에 없을 것”이라면서도 “전체 집주인의 대략 20%정도가 다주택자란 점을 아예 무시하고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앞서 종부세 논란이 위헌판결로 끝났고 임대소득이 주택 수급상황, 금리수준과 연계된다는 당연한 시장메커니즘을 정치적 이념과 법 만능주의로 해결하려는 느낌”이라며 “자칫하면 조세저항만 야기하고 주거약자인 임차인들에게 피해가 전가될 수도 있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그는 과거 노무현 정권에서 2년이상 일한 계약직을 직접 고용하라고 강제했던 법이 2년이내 해고하라는 시그널로 작용했던 사례를 들어 세제개편에 대한 우려를 전하기도 했다.
다만 은행 PB 관계자들은 양도세 중과, 임대업 등록 유인책에도 꿈쩍하지 않고 있으나 보유세 인상 등이 구체화되면서 강남권 중심으로 다주택자들이 정책에 부응할 것으로도 보고 있다.
모 금융사 PB 담당자는 “정부는 매각·임대업 등록을 요구하지만 다주택자는 당장 버티기로 나가거나 상속 내지 증여로 가는 모양새”라며 “주택가격 하락세가 나타나고 보유세 인상효과가 나타나면 매각을 결정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또 다른 PB 관계자는 “정부의 정책의지가 확고하기 때문에 다주택자가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며 “전방위 세제압력에도 불구하고 버티기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며 아마도 내년 주택시황에 따라 가격과 중요도 순위에 따라 주택의 매각여부가 순차적으로 결정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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