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무 LG그룹 회장, 혁신·브랜드경영 강화

취임 20주년 맞아 그룹 최고경영진에 '1등 LG' 성장비전 제시

송현섭

21cshs@naver.com | 2015-02-01 15:24:51

[토요경제=송현섭 기자] 구본무 LG그룹 회장이 올해 취임 20주년을 맞아 그룹 최고경영진에게 LG브랜드가 혁신의 상징이자 진정한 '1등 LG'로 성장하면서 영속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자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구 회장은 또 미래를 철저히 준비해 사업기회를 잡는다면 거센 파도에도 흔들리지 않는다며 녹록치 않은 경영환경에 따른 위기 극복과 함께 과감한 연구개발(R&D) 투자의사를 피력했다. 이를 위해 LG그룹은 미래 성장동력으로 태양광 모듈과 대형 에너지 저장장치(ESS151)·스마트카 전장부품 및 솔루션 등에 주력하는 동시에, 2020년까지 4조원을 투입해 마곡산업단지에 국내 최대 융복합 연구단지인 'LG사이언스 파크'를 조성하고 있다. - <편집자 주>

구본문 LG그룹 회장이 최근 취임 20주년을 맞아 혁신 및 브랜드 경영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밝히면서 그룹의 비전 실천상황을 점검했다.


▲ 을미년 새해를 맞아 지난 1월15일 진행된 LG 글로벌 CEO 전략회의에 참석한 구본무 LG그룹 회장이 현황 브리핑을 듣고 있다.

이와 관련 구 회장은 지난달 15일 취임 20주년 기념 만찬에 참석한 LG그룹 최고경영진에게 "LG브랜드가 혁신의 상징이자 진정한 '1등 LG'로 성장해 영속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자"고 당부했다. 특히 구 회장은 지난 1995년 2월 회장에 취임하면서 '초우량 LG'를 그룹의 미래비전으로 제시하고 수많은 위기를 극복해가며, 30조원대 매출을 작년말 150조원이 넘게 신장시켰다. 지난 1997년에는 미래사업에 60조원 투자계획을 발표, 디스플레이와 차세대 전지사업 등을 미래 신성장 동력으로 확정했다.


이 같은 과감한 투자를 통해 LG디스플레이는 대형 LCD(액정표시장치)업계 1위에 등극했으며,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주목되는 OLED(유기발광다이오드)패널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또한 LG화학은 중대형 2차 전지분야에서 글로벌 1위를 차지하며 높은 평가받고 있는데 무엇보다 구 회장의 남다른 사업감각과 투자결정이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낸 것으로 평가된다.


◇ 미래 수익원 찾아 과감한 투자실행


심지어 사업 초기단계에서 수천억원에 달하는 적자가 발생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미래를 위한 투자란 점을 강조하며 임직원들을 독려했던 구 회장의 리더십이 돋보이는 대목이다. 최근에는 전기차용 배터리사업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면서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어 LG그룹의 성장을 위한 도약의 버팀목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반면 LG그룹은 18조원의 거액을 투자하려던 반도체사업이 외환위기 속에서 김대중 정부가 주도하는 빅딜을 통해 지난 1999년 구 현대전자(현 SK하이닉스)로 인수되는 아픔을 겪은 바 있다. 이와 함께 1996년 이동통신시장에 진출해 설립한 LG유플러스가 당초 기대와 달리 아직도 업계 3위에 머물러 있고, 비슷한 시기에 야심 차게 추진한 에너지·발전사업이 계열 분리를 통해 LG그룹에서 정리된 것이 아쉬운 부분으로 지적된다.


그럼에도 불구, LG그룹은 기존 재벌 시스템에서 지주사 체제 전환을 유도해온 정부의 산업 및 대기업 정책에 따라 대기업 최초로 성공적인 지주사 체제를 안착시킨 모범사례로 꼽히고 있다.


◇ 대기업 최초 지주사체제 전환 성공


2003년 국내 대기업 최초로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한 LG그룹은 재벌체제의 고질적 문제인 순환출자를 해소, 각 계열사가 본연의 사업에만 전념토록 하기 위한 체제를 구축했다. 현재 구 회장을 빼고 부사장급 전문경영인을 포함한 37명의 그룹 최고경영진 중 오너 일가는 구본준 LG전자 부회장이 유일하다는 점이 이를 반증하는 것이다.


▲ 작년 10월 서울 마곡산업단지에서 열린 'LG 사이언스파크 기공식'에서 구본무 LG그룹 회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특히 구 회장 취임당시 구자홍 LG전자 사장(현 LS미래원 회장)과 구자성 LG건설 사장(별세), 허창수 LG전선 회장(현 GS그룹 회장), 허동수 호남정유 사장(현 GS칼텍스 회장) 등 총수일가 경영자들이 많았던 것과는 사뭇 달라진 점이다.


구 회장은 재계에서 정도경영을 실천하며 LG그룹을 혁신으로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데 특히 전문 경영인체제 구축에 상당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와 관련 구 회장은 "야구단은 감독이 가장 잘 알고 있다. 윗사람이 직책에서 얻은 약간의 지식으로 간섭하면 문제가 생긴다"며 "회사경영도 마찬가지로 현장에 있는 사람들이 신바람이 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소신을 강조한다.


◇ 계열분리 불구 20년간 매출 5배 늘어


이 같은 구 회장의 경영철학에 따라 LG그룹은 지난 20년간 매출이 1994년말 30조원대에서 지난해 150조원을 넘는 규모로 성장했다. 이는 1999년 LIG그룹을 필두로 2003년 LS그룹, 2005년 GS그룹, 2007년 LF그룹 등으로 계열 분리되는 와중에 거둔 성과로 주목되고 있다.


그동안 글로벌 매출은 20년전 10조원에서 100조원으로 무려 10배나 확대돼 명실상부한 글로벌 기업으로 위치를 공고하게 다지고 있으며, 해외법인은 90개에서 290여개까지 늘어났다. LG그룹의 놀라운 성과는 지주사체제 전환과 함께 고객을 위한 가치창조와 정도경영을 기반으로 '1등 LG'를 달성하기 위한 'LG 웨이(Way)'가 큰 힘이 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지주사체제는 LG그룹이 계열 분리를 완료하고 자회사들이 본연의 사업에만 전념하게 만들게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 구본무 LG그룹 회장이 지난해 1월 킨텍스에서 전국 LG전자 베스트샵 등 900여개 판매점 대표 초청 한국영업본부 정책발표회를 찾아 현장경영에 나서고 있다.

이를 반증하듯 구 회장의 과감한 결단에 따라 LG디스플레이는 TFT-LCD패널 시장점유율 21.6%, 초고화질(UHD) TV패널 28.1% 등 글로벌 1위를 유지하고 있다. 또한 대형 TV용 유기발광다이오드176(OLED) 패널을 세계 최초로 양산한데 이어 평면 올레드와 곡면 올레드·UHD 해상도를 갖춘 울트라 올레드 TV를 출시하기도 했다.


LCD사업의 경우 구 회장의 취임 직후인 1995년부터 본격화됐으며 TFT-LCD용 평관판 및 전기차 배터리 등 중대형 2차 전지를 비롯, IT기기와 자동차에 사용되는 고부가가치 합성수지 ABS 역시 명실상부한 글로벌 1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 신사업 발굴 위한 R&D 강화의지 피력


특히 구 회장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철저한 미래 준비를 통해 사업기회를 잡는다면 거대한 파도가 덮쳐도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LG그룹의 미래 신사업 발굴을 위한 투자를 주조하지 않겠다는 연구개발(R&D)에 대한 강한 의지의 표현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2차 전지사업의 경우 구 회장이 부회장으로 재직하던 1992년 직접 제안했고 20년 넘는 인고의 세월을 견디며 노력을 경주한 끝에 결실을 맺고 있다. 아울러 3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됐던 LTE48 전국망 구축사업을 불과 9개월만에 완료한 것 역시 구 회장의 과감한 결단이 뒷받침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또한 LG그룹은 최근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태양광 모듈사업을 비롯해 대규모 에너지 저장장치(ESS151), 스마트카 전장부품·솔루션 등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총 4조원을 들여 2020년까지 마곡산업단지에 국내 최대의 융복합 연구단지 'LG사이언스 파크'를 조성하고 있는 것이 이를 대변하고 있기도 하다.


◇ 3세 경영자로 '수성의 리더십' 역할모델


구본무 LG그룹 회장은 1945년 경남 진주에서 구자경 명예회장의 장남이자 창업주인 故 구인회 회장의 장손으로 태어났다. 1964년 연세대에 입학한 뒤 1972년 미국 애슐랜드 대학교를 거쳐 클리블랜드 주립대학교 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를 받으면서 학업을 마쳤고 1979년 LG화학 심사과 부장으로 그룹에 입사해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1979년 LG화학 유지총괄본부 본부장으로 승진했고 1980년 LG전자 기획심사본부 본부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1981년에는 LG전자 이사로 승진한 뒤 1984년 LG전자 일본 동경주재 상무를 거쳐 다음해 LG그룹 회장실 전무, 1986년 회장실 부사장으로 그룹 경영에 참여했다.


1989년 LG그룹 부회장에 선임되면서 전국경제인연합회 부회장에 선임됐고 1995년 LG그룹 회장에 올라 경영권을 승계해 2003년 지주사체제 전환이후 LG 대표이사 회장을 맡고 있다. LG화학과 LG전자 등 주력 계열사 임원을 두루 거치며 경영수업을 받은 구 회장은 故 구인회 창업주와 구자경 명예회장의 기업가 정신을 이어받아 수성을 이룬 탁월한 경영자로 명성이 높다.


LG그룹은 재계에서 일반적인 장자 상속의 원칙이 지켜지고 있는데, 최근 구 회장의 아들인 구광모 LG 상무가 뒤를 이어 4세대 경영체제 구축을 위한 수업을 받고 있다.


◇ 권위주의 거부하는 혁신형 리더


범 LG가의 뿌리깊은 전통과 기업가 정신을 이어받은 구 회장은 권위주의를 거부하고 단호하고 과감한 판단과 강력한 추진력을 갖춘 리더로 평가받고 있다. 재계에서는 시장 판도를 바꿀 정도로 예리한 사업감각과 소탈한 모습으로 어필하는 매력과 함께 계열사 경영상황에 대해 수시로 체크하면서 구체적인 지시를 하달하는 등 섬세한 부분이 많다고 한다.


▲ 지난 2011년 신년 인사회에서 구본무 LG그룹 회장이 "갈수록 빠르게 변화하는 경영환경과 더욱 치열해지는 경쟁 속에서 시장을 선도하는 것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반드시 가야할 길"이라고 역설하고 있다.

물론 지난 2003년 지주사 출범이후 계열사 임직원들에게 사업 포트폴리오를 선정하는 부분과 리더를 선임하는 등 굵직한 일만 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지만, 계열사 상황을 수시로 점검하고 꼼꼼하게 지시하는 경영자라는 평가도 많다. 구 회장은 회사 관리자들과도 스스럼없이 골프를 즐기는 등 유유자적하는 모습을 보여주지만, 자신에게 맡겨진 업무를 태만히 하거나 대충대충 넘어가자는 식의 태도는 용납하지 못하는 리더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구 회장의 남다른 야구 사랑이 눈길을 끄는데 LG트윈스를 운영했던 구단주였고, 동생 구본준 LG전자 부회장이 구단 경영을 넘겼으나 잠실 경기장 등에 자주 모습을 드러낸다. 또한 구본준 부회장이 경영을 맡은 LG전자가 새로 출시하는 휴대전화는 사실상 구 회장의 직접적인 지휘가 뒤따른다는 것이 공공연한 사실이다.


미국 구글과의 협업을 통해 탄생한 'G폰 시리즈'의 괄목할 만한 실적은 구 회장의 각별한 관심 속에서 출시돼 글로벌 소비자들의 호응을 받고 있는 대표적인 제품이다. 구 회장은 또 LG그룹의 인재상으로 학창시절 자신의 비전을 세우고, 창의와 승부근성으로 세계 최고에 도전하는 젊은이를 내세우고 있다.


기업의 본질인 경쟁력에 대해선 "아무리 경쟁이 치열하더라도 훌륭한 연구개발(R&D) 성과를 바탕으로 하는 기업은 결코 무너지지 않는다"는 소신을 갖고 과감한 투자결정을 내리기도 한다. 구 회장은 '1등 LG'는 구호만으로 되는 것이 아니라 실천을 통해 이뤄진다고 강조하며 깨끗하고 건전한 기업이 오래 존경받는 위대한 기업이 된다는 평소 소신을 갖고 있다.


□ 구본무 LG그룹 회장은
▲1945년 경남 진주 출생 ▲연세대학교 ▲미국 애슐랜드대학교 학사 ▲클리블랜드 주립대학교 대학원 경영학 석사 ▲LG화학 심사과 과장·수출관리부 부장·유지총괄본부 본부장 ▲LG전자 기획심사본부 본부장·이사 ▲LG전자 일본 동경주재 이사·상무 ▲LG그룹 회장실 전무·부사장·부회장 ▲전국경제인연합회 부회장·환경위원회 위원장 ▲프로야구단 LG트윈스 구단주 ▲LG공익재단 이사장 ▲LG화학 대표이사 회장 ▲LG전자 대표이사 회장 ▲현 LG그룹 회장.



[ⓒ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